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에 따뜻한 소변이 좋은 이유는?

[윤성현의 들풀의 편지](2) 비위의 승강기능

달걀을 거실과 침대에 떨어뜨렸을 경우 어느 쪽에서 더 잘 깨질까요? 화상에 찬물을 끼얹으면 거실 바닥에 떨어진 달걀처럼 피부가 받는 충격이 더 커집니다. 물론 끼얹는 동작이 재빨라서가 아니고 찬물에 닿은 땀구멍이 막혀버리기 때문이지요. 땀구멍이 막히고 실핏줄도 위축되면 열기가 빠져나오질 못하고 대사 기능도 떨어져 속에서 조직이 더 상하게 됩니다.

화상 부위에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가 벗겨진 곳에 진물이 흐르는 경우는 안에 있는 열기가 빠져나오는 반응이기도 한데 돈 안들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따뜻한 오줌으로 적셔주면 땀구멍이 막히지 않아서 좋고 화기를 잘 식혀주어서 더욱 좋습니다. 가벼운 화상에 바르면 금방 시원해집니다. 가슴의 열기를 식혀 방광으로 내려가면서 만들어지는 소변은 기계의 열기를 식혀주는 냉각수처럼 우리 몸의 화기를 식혀주는 천연 냉각수이기 때문입니다.

사춘기 이전 어린이의 소변이 더 좋다지만 급할 때는 자기 오줌을 써도 무난합니다. 뜨거운 김을 마셔서 기도에 화상을 입었을 경우에도 따뜻한 오줌을 마시면 좋을 것입니다. 생강즙을 한두 숟갈 타면 맛도 괜찮아 먹을 만하나 경황이 없으니 그대로 마시게 해야겠지요. 또 화상 부위에 침을 맞으면 화기나 진물이 잘 빠져나오는 걸 경험할 수 있으며 상한 조직이 빨리 재생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대부분 상처부위로 감염될 우려는 많지 않으니 햇빛은 피하되 공기와 접하도록 환부를 개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참기름, 벌집, 당귀, 자초(진도 홍주의 재료가 되는), 돼지기름 등으로 만들어진 ‘자운고’를 바르는 것도 상처를 보호하고 낫게 하는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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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은 인체를 자연에 견주어서 보았는데 위(밥통)를 ‘음식물이 흘러드는 바다’라고 하였습니다. 일단 먹은 음식은 내려가기만 할 뿐 올라와서는 안 되며 소장, 대장을 거쳐 소변, 대변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음식물을 내려 보내는 위의 기능과는 반대로 바닷물이 증발해 오르는 것처럼 음식물에서 뽑아낸 영양분을 올려 보내는 것을 비장의 기능이라고 보았으니 곧 ‘비위의 승강 기능’입니다.

위는 식도의 아래 부분과 십이지장의 윗부분에서 구부러져 있는데 구부러진 곳에 물을 괴여 냄새가 올라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설거지통 밑의 배수관과 비슷한 모양입니다. 흔히 ‘역류성 (위)식도염’, ‘역류성 후두염’으로 진단 받는 경우, ‘속쓰림, 신물, 트림, 기침’ 등의 증상이 나는데 이는 음식물이 때맞춰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고 머물다 열기를 따라 위로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여성에게 많은 질환이며 신경성-스트레스성이라는 꼬리가 붙고는 합니다. 스트레스성 질환이 여성에게 많다는 것은 남성에 비하여 억눌리는 상황이 여전히 많은 사회라는 걸 반증하는 것이겠지요. 옛 사람들이 여성이 습하고 체하기 쉽다는 개체의 특성은 잘 밝혀놨지만 이런 질환이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남성이면서 지배계급의 일원이었기 때문이겠지요.

[출처: http://dilar91.blogspot.kr/]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침략을 격퇴한 코바니, 로자바의 여성들을 담은 사진에서 벅찬 환희와 해방감을 보았습니다. 여성에 대한 억압이 일상화된 아랍의 상황에 비춰보면 그들이 느낄 해방감은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겠지만 자신을 해방시킴으로써 사회를 해방시키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운 교훈이었습니다.

역류성 식도염 등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물이 제때에 내려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물이 시원하게 내려가지 못해 오목가슴이 더부룩하고 답답합니다. 시간이 길어지면 마당에 쌓인 두엄더미에서 연기가 오르듯이 열기로 변해서 위액과 함께 식도 쪽으로 역류하여 가슴도 따갑고 쓰립니다. 더 올라오면 입안에 신물이 고이기도 하고 식도와 붙어있는 후두를 자극하여 기침이 나옵니다.

밀가루나 떡, 고구마나 커피, 과음, 야식, 불규칙한 식사 등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한 가지 같은 점은 ‘못마땅한 상황’에 있다는 것입니다. 물이 중력이나 전기력을 받아서 흐르듯이 우리 몸의 음식물도 기에 따라서 움직이는데 불편한 심정에 기가 울체되면 따라서 음식물도 정체됩니다.

갑오징어 뼈를 가루 내어 쓰면 위산을 중화하는데 좋습니다만 그보다는 반하(끼무룻), 복령(솔풍령), 귤껍질, 감초, 생강 등으로 막힌 기를 내려주는데 힘써야 하며 창출(삽주), 신곡(약누룩), 맥아(보리길금)를 더해서 소화를 도와주고 황련을 더해 습열을 없애면 치료가 잘됩니다.

한진중공업 85크레인 위에서 000이 기침을 한다기에 감기, 가래 때문인 줄 알고 약을 올렸는데 나중에 ‘늘픔’의 모 약사가 ‘역류성 후두염’이라고 전해주어 위 처방으로 치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음식물을 내려 보내는 위(밥통)의 기운이 맺혀 속쓰림이 생긴다면 영양분을 올려 보내는 비장의 기운이 약해 어지럽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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