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오는 6월 28일 정기 당대회를 앞두고 진보결집 추진 당원들이 당원 총투표 안건을 부의해 당원 총투표를 둘러싼 논쟁은 감정 격화 이상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당 외부에서 진보 결집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자 선언, 공공운수노조 노동자 선언 이후 평당원들의 갑을론박이 터져 나오고, 이어진 문화 예술인 선언, 법률가 지지선언은 감정 격화 요소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 나경채 노동당 대표(사진 왼쪽)와 천호선 정의당 대표. 지난 6월 16일 정의당, 노동당, 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4자 대표자들은 서울 대방동 현대자동차 남부사업소 구내식당을 찾아가 정규직 현장노동자들에게 진보정당 통합에 대한 격려와 지지 서명운동을 벌였다. |
이에 따라 당 고문단들이 당원에게 공동메시지를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금민, 김혜경, 안효상, 이용길, 임수태, 홍세화 당 고문과 이덕우 전 당대회 의장은 22일 고문단 회의 개최 후 25일 공동메시지를 당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고문단은 “최근 진보결집 관련 당내 논란에 자칫 진보정치의 새롭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우리 목표가 좌초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며 “진보결집 사업 찬반 논란의 심화는 합리적 토론과 비판을 넘어 논쟁과 비난으로 치닫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문단은 “지난 2011년 9.4 당대회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당시 독자-통합 논쟁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당대회 표결로 이어졌지만, 당대회 결정에도 주요 정치인과 일부 당원들이 승복하지 않고 탈당해 당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이 사태로 진보정치에 대한 신뢰가 다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당 상황은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이 아닌 감정적인 대립과 반목이 격화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우려에 따라 당원들에겐 창당 정신을 되새기며 토론을 당부하고, 대의원들에겐 당원의 뜻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도록 치열한 토론과 합리적 절차에 따른 당론을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문단은 “당원 모두 당대회 결정을 존중하고 따를 것이라 믿는다”며 “당원 동지에 대한 존중과 믿음을 확인하는 당대회, 진보정치 역사에 남을 당대회로 승화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진보결집 추진 모임에서 내놓은 당원 총투표 안건에 대해 당내 의견 그룹인 ‘당의 미래’가 중재안에 대한 논의 여지를 남겨 주목된다. 지난 22일 ‘당의 미래’ 소속 윤현식 당원이 제대로 된 당원 총투표를 진행하자는 제안을 당 홈페이지에 던지자 ‘진보결집 전국 당원모임’도 더 진전된 논의를 해보자며 전향적으로 받아들였다. 여기에 다시 ‘당의 미래’가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양측이 총투표에 대한 새로운 안을 합의하면, 28일 당대회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다. 합의하지 못한다면, 노동당은 일찌감치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