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협회 “플라자 합의라도 만들어라”

IIF, “G7에 환율공조 협정 촉구”

세계 70개국의 420개 이상의 주요 금융기관이 가입한 국제금융협회(IIF)가 G7에 새로운 환율공조 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IIF는 4일(현지시간), 이번 주말에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서방선진7개국(G7) 등 주요국의 재무상·중앙은행 총재에게 경제·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국제협조체제 확립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IIF는 “보호주의적인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 주요 각국에 시급한 행동을 요구한다”라고 요청하며, “거시경제 정세나 환율 시세의 수준을 둘러싼 대립을 피하기 위해 25년전의 프라자 합의와 같은 협조체제를 쌓아 올릴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FT(파이낸셜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댈러라 IIF 총재는 회견에서 “특히 일본, 미국, 유럽연합(EU)에 중국을 더한 4개국 지역에 의한 협조 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해 G7에 신흥국을 더한 골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합의에는 미국의 중장기적인 재정 긴축과 유럽의 구조적 개혁이 포함돼야 하며 미국과 유럽이 환율에 대한 합의를 자신들을 위해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허용해야하지만 미국도 추가적인 양적완화 따른 비용과 수혜를 미국이 아닌 글로벌 관점에서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IMF·세계은행 연차총회를 앞두고 밝힌 IIF 입장은 최근 미·중·일간 환율전쟁의 시발점이 된 수퍼엔고에서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사실상 역(逆) 플라자합의를 주장한 것이라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플라자합의란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로 일본과 유럽, 미국 간의 무역마찰이 심해져 있던 1985년 9월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영국 재무장관들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유도하며, 이것이 순조롭지 못할 때에는 정부의 협조개입을 통해 목적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말한다.

逆플라자합의란 플라자합의와는 반대로 1995년 4월, 엔화가치 상승으로 엔-달러 환율 80엔이 붕괴되고 엔화가치가 치솟자, 엔저유도를 위한 서방선진7개국(G7) 간 달러가치 부양을 위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말한다.

하지만 IMF 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이런 합의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미국은 현재 저금리를 바탕으로 약한 달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인위적인 달러가치 상승을 할 만큼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일본과의 무역역조가 심한 상황에서 일본 엔화의 가치를 낮추기 위해 미국이 협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미 환율전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누구라도 일본을 위해 희생할 할 만큼 배포 큰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금융기관이 중심이 된 IIF로서는 최근 금융규제와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가 적잖이 못마땅하기만 하다.

IIF는 선진국들의 초저금리 정책 때문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몰려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합의한 ‘바젤Ⅲ’를 불필요하게 활용하지 말 것과 각국간 다양한 금융규제책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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