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으로서의 타이포그래피

나랑 상관 없잖아   ‘디자인 액트’는 《워커스》 디자인에 참여하는 디자이너들의 작업과 생각을 공유하는 지면으로 구성된다. 《워커스》 디자인에 관련된 이야기, 디자이너들의 개인 작업, 작업 과정의 에피소드 등을 네 팀의 디자이너의 목소리를 통해 전할 예정이다.       권준호 영국왕립예술대학교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현재 일상의실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한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가치관에…

집회 나와 흑기사 코스프레 하지 맙시다

집회 현장에 나가면 꼭 듣는 말이 있다. “다치니까 여자들은 뒤로 빠져요.” 일일이 대꾸하기 귀찮아 무시하면, 굳이 다가와 몸을 밀친다. 한창 경찰과 충돌하는 와중에 들리는 남성들의 다급한 외침. “남자들이 앞에 서서 밉시다!” 아, 분노보다는 민망함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도대체 왜 집회까지 나와 ‘흑기사 코스프레’를 하고 있단 말인가! 시위 때 기똥차게 싸움을 잘하는 여성 활동가 A 씨.…

리셋 버튼이 필요한 청년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28세상’이란 칼럼에 한 가지 대의를 붙여 보자면 대강 이렇다. 청소년 문화를 다뤘던 전작 18세상(2014)을 내고 나니 일종의 헛헛함이 찾아왔다. 물론 더 잘 쓰지 못했다는 자기 책망이 제일 컸지만, 그래도 모든 글이 후회막심이기 마련이라고 스스로를 겨우 다독였다. 문제는 지금 세상이 어디 청소년한테만 18세상이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헬조선, 지옥불반도, 망한민국 같은 자학적 세계관(?)은 20대에게서 나온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