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공습, 사우디-이란 대리전 아닌 제국주의 전쟁

지상군 투입시 장기전...지역 주민에게 재앙, 제2의 리비아 우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군사동맹이 일주일 째 예멘을 맹폭하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정국 안정을 표면상의 이유로 내세우지만 언론들은 반군 후티에 대한 이란의 지원 그리고 이에 따라 확대될 수 있는 시아파 이란 세력 견제를 이번 공습의 실제적인 배경으로 풀이한다. 하지만 사우디의 이번 공습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아닌 예멘 내부 정치 분란을 놓고 사우디가 벌이는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출처: 데모크라시나우]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시나우>에 출연한 아이오나 크레이그는 “사람들은 이번 전투에 대해 사우디 대 이란이라는 프레임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예멘의 국내 정치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다”며 이점이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원래 적이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과 반군 후티는 현재 연합하여, 살레의 아들, 아메드 알리 사령관이 지휘하는 공화국군이 후티를 지원하고 있다. 후티의 예멘 수도 사나 장악도 예멘 전 대통령 살레의 지원 때문에 성사된 일이었으며, 그는 이를 위해 최소 2012년부터 음모를 꾸며 왔다고 한다.

최재훈 경계를 넘어 활동가도 “사우디 주도 공습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후티에 개입돼 있다는 시각은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 후티는 이란의 배후나 지원이 아닌 자치를 원하는 자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다”라고 <참세상>에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예멘에 정치·군사적으로 개입

사우디아라비아는 애초 예멘을 자국 통제 아래 두기 위해 33년 간의 살레 전 대통령의 철권 통치를 후원했다.

<가디언> 전 중동편집인으로 예멘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입사를 추적해 온 브라이언 휘태커는 <데모크라시나우>에 “사우디는 오랫동안 예멘에 군사적으로 개입했으며 이와는 별도로 예멘 정치에도 관여했고 이는 종종 부족, 정치인 등에 대한, 소위 뇌물과 같은 자금 지원의 형태로 이행됐다”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예멘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입은 많은 사례가 뒷받침하는 일이다. 1960년대 북예멘 내전 시기 사우디는 왕정주의자들의 편에 서 공화주의자들을 후원한 이집트와 대적했다. 1990년대 초 사담 후세인에 대해 남예멘이 관대한 입장을 취하자 사우디는 자국에서 일하던 남예멘 노동자 수십만 명을 내쫓았다. 1990년대 중반 예멘 통일 뒤 일어난 남북 내전에서는 남부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했다. 살레 전 대통령에 대해 후티가 반란한 6번 중 1번은 후티 폭격에 직접 가담하기도 했다. 남북 통일 뒤 2004년 또 다른 분리주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에는 남부 집권세력이었던 맑시스트들을 지원했다.

최근 <텔레수르> 분석에 따르면, 아랍의 봄 당시 살레 정권 전복을 위해 일어났을 때도 살레는 사우디가 자신의 사퇴를 용인할 때까지 폭력적으로 일관했다. 살레의 후임자이자 사우디로 망명 간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도 사우디가 세운 인물이었다.

사우디가 개입한 예멘 아랍의 봄 모델의 실패

아랍의 봄 뒤 일어난 예멘에서의 정치적 변화의 가능성은 처음부터 사우디의 개입으로 억눌였으며 외부의 견제에 휘둘리며 현재에 이른다.

후티의 예멘 장악 전부터 이 나라의 사회적 여건은 절망적이었다. <데모크라시나우>에 따르면, 경제는 이미 완전히 무너져 내렸으며 정부 행정 운동조차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인도적인 원조가 필요한 인구는 1600만 명이나 됐다.

예멘 출신인 파레아 알무슬림 미국 카네기중동센터 객원연구원은 예멘 청년들이 걸프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충분한 경제적 지원과 의지가 있었다면, 예멘은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데모크라시나우>에 “아랍의 봄 뒤 예멘에는 경제적 마셜 플랜이 없었다”면서 “예멘 안정을 위한 노력은 항상 알카에다에 대한 공포 정치에 기초한 반동적인 것이었고 이는 오히려 폭력을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알무슬림은 “결국 이번 공습은 지난 4년 간 이들 국가들이 강행한 특별 모델이 결국 실패했다는 결론을 보여 준다”면서 “역사적으로 거대한 정치적 이행에 관한 토론도 사우디와 이란 사이 전선으로 이동됐다”고 짚었다.

지상군 투입시 장기전...지역 주민에게 재앙

사우디가 주도하는 군사동맹의 예멘 공습은 폭격과 보복공격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무참한 희생 외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낳을 전망이다.

우선 예멘 사회의 종파적 갈등이 심화되는 것도 알카에다로의 자원을 증가시켜 이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이오나 크레이그는 “사람들은 알카에다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와 지역을 지키기 위해 알카에다와 같은 편에서 싸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전에 관한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오나 크레이그는 “정치적 합의가 긴급하다”면서 “공습으로 후티가 후퇴하지는 않고 있다”며 “후티는 예멘에서 10년 이상 싸워 왔는데 지상군이 투입된다면 장기적이며 실제적인 전쟁이 될 것이고 이는 예멘인들에게 대대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은 미국이 이란을 핵협상에 붙잡아두고 있지만 사우디와 이란과의 갈등도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재훈 활동가는 “사우디가 이란 핑계를 대면서 이란이 대응하도록 자극하고 있다”면서 “예멘 사태의 가장 큰 위험은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무슬림 연구원은 “나는 25세지만 최소 15번의 전쟁을 겪었다. 우리는 총이 아니라 교육과 경제를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며 “예멘은 새로운 리비아가 될 수 있다. 군사 행동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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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반제국주의

    아랍인민들은 제국주의 전쟁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라!!

  • 아랍민주화

    산유국제국주의 사우디아랍은 예멘폭격을 중단하라!!

  • 보스코프스키

    아랍의 봉기 절실하닷! 그리고 유가파동 주범 사우디에 대한 응징 절실하닷! 이를 위해서 이란의 1만 KM 사거리의 * 미사일 보유는 절대적인 국제정세의 지각변동의 도구이닷! 이는 협상과 무관하게 아니 어기고라도 마련해야 할 일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