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속지 마세요, 사기예요

10대 그룹은 고용 불안, 중소기업은 저임금 박다솔, 윤지연 기자 / 사진 정운   2013년 11월 26일.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 박람회>. 오전 10시부터 8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박람회에는 무려 3만여 명의 구직자들이 몰려들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사람들,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는 핫한 이슈였다. 정부와 언론은 말했다. 단순히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과 똑같은 복지 혜택을 누리게 될…

그는 정부와 현대차의 전시용 노동자였다

시간선택제 민간 도입 2년, 버려지는 사람들 박다솔, 윤지연 기자 / 사진 홍진훤 대기업에 입사한 날 2014년 6월. 김호일(가명) 씨는 4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취업했다. 무려 ‘꿈의 직장 ‘이라고 불리는 ‘현대자동차 ‘에, 간접 고용이 아닌 직접 고용으로. 정부에서 열을 올리며 추진 중인 ‘시간선택제 ‘ 일자리에 채용된 것이다. 그즈음 대기업들은 정부의 시간선택제 확대 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었다. 정부 사업에…

혐오의 시대를 넘어설 우리의 이야기는 가능할까

김한주, 박다솔, 윤지연 기자/ 사진 정운 기자   2005년. 지하철에서 개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20대 여성을 ‘개똥녀’라고 불렀다. 2006년. ‘된장녀’라는 은어가 유행처럼 번졌다. 여성들은 스타벅스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눈치를 봐야 했고, ‘개념녀’로 등극하기 위해 정신 개조도 불사했다. 2007년. 운전에 서툰 여성은 ‘김 여사’라는 신조어로 조롱을 당했다. 2012년. 보수 사이트 일베에서 여성 비하 용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강남역 10번 출구로 가는 길

혐오에 침묵하거나 고개 숙이지 않겠습니다 김한주, 박다솔, 윤지연 기자   5월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사람들은 이를 ‘여혐 살인’이라 불렀다. 그저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것뿐. 혐오의 칼날은 나를 향한 것이기도 했다. 억지로 눌러 담아 왔던 불안과 공포, 억울함이 터져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강남역 10번 출구로 향했다. 그곳에서 나는 너의 이야기를 했고, 너는…

취약 계층에 부담 지우는 SH공사

이것이 어떻게 주거 복지란 말인가 신나리 기자   A 씨에게 임대 아파트는 꿈의 집이었다. 적은 돈으로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곳은 임대 아파트밖에 없어 보였다. 큰 평수는 생각도 안 했다. 작은 평수면 족했다. 문제는 임대료였다. 식당에서 일해 매달 월세를 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만 할 뿐 감히 신청은 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SH공사에서…

대한민국의 흔한 사장 정치

이슈 박다솔, 윤지연 기자/사진 정운 기자 한국 재벌사의 레전드로 기록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그에게도 ‘넘사벽’은 있었다. 엄청난 재산을 쌓은 뒤, 굳이 정치를 해 보겠다며 대선에 출마한 그. 하지만 돈 많은 자본가에게 정치의 벽은 높았다. ‘돈 많은 사람이 정치까지 하면 그게 왕정이지!’ 20여 년 전만 해도 정서가 그랬다. 하지만 그건 옛날 얘기일 뿐. 세상은 변했다.…

삼성 주도 의료 영리화, 어디까지 왔나

이재용의 삼성, 이번에는 HT 산업이다   성지훈 기자         편집자주 공공 의료가 위협받기 시작한 건 오래됐다. 일각에선 이명박 정부에 그 책임을 떠넘기지만 사실 김대중 정부 말기에 나온 <경제자유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이 의료를 산업화하겠다는 움직임의 시작이었다. 참여정부의 의료 선진화 정책도 그 궤를 이어받았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의료 민영화나 의료 영리화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실체는 다르지 않다.…

삼성서울병원은 왜 성균관대 부속 병원이 아닌가

성지훈 기자   의료 영리화와 대학 부속 병원   성균관대는 삼성이 소유한 대학이라는 후광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특히 그 중심에는 의과대학이 있었다. 삼성이 성균관대 운영에 참여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가 의과대학 양성이라는 사실은 삼성의 성균관대 운영 참여가 결정된 시점부터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국내 ‘빅 5’라는 삼성서울병원을 교육 기관으로 하는 성균관대 의과대학은 수험생들에게 인기를…

저성과자를 향해 총을 겨누다

한국판 ‘배틀 로얄’이 시작됐다 박다솔, 윤지연 기자 “노동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4.13 총선 후 박근혜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이었다. 이 정도면 집착 수준이다. 지난해 노동 개혁으로 노동계와 번번이 날을 세운 정부였다. 시민 사회의 반발에도 시달렸다. 결국 총선에서 참패했지만 노동 개혁을 포기하지 않았다. 사흘 뒤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나섰다. 저성과자 해고 지침을 기어이 현장에 안착시키겠다고…

진짜 국민 절반 이상이 저성과자 해고에 찬성해?

믿을 수가 없어 우리도 설문 조사 해 봤다 박다솔, 윤지연 기자 국민의 반 이상은 저성과자 해고에 찬성한다. 지난 1월 12일 고용노동부가 인사관리학회에 의뢰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로는 그렇다. 구체적으로 요약하면 ‘저성과자에 대한 개선 기회 부여 후 계약 해지’를 71.1%가 찬성했다. 10일 후 정부는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게 한 양대 지침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동법 개악’을 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