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간) <유에스에이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은 구글과 애플사에 맞서 출근버스 봉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구글, 애플사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고 수백 대의 출근버스가 공용 버스정류장을 마비시킨다고 비판했다. 구글이 인터넷 뿐 아니라 주택가와 지역 공용버스정류장마저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http://www.theverge.com/ 화면캡처] |
20일 오클랜드 ‘웨스트 오클랜드’ 전철역 근처에서는 구글 버스가 가로막혔다. 실직자, 노숙인과 활동가 등 오클랜드 주민들은 “구글은 엿이나 먹어라”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으며 출근버스 뒷 창문을 부수기도 했다.
9시 경 샌프란시스코 미션지구 등에서는 백여 명이 모여 구글, 애플사 출근버스 저지시위를 벌이고 지역 사회에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우리는 기술계급인 현 지배계급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 민중의 목소리를 듣기를 원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했다.
출근버스 저지 시위는 2주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 지역 주민들은 정보통신기술 산업으로 인해 지역 임대료가 올라 사람들이 쫓겨나고 있다고 비판한다. 기술노동자들은 고액의 임금을 받지만 지역 임대료만 높여 가난한 주민들을 지역에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구글, 애플, 야후, 이베이 등 정보통신기업과 고액 연봉의 노동자들의 밀려 들면서 이 지역 임대료는 고공행진을 계속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개 침실이 있는 아파트는 지난해 10% 증가해 3,230달러(약 343만 원)로 올라갔다. 부동산업자들은 버스 정류장 근처 임대료는 20% 이상 올랐을 것이라고 말한다. 오르는 임대료를 내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이들의 수는 지난 1년 간 25% 증가해 1,716건으로 치솟았다.
최근 한 연구소는 기술산업 일자리 1개가 치과의사, 교사와 요리사 등 약 4.3개의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은 “내가 아는 단 한 가지 사실은 소수만이 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으며 이들은 이 지역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역 공용버스정류장 독점 문제도 심각하다. 약 20개 회사의 출근버스는 특별한 규제 없이 대개 공용인 200개 이상의 버스정류장을 거친다. 구글만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매일 380개 이동 경로를 통해 100대의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이 때문에 공용버스정류장을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일상적인 불편에 시달려 왔다.
정부, 주민들 기본 요구와 불편엔 모르쇠...정보통신기업엔 특혜
주민들은 시의 정책이 기술산업에 너무 관대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례로 트위터사는 직원 소득세를 문제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겠다고 위협한 후 시로부터 1.5% 소득세 면제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 교통기관은 민간 버스들이 공용정류장을 독차지하고 승하차 승객을 밀어내고 있다는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며 지난 7월 정보통신기술 회사들이 시에 공영버스 정류장 이용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흐지부지됐다.
주민들은 이 같은 기술산업에 대한 정부의 특혜가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주민은 “많은 회사들이 공짜로 시의 기본 시설들을 이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정보통신 회사들에 대해 지역 주민들의 주택비용을 위해 10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클랜드 주민들은 아예 정보통신회사들이 오클랜드를 떠나라고 말했다.
20일 시위는 독립적인 지역 조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위를 조직한 사라 셔번 짐머는 “오클랜드 시위와 사전에 공유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공통점은 공동체의 대다수가 쫓겨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분노해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