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오 씨 마이너스 통장까지 공개하게 한 야만의 유언비어

새정치연합, 카톡 세월호 유언비어 유통조직 추적 중...변협 법률 대응 준비

결국 단식 44일 째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까지 공개하며 각종 음해성 유언비어 대응에 나섰다. 김영오 씨가 26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통장에는 이혼 후 제공했던 양육비 내역, 자녀들 보험료, 심지어 두 딸 핸드폰 요금뿐만 아니라 헤어진 전처 유민 엄마의 핸드폰 요금 부담 내역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영오 씨는 함께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2012년 7월부터 취미로 시작한 국궁을 두고 양육비도 안 보내면서 고액 취미생활을 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김영오 씨는 “국궁 월 회비가 3만원에 불과하고, 당시는 형편이 조금 나아져 양육비, 자녀들 보험료뿐 아니라 전처, 자녀들 핸드폰 요금까지 내주던 시기“라고 밝혔다. 통장에는 국궁회비 3만원이 이체된 내역도 있었다.

  김영오 씨가 공개한 자신의 마이너스 통장 일부 내역

김영오 씨는 또 유민이와 마지막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했다. 김영오 씨가 가족들을 방치한 비정한 아빠였다는 유언비어와 달리 카톡 내용에는 세월호 참사 3주전 쯤인 3월 27일 유민이와 둘째 딸 유나와 함께 단체 카톡방을 열고 여행 계획 의견을 나눈 내용도 있었다. 카톡 안에서 김영오 씨와 유민이는 부모 자식 간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김영오 씨는 카톡에서 유민이를 큰 공주, 유나를 작은 공주라고 불렀다.

김영오 씨는 4월 4일 유민이에게 “우리 이쁜 딸 지금 공부하느라 핸폰 없지! 아빠가 우리 이쁜 딸한테 매일매일 미안하게 생각한다. 유민아 아빠가 밉지. 아빠도 알아. 대신 앞으로 아빠가 유민이한테 잘하고 아빠답게 살게. 유빈아 아빠가 미안하다”고 했다. 유민이는 아빠에게 "응? 아니야 나는 밉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우리 학교는 핸폰 안 내!!"라고 했다.

이어 김영오 씨는 “좀 있다 점심 먹겠네. 맛있게 많이 먹고. 아빤 이쁜 딸한테 애기 때 너무 못해 주고 혼만 내서 지금도 아빠 마음이 아프다. 아빠가 맨날 혼만 내서 정말 미안해"라고 말을 이어갔다. 유민이는 “혼낸 거 하나도 기억 안 나. 너무 애기 때인가 봐. 안 미안해도 돼”, "괜찮아~ㅋㅋ 아빠 나중에 봐"라고 해 부녀지간의 애틋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김영오 씨가 참사 당일인 4월 16일 10시 48분에 유민이에게 보낸 “구조 된거니?”라는 마지막 메시지에 답문은 오지 않았다. 김영오 씨는 유언비어 유포자들이 사이버 수사대에서 처벌받을 때 나머지 자료들도 직접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유민이가 살아 있을 때 나눈 카톡 대화
가족대책위를 돕고 있는 대한 변협 원재민 변호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니를 잃고 아빠도 잘못될까봐 애타하는 둘째 유나는 기자들이 집에 몰려들어 학교도 제 시간에 못가고 있다”며 “잔인하고 조직적인 신상털기와 마타도어에 아버님은 백주대낮에 벌거벗듯이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켜야 했다.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 대한변협 법률지원단에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모욕에 대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게 할 것“이라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가족대책위도 청와대 앞 농성 5일차 기자회견에서 “김영오 씨는 유민이와 둘째 딸 유나와 나누었던 카톡 내용까지 공개하기에 이르렀다”며 “사랑하는 자식과의 추억마저 공개하면서 그 사랑을 증명해야 하는 우리사회는 너무 야만적이다. 우리 가족들은 김영오 씨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무슨 의도로 유언비어를 뿌리는지 모르겠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한 변협에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유민 아빠의 뜻은 그렇게까지(법적 대응까지) 가지 않고 잘 풀렸으면 한다. 유나와 관련됐기 때문에 추이를 보면서 법적 대응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정치연합, 유언비어 생산조직, 유통구조 파악 중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언비어가 도를 넘었다고 봤다. 특히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세월호 특별법과 김영오 씨 관련 각종 유언비어가 대량으로 유통되는 구조가 있다고 보고 유언비어와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25일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카톡 유언비어에 대해서 전쟁을 선포한다”며 “카톡 유언비어의 보이지 않는 손, 유포부대가 무법천지로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현상, 이것은 범죄행위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정애 대변인도 26일 브리핑을 통해 “‘카톡 유언비어’가 사회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패이게 하고 있다”며 “더욱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내용을 광범위하게 확산시켜 세월호 참사 문제 해결까지 어렵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카톡 유언비어 대응을 위해 당내에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와 악성댓글 제보센터를 설치하고, 제보를 접수할 수 있는 메일주소를 당 홈페이지에 띄웠다. (전화 1577-7667, 메일 uri1577@hanmail.net)

또 세월호 유가족 등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최초 게시자뿐 아니라 유포자들에 대해서도 1차 경고 후에 바로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7.30 재보선 전에 세월호 유가족에게 수도세, 전기세까지 준다는 글이 수백만 수천만 건 돌았고, 김지하 선생이 세월호 유가족을 비판한다는 글이 실렸지만 가짜인 것으로 판명됐고. 이번에는 유민아빠 문제에 대해 아주 거친 용어를 써서 보내는데, 대개 유통구조가 있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은 “저희들도 대충 어디에서 생산하고 있는지 생산구조를 짐작하고 있다”며 “대선 때 움직였던 여권의 심리전 조직 같은 것이 확대 개편되면서 일정한 유통구조를 통해 유포하고 있고 그런 것들이 사회여론을 받고 있는데, 7.30 재보선 때나 지금이나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내 역량을 총 동원해서 생산조직과 유통조직을 파악하고 있다”며 “(유언비어 생산) 플랫폼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카카오 스토리, 카톡 4개의 연결 구조가 있는데 그것들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생산 팀이 어디인지에 대해 상당한 정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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