새로운 문화운동을 상상하다

[새책] 이동연, 『대안문화의 형성―한국 문화운동의 최전선』(문화과학사, 2010.6)



『대안문화의 형성』은 문화의 독점 논리를 간파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문화를 상상하는 새로운 문화운동론을 제안하고 있다. 새로운 세기에 대안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우선, 역사적 계보를 그리고, 다음, 이론적 지형을 재구성하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술운동, 생태주의, 세대문화, 문화권과 같은 토픽을 통해 그 실천적 구체성을 발견하려는 이 책의 내용들은 21세기의 새로운 문화운동론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책의 각 부분은 신자유주의 문화현실에 맞설 수 있는 문화운동론의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한 것들이다. 1부에서는 문화운동의 역사적 궤적을 ‘문화사회론’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고자 했고, 2부에서는 대안문화의 한 흐름으로 문화사회와 생태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들을 짚어보고자 했다. 3부에서는 세대문화가 야기한 다양한 사건들을 분석하면서 참여정치의 문화적 힘에 주목하고자 했고, 4부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감수성의 정치와 개인들의 자발적인 문화연합들이 대안문화의 형성에서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그 실천의 예들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운동의 관점들은 이론과 현장 사이를 가로질러갔던 지난 10여 년 간의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다. 1999년 새로운 시민운동과 사회운동의 연대를 내걸고 출범한 <문화연대>에서 상근활동으로 시작해 줄곧 문화정책센터와 대안문화행동과 관련된 일들을 맡아 오면서 많은 현장경험들을 했고, 『문화/과학』 편집위원회에서 논의했던 문화사회, 생태문화 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문화운동을 위한 이론 구성에 매진했는데, <문화연대>에서의 현장경험과 『문화/과학』에서의 이론적 실천이 이 책을 쓰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신자유주의가 전면화하면서 문화가 갈수록 독점화되고,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이 생산적인 대안문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더 가중시키기는 하지만, 어려운 시절에도 불구하고 지난 3-4년 동안 한국사회에서 발견되었던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의 열정과 민주주의의 열망들은 더 나은 문화사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대안문화의 형성은 그런 점에서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된 『문화부족의 사회―히피에서 폐인까지』, 2010년 6월에 출간된 『문화자본의 시대―한국 문화자본의 형성원리』와 함께 한국의 문화현실을 ‘문화주체’, ‘문화자본’, ‘문화운동’의 토픽으로 심층적으로 조명한 한예종 이동연 교수의 ‘한국 문화연구’ 분석의 3부작이다.


<목차>

<Ⅰ부 문화운동의 유산과 미래>

1. ‘역사적 문화운동’에서 배우기: 문화사회로의 이행을 위한 인식적 지도그리기
문제설정―개인들의 자유로운 연합과 사회적 공공성 |‘역사적 문화운동’의 특이성― 문화대혁명과 68혁명 | 1987년 민주화 체제와 문화운동의 전화 | 역사적 문화운동의 토픽들: 1970-1999 | ‘생태적 문화사회’를 준비하며

2. 예술운동의 죽음과 생성
예술운동 죽음의 징후―몇 가지 사건들 | 문화권력의 장과 예술운동의 딜레마 | 예술운동의 ‘사회미학적’ 생성 | 예술운동의 새로운 지도그리기

3. 문화권의 사회적 실천과 문화운동의 미래
문화운동의 공백과 문화적 권리 | 문화권 정의를 위한 국제 담론과 국지적 특수성 | 문화권의 문화정세 | 문화적 권리 투쟁을 위한 문화운동의 전개과정 | 사회운동의 장으로서 문화운동

4. 문화연대가 꿈꿔온 ‘문화사회’의 궤적들:‘표현의 자유’에서 ‘광장의 정치’까지
‘문화연대’가 닻을 올리다 | 문화연대의 ‘연대기’| 문화연대 문화운동의 쟁점들 | ‘문화연대’의 또 다른 10년을 상상하며

<Ⅱ부 문화운동과 생태주의>

5. 생태주의 대안운동의 가능성과 한계: 공정무역운동에서 생협운동까지
반생태적 “삼색 공포” |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주의 | 생태운동으로서 ‘생협’의 딜레마 | 생태문화코뮌 운동으로의 이행

6. 문화사회로의 전환과 생태문화코뮌 만들기
포스트 FTA 시대 문화운동의 진로 | 생태문화코뮌의 이론 구성 | 생태문화코뮌을 위한 ‘사회적’ 문화운동의 전화 | 생태문화코뮌 메니페스토

7. 치욕스런 새만금 록페스티벌의 교훈들
라이브 어스 VS 새만금 록페스티벌 | 새만금 록페스티벌의 두 개의 정체 | 살살페스티벌만의 언어 | 다시 생태문화코뮌을 위한 문화행동으로

<Ⅲ부 세대문화의 힘>

8. 세대문화의 힘과 참여정치의 전망
세대론 논쟁의 의미 | 주체형성의 계열과 과정들 | ‘2030’세대의 구별짓기와 연대 | 새로운 세대의 참여정치의 가능성

9. 청소년은 저항하는가? ―청소년 주체형성의 다중성 읽기
알레고리로서 ‘촛불소녀’ | 가설을 해체하기 | ‘청소년’의 표상과 장치를 넘어서 | 청소년은 저항하는가?

10. 촛불집회와 스타일의 정치
<1박 2일 콘서트>―스타일의 충돌 | 촛불집회의 두 가지 ‘유산’과 ‘진화’ | ‘촛불’의 주체형성과 스타일의 의미 | ‘촛불’―상상력의 언어와 그 이상의 것

<Ⅳ부 대안문화와 감수성의 정치>

11.‘문화적 다중’의 출현과 대안 문화행동
문화적 다중의 출현:‘촛불주체’에서 ‘붉은 악마’로의 회귀적 시공간 | 다중의 발생원리 | 다중을 넘어선 대안문화행동

12.‘표현의 자유’를 다시 생각한다
신검열 체제의 등장 | 팬옵티콘적 통제술 | 문화자본의 논리 | 정치적 무의식―‘공포’의 귀환

13. 대중음악의 대안은 가능한가?―대중음악 지형을 읽는 세 가지 토픽들
한국대중음악상의 가능성과 딜레마 | 온라인 음악시장의 지배구조 | ‘온라인 음악’로부터의 탈주, 공연현장에서 유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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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 문화사회 , 대안문화 , 문화운동 , 생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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