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도시에서 농성중인 노동자

[포토] 도시를 품은 별천지 산과 농성장에 들어선 에펠탑




밤새 눈이 내렸고
아침은 어제 보다 따뜻했다.
눈 쌓인 도시는 사람을 설레게 했고
곳곳에서 눈 쓰는 소리만 빼면 고요했다.




도시를 품고 있던 산은 별천지가 됐다.
도시의 눈은 녹고 있었지만
밤새 차가운 산바람에 시달리며
나뭇가지 위에 얼다시피 붙은 상고대는
도시의 녹아내리는 눈을 비웃었다.






눈은 눈이었다.
63일째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농성중인 발레오공조코리아 노동자들은
새벽에 바람을 막던 비닐 위에 눈이 한가득 쌓이면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아침이 돼서야 멈춘 눈 옆엔 모형 에펠탑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에펠탑은 29일 저녁에 불이 들어온다.
마치 도시를 품은 산이 별천지가 된 것처럼
농성장을 품은 에펠탑이 농성장을 별천지로 만들어 줄 것만 같다.
별천지가 된 산이나 에펠탑이 서 있는 한국의 도시는 다 낯설다.




농성장 주면 눈을 다 치우고 나니
또 눈발이 비닐 위에 미끌어진다.
그나마 위안인 건
눈이 멈추고 나면
어제보다 따뜻하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일기예보는 또 눈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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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오공조코리아 , 에펠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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