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초록이 사라진 죽음의 강 됐다

[4대강 현장르포] 하늘에서 본 황톳빛 낙동강

황톳빛 피눈물 흘리는 낙동강

2011년 5월 말의 하늘에서 본 낙동강은 자연스러운 물길의 흐름은 완전히 사라지고, 반듯반듯 직선의 인공의 수로가 되어 흘러갑니다.

직선화된 수로를 타고 누른 흙탕물만이 빠르게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마치 낙동강이 황톳빛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피눈물 흘리고 있는 낙동강의 슬픈 모습입니다.


그러나 슬픔은 곧 분노가 되는 것인가요? 4대강 공사 전에 비해 2~3배 빨라진, 성난 낙동강물은 임시물막이 붕괴, 제방의 유실, 지천의 붕괴 등 낙동강 주변 곳곳에 커다란 생채기를 입히며 드세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생명의 강 낙동강에서 그 생명을 빼앗겨버린 2011년의 낙동강은 인공의 강이 되어버렸습니다. 인공의 수로가 되어 거칠 것 없이 마구 흘러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다가오는 장마철엔 우리 인간의 삶 터마저 심각하게 위협하게 생겼습니다.

  상주 상풍교 하류의 모습. 흙탕물이 그대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준설현장이다. 이제 오탁방지막은 구경할 수조차 없다. 마구잡이 불법 준설을 감행하고 있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지천, 그 지천이 낙동강 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연쇄적으로 빨라진 물살 때문에 지천의 양측 제방이 붕괴하고, 설상사상으로 지천의 교량도 위협하고 있는 아주 위험한 형국입니다.

재앙으로 되돌아올 4대강사업

대재앙입니다. 장마철 낙동강은 우리에게 재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 재앙의 뿌리는 바로 4대강 토목공사입니다. 우리가 막아내지 못한 탐욕과 죽임의 사업인 4대강 공사 말입니다.

  강창교 하류의 모습이다. 완벽한 흙빛의 낙동강을 보여 주려는 것인가? 그리고 굴착기가 위험천만한 작업을 감행하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을 보면서 그 재앙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무려 700리(280킬로미터)나 되는 거대한 강인 낙동강을 직강화(직선화)시켜 버리고, 습지를 없애고, 강바닥을 평균 4~6미터 깊이로 파내어 거대한 인공의 수로로 만들어버렸으니, 그 직선화된 인공수로를 통해 낙동강물은 빠르게 흘러가면서 부딪히는 곳곳을 붕괴시켜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가올 장마철 과연 어떤 재난이 닥칠는지요? 하늘에 본 낙동강을 보면서 그 재난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것은 저만의 예민한 기우인가요? 큰 재난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지만, 그러나 그것이 가능할지가 의문입니다. 오호통재라!


  중동교 상류의 모습이다. 마치 죽음의 암울한 기운이 드리운 것 같다.

2010년의 낙동강 여름과 2011년의 낙동강 여름

지금부터 2010년의 낙동강의 모습과 2011년 5월 말 낙동강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한창 초록이 꽃피워야 할 낙동강에 초록은 온데간데없고 온통 황톳빛만이 가득합니다. 낙동강의 피눈물입니다.



낙동강 700리의 시작점이라는, 낙동강과 영강의 합류지의 모습입니다. 초록의 강이 완전히 그 생명력을 잃어버렸습니다.



경천대 상류의 모습입니다. 하천부지 농지와 하천숲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상주보의 서러운 모습입니다.



구미보 바로 아래에서 낙동강과 만나는 감천 합류지의 모습입니다. 고아습지가 넓게 펼쳐지는 저곳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저런 습지들이 있어야 홍수 때 강물의 유속도 완화해주는 것인데, 브레이크 장치가 사라진 낙동강은 지금 폭풍의 질주를 하고 있는 기관차입니다.



화원유원지 쪽의 낙동강과 금호강 그리고 진천천이 만나는 세물머리의 현장입니다. 왼쪽의 저 시퍼런 초록은 다 사라지고, 오직 달성습지의 초록만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달성습지의 초록도 그 운명이 밝지가 않습니다.



달성보의 모습입니다. 마치 경지정리된 논밭 마냥 반듯반듯이 정리된, 인공의 낙동강입니다. 저곳에 생명이 깃들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낙동강이 황강과 만나는 합류지의 모습입니다.



본포교 하류에서 상류로 본 낙동강의 모습입니다. 상전벽해는 이런 장면을 보고 하는 말이겠지요? 중앙의 저 큰 하중도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 새로운 하중도를 만들어놓았습니다. 대한민국 토목기술의 쾌거인가요? 참으로 황망한 모습입니다.



본포교 상류에서 아래로 본 모습입니다. 상전벽해가 따로 없습니다.....

2011년 낙동강의 5월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초록은 사라지고 오직 황톳빛 흙강만이 존재하는 슬픈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 슬픈 모습 뒤로 낙동강은 지금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가 되어 흘러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선화되고 깊이 파여버린 낙동강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볼 수가 있을까요? 생명이 사라진 낙동강에서 이번 여름 우리가 만날 것은 낙동강의 분노에 다름 아닐 것 같습니다. 바로 흙빛 낙동강의 성난 모습 말입니다.

  낙단교 아래의 낙동강의 모습. 완전한 직선화를 이룬 인공의 강이 되어버렸다.

덧붙이는 말

※ 본 항공사진은 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본부와 4대강사업 저지 대구연석회의가 함께 마련한 것으로, 4대강사업의 진실을 알릴 목적으로 촬영되었습니다. 널리 공유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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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듬이

    강물이 강 다워야지 강미 무슨 사색에 감성이 물건이냐?...하천내측에 고수부지 나무, 풀등이 생식되어 하천물길이 제대로 흐르지않다가 정비사업후에 시원하게 파란 강물이 잘 흘러갑니다,마음까지 시원해지네요,강에 한번 가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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