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임원 직선제, 위원장 후보군만 8명...통합논의 중단

각 정파별 후보 압축 단계...등록 직전 전격 연합 가능성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신승철, 민주노총)의 임원 직선제 후보 등록 기간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8명의 인물이 위원장 후보자로 물망에 오른 상태다. 일부 정파 및 현장조직들은 통합지도부 구축을 위해 논의를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각 정파별 논의구조 속에서 후보 압축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지난달 15일, 약 10여 개에 이르는 제 정파 및 현장조직들이 모두 모여 통합지도부 구축 여부를 논의했지만 의견 차이로 최종 무산됐다. 이후 정의헌 일반노동조합협의회 부의장의 제안으로 지난 16일, 다시 한 번 통합후보 추대 논의의 물꼬가 터졌지만 두 번의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

16일 통합후보 추대 논의에는 민주노총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를 비롯해 중앙파와 국민파 일부가 참여했다. 이들은 16일과 20일, 두 번의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논의를 중단키로 했다. 각 참가 단위가 통합의 방식이나 기준, 내용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까닭이다. 애초부터 독자 출마 의사를 밝혀왔던 좌파 그룹은 이번 논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로써 제 정파별 통합후보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고, 각 현장조직들은 각개전으로 위원장 후보자 추대 작업을 이어가게 됐다. 회의에 참여한 한 인사는 “전국회의는 모든 정파를 막론하는 전체 대통합 집행부가 구성되지 못하면 단독 출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며 “20일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어서, 중앙파와 국민파 일부로 구성된 6자 테이블 역시 위원장 후보 논의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통합집행부 추대에 동의하는 의견그룹들은 오는 27일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각 정파별로 추대되거나 개인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위원장 후보자는 총 8명이다. 전국회의의 경우 일찌감치 윤택근 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추대했다.

현장노동자회와 현장실천연대 등 중앙파 및 국민파 일부로 구성된 6자 테이블에서는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본부장과 박상철 전 금속노조 위원장, 정용건 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등 3명을 놓고 조율 중이다. 6자 테이블은 20일, 제 정파의 통합후보자 논의가 무산된 직후 회의를 열고 후보자 조율 작업 등에 들어갔다.

통상 좌파 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사들 중 위원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이들도 4명에 달한다. 우선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와 노혁추, 노동자연대, 노동전선은 지난 14일 활동가대회를 열고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을 위원장 후보로 가시화했다.

좌파노동자회도 독자적으로 허영구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을 위원장 후보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이호동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이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호동 위원장은 노동전선과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소속이지만, 이번 선거에는 정파의 지원 없이 출마한다.

또한 김중남 전 공무원노조 위원장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중남 전 위원장은 특정 정파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좌파 그룹으로 분류된다. 김 전 위원장은 일부 공공부문 산별노조 인사들과 논의를 진행한 끝에 출마를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좌파 진영 내에서도 좌파 단일후보 추대를 위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모든 정파의 후보자들이 각개전에 나선 모양새지만, 후보 등록 전까지 전격적인 정파 연합 전선이 구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통합 후보 추대를 제안한 정의헌 부의장은 “그동안 관행으로 보면 하루, 이틀 전까지도 연합 논의가 있었다. 정파들이 각자 후보를 세워 놓고도 연합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며 “어디서부터 통합 물꼬가 만들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우여곡절의 과정인 만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2일, 공식 선거 공고를 발표하고 직선제 선거 일정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첫 직선제를 통해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를 8기 임원으로 선출하게 된다. 민주노총은 이달 30일까지 약 62만 명에 달하는 선거인명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임원후보 등록 기간은 11월 3일부터 5일 간이며, 12월 3일부터 일주일 동안 선거가 진행된다. 투표는 현장거점투표와 현장순회투표, ARS투표, 우편투표 4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당선자는 ‘재적 선거인 과반수 이상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 이상 득표’로 결정된다. 개표 및 당선자 공고는 12월 9일~10일에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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