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긴축반대 ‘인디그나도스 당’ 창당한다

분노한 사람들의 ‘X당(Partido X)’ 창당 준비...18개 도시에서 창당 운동 활활, 25% 지지 기대

스페인 긴축반대 운동의 씨앗이 대안정당 운동을 잉태, 채권자에 빼앗긴 이들의 다른 정치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오큐파이운동의 모델이 됐던 2011년 5월 스페인 ‘인디그나도스(분노한 사람들)’ 운동이 긴축을 강요하는 부패한 기성 정당에 맞서 ‘X당(Partido X)’이라는 대안정당 창당운동에 나섰다.

인디그나도스당 발기인들은 지난 8일 처음으로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주의와 마침표”라는 이름의 정책 방향을 발표, 지난 30년간 스페인을 지배했던 보수 국민당(PP)과 사민주의 사회노동당(PSOE)의 부패한 양당 정치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2012년 5월 인디그나도스 운동의 첫번째 기념일을 맞아 마드리드 광장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http://www.theguardian.com/ 화면 캡처]

스페인 금융위기 후 대대적인 사회복지비 삭감계획을 밝힌 정부에 반대, 2011년 5월 수많은 이들이 마드리드 중심 푸에르타델솔 광장을 점거, 지속적인 농성운동을 벌였다. 광장농성은 해산됐지만 시위 참여자들은 긴축반대 운동을 지속했고, 일부는 대안정당운동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인디그나도스 운동은 그러나 창당에 대해서는 최근까지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10월 초 마드리드에서 회의를 열고, “교육, 건강, 사회복지 시스템에 대한 긴축 반대 운동뿐 아니라 이제 사회적 운동과 정치운동을 연계하자”고 결정, 인디그나도스당 창당 운동을 공식화했다. 현재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전국 18개 도시에서 수많은 이들이 이 창당운동에 나서고 있다.

<노이에스도이칠란트>는 이 정당에 대해 “이들은 기성정당을 반대, 정당 양식은 해적당에 가깝지만, 내용은 좌파정당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스스로도 자신을 “우리의 노동은 병적인 부자를 위해 이용되는 낭비적이며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할 것이기 때문에 좋고 공정할 것이다. 우리는 집을 가지며, 우리 미래의 시민은 현대적이며 알맞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건강할 것이다. 지난 세대를 짓누른 이들 걱정을 제거하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일반적인 복지를 증가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재생산하는 방법으로 협력적으로 함께하며 우리의 기술과 관심을 실행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소개한다.

빼앗긴 이들의 민주주의...18개 도시에서 창당 운동 활활

기성정당에 대한 주요 포커스는 부패다. 스페인에서는 최소 130명의 정치인이 재정 횡령과 권력남용으로 기소될 예정이다. 인디그나도스당을 만드는 이들은 이를 빙산의 일각이라고 본다. 특히 PP와 PSOE는 경제위기 후 수백만의 유권자를 잃었고 지지도는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야기하고 이후에는 이 비용을 국가에 전가, 다시 수천만달러의 돈을 챙기고 있는 은행가와 금권으로 썩은 정치도 주된 타격 목표다.

주된 정책 중에는 영세사업장에 대한 금융지원, 최저임금 인상, 최고경영자 임금 제한 등이 포함됐다. 또, 향후 문제의 은행가에 대해서는 전범에 대한 뉘른베르크재판 형태의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

민주주의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요구 사항으로, 우선 순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다. 이는 “진짜 민주주의”를 외쳤던 인디그나도스 운동의 핵심이기도 했다. 이들은 보다 많은 직접 민주주의를 가져오기 위해 정기적인 국민투표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최근 2011년 아일랜드의 위키헌법과 같은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여느 신생 정당들처럼 정강정책과 향후 정치일정을 토론하는 데 여념이 없다. 다른 것은 소셜네트워크 등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디그나도스당이 내년 유럽의회 선거 또는 2015년 스페인 총선에 출마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유권자의 25%가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당 대변인 역할을 하는 시모나 레비(Simona Levi)는 “지금부터 모든 선거에서, 민중들의 목소리는 경청될 것이다. 우리는 이들의 정책을 위해 일하며, 우리 지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바로 이 민중들이 (의회에) 서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레비는 또, 유럽연합 탈퇴 입장에 대해서는 “메르켈 독일 총리가 우리의 얘기를 좋아하지 않는지는 그에게 달린 문제다. (그렇다면) 아마도 독일은 유로존에 남은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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