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와대 1인시위 하려는 사람들 범죄예방이라며 감금

416청와대행동 진행...“미래 행동 예측해 막는 것은 불법”

경찰이 청와대에 세월호 책임을 묻기 위해 청와대 주변을 20미터씩 떨어져 1인 시위를 하려는 사람들의 개별 이동을 막고 35분여 동안 불법 감금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은 1인시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둘러싸고 “범죄 예방을 위해 가둬 놓는 것”이라고 밝혔다.

  1인시위를 위해 인도로 이동하는 참가자를 막는 경찰


416청와대행동기획단, 진보네트워크센터, 예술행동네크워크는 19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모여 ‘세월호 100일, 책임을 묻겠습니다. 416 청와대행동’ 1인시위 참가자들과 사전 집회를 진행했다.

화곡역 5번 출구에서 특별법 서명을 받다 1인시위 참가 신청을 한 최혜숙 씨는 이날 유모차에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최혜숙 씨는 “진상규명이 될 때 까지 계속 서명을 받겠다. 왜 아이들이 죽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건 부모만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1인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올라온 밀양 주민 류시화 씨는 “정부는 세월호 안에 살아있는 생명들을 수장시켰다. 당신들이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이런 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저희는 10년간 싸워 밀양에서 끌려 나왔지만 세월호 만큼은 물러날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많은 경찰들이 유병언을 잡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정부를 비난했다.

애초 416청와대 행동은 사전집회 후 2시 50분부터 개별로 움직여 청와대 주변 125곳에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1인시위가 끝나면 4시 반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화행사도 기획했다. 하지만 종로경찰서는 사전집회가 끝나자마자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를 모두 둘러쌌다. 결국 참가자들은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물도 못 마신 채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에 막혀 1인시위를 못하게 되자 그 자리에서 세월호 포퍼먼스를 진행하는 참가자

  1인시위 이동을 막자 경찰에 강하게 항의하는 참가자들

종로서 경비과장은 “여러분들은 청와대 주변 125곳에서 불법 집단 1인 시위를 획책하고 선동하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주최 측은 방송 마이크를 붙잡고 “집단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개별적으로 1인시위에 가는 사람을 막는 것이 불법”이라고 반박했다. 주최 측은 또 “사전 집회는 종결됐다. 이동도 개별적으로 하면 된다”고 경찰 감금해제를 촉구했다.

1인 시위에 참가하러 온 양기환 문화다양성포럼 공동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미래의 불법을 예측해서 막는 경찰이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저희가 청와대에 지금 가 있느냐. 경찰이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가두려는 말도 안 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경찰을 맹비난 했다.

그러자 종로서 경비과장은 “범죄 예방을 위해 가둬 놓는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1인 시위 참가자 이 모 씨는 ‘불법 1인시위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경찰이 또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경찰을 비꼬았다.

역시 청와대 최단 거리인 청운동사무소 부근 1인 시위를 하기로 한 장하나 새정치연합 의원도 “경찰이 벌어지지도 않은 불법집회를 막는다며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경찰이 언제부턴가 법이 아닌 힘으로 사회를 통제하고 있다. 민주주의 퇴보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척도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상규 민변 변호사는 “경찰이 평화적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이동하는 사람을 막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시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게 해야 한다”며 “종로서 경비과장은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 1인 시위가 어떻게 불법 집회냐”고 촉구했다.

경찰은 3시 34분께 사람 한 사람 정도 지나갈 길을 열고 참가자들이 1명씩 움직이도록 했다. 명숙 기획단 활동가는 “경찰이 청와대 1인 시위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려고 우리를 불법 감금 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찰은 개별로 1인시위에 참가하는 사람이 경복궁 부근으로 이동하자 또 인도를 에워싸며 이동을 막았다.

이날 구명조끼와 노란 안전모를 쓰고 1인 시위 퍼포먼스를 준비했던 예술가 이현정 씨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이현정 씨는 “예술인들이 세월호 문제에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는데 오늘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라 기대하고 왔다”며 “경찰이 막아 제대로 할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현정 씨는 사전집회 감금이 풀리자 2명의 여성과 함께 경복궁역 부근으로 이동하다 50여명의 경찰이 막아 결국 1인시위를 하지 못했다. 이현정 씨는 “저희 세 명이 청와대를 쳐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정말 황당하다”며 “경찰은 자기네가 여기에 왜 막고 서 있는지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전혀 설명을 못해준다. 경찰 책임자까지도 막는 이유를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왜 우리를 막는지 자기네 행동을 정당화할 근거가 없어서 설명도 못하는 경찰이 얼마나 한심한지 너무 웃긴다”고 비꼬았다.

결국 경복국 앞까지도 못간 이현정 씨와 일행은 1인 시위를 못하고 돌아갔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복궁 근처와 청운동사무소 주변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경찰과 실랑이는 계속 이어졌다. 1인 시위 장소에 도착하지 못한 참가자들은 경찰 앞에서 밀양 관련 책 읽어주기 등 자신들이 준비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1인시위가 막히자 경찰에 둘러싸여 책읽어 주기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참가자

  "저희에게 닥칠 재난을 예방하자는 의미하는 뜻에서 안전모와 구명조끼를 입고 왔다"는 예술가 이현정 씨


태그

세월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김현이

    이씨펄놈의 세상~암닭과 늙은 삵괭이 몸뚱아리를 두동강 내주세요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