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조합, 인공지능에 맞서다

출처: Steve Johnson & Unsplash+
4월 보스턴 대학교 대학원생들이 파업에 돌입했을 때, 스탠 스클라로프 예술과학대학 학장은 수업을 유지하기 위한 제안을 담아 교수진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인사이드 하이어 에드(Inside Higher Ed)의 보도에 따르면 학장은 토론 수업을 통합하거나 대체 과제를 활용하며,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안했다. 학장은 교수들이 이 기술을 사용해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읽기나 과제에 대한 ‘논의’를 촉진할 수 있다”고 썼다.

인공지능(AI)이 파업 중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스클라로프의 제안은 대학원생들과 교수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대학원생들을 대표하는 전미서비스노조(SEIU) 로컬 509는 “대학원 노동자들이 학생 멘토링, 토론 주도와  수업에 쏟는 노력의 대체로 AI 사용이 제안된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 노조는 인사이드 하이어 에드에 대학 측이 해당 제안을 재고하고 대신 “대학 운영에 필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곧 입장을 철회하며 “스클라로프 학장이나 보스턴 대학교는 AI가 대학원생 조교를 대체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며, 우리가 그렇게 할 계획이라는 주장은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2022년 11월 ChatGPT가 출시된 이후, 교육자들은 경영진이 위협으로 다루는 새로운 기술에 직면한 많은 노동자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 전역에서 AI는 온갖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AI의 환경적 영향, 차별적 편향성, 개인정보 보호 위험에 그치지 않는다. 컨설팅 회사 언스트 앤 영(Ernst & Young)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약 75%의 노동자들이 AI가 특정 직업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으며, 65%는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악시오스 모닝 컨설트(Axios-Morning Consult)의 여론조사에서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가 최우선 과제는 아니지만, 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AI가 자신의 일자리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걱정할 만한 이유가 있다. AI는 노동자들을 단조로운 작업과 반복 노동(교정, 표준 운영 절차 작성, 데이터 코딩, 이미지 식별 등 다양한 작업)에서 해방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의 손에 들어가면 이 기술은 이미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그들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데 사용되고 있다. 기술 기업들은 종종 글로벌 사우스의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AI의 오류를 수정하게 하며, 이 기술이 얼마나 “인공적인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고용주들이 AI로 노동자를 대체함으로써 생기는 비난을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신뢰할 만한 수치는 찾기 어렵지만, 재취업 지원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최소 4,000명의 미국 노동자가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AI 선구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최근 “완전히 시장과 그들 자신의 방식에 맡긴다면, [AI 도구는] 근본적으로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클라로프 학장은 이미 존재하는 역학 관계를 명확히 드러낸 것뿐이며, 이는 놀라울 만큼 다양한 산업에 걸쳐 있다. 어느 곳을 보든, 노동자들은 일을 단조롭게 만드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AI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AI를 접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2019년,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는 이미 이 기술을 퀵서비스 레스토랑(QSR)의 “가장 거대한 기술 트렌드”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이들 레스토랑의 전면(서빙 직원, 바텐더, 호스트)과 후면(청소 직원, 요리사, 설거지 담당) 모두에서 AI 실험이 진행 중이다. 여러 해 동안 기업들은 드라이브스루 창구에 대화형 AI를 적용해왔으며(간혹 소셜 미디어에 공유된 재앙적인 결과도 있었음), 이 매체는 “이제 그 트렌드가 절정에 달했으며, 점점 더 많은 한정 서비스 체인들이 사람을 AI 드라이브스루 직원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드라이브스루나 온라인 주문에 이 기술을 실험 중인 체인 목록에는 웬디스, IHOP, CKE 레스토랑, 화이트 캐슬, 델 타코, 파네라, 맥도날드, 소닉 등이 포함된다. 일부 레스토랑 소유주들은 좌석이 있는 식당에 자동화된 서버를 도입하는 꿈을 꾸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봇 서버가 드물지만, 중국에서는 피자헛이 이미 약 1,000대의 로봇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이것들은 고객을 상대하는 역할에 국한된다. 후면에서 퀵서비스레스토랑들은 AI를 재고 관리, 식품 안전, 직원 스케줄링에 활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며, 일부는 햄버거를 조리하고 또띠아 칩을 생산할 수 있는 로봇을 시험 중이다. 최근 몇 년간의 타이트한 노동 시장은 고용주들이 더 높은 보수를 받을 자격을 가진 노동자에게 지불하는 대신 대안을 찾도록 만들었으며, AI가 장기적인 이윤을 높일 수 있는 최신 노동 절감 기술 투자일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은 이미 UPS에서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초, 이 회사는 12,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다. CEO 캐롤 토메에 따르면, 이 감축은 주로 회사의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관리직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부분적으로는 AI 덕분에 가능해졌다. 그는 가격 전문가의 안내 없이 영업사원들이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 사례를 AI가 물류 대기업의 인원 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올해 육류 가공 산업의 연례 미트 컨퍼런스(Meat Conference)에서는 “인공지능의 사용 및 응용: 이 첨단 기술을 귀사의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패널이 열렸다. 컨퍼런스 조직에 따르면, 발표의 목적은 “데이터 응용이 운영 효율성 증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개선, 더 나아가 고객의 습관 및 요구를 예측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을 업계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든 마찬가지로, OpenAI의 CEO 샘 올트먼이 AI가 “인류가 지금까지 발명한 가장 강력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전 구글 최고 사업 책임자 모 가댓이 “우리는 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자랑하는 것과 같은 AI에 대한 과대 선전을 뚫고 나가기는 어렵다. 기술 기업들은 AI의 능력을 과장할 이익이 있다. 실리콘밸리 경영진들은 자율 주행 차량이 트럭 운전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트럭 운전사들은 기술의 부속물로 변모하고 있으며, 그들을 대체하기보다는 모니터링하고 통제하는 감시 기술의 빈틈없는 시선 아래에서 운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AI는 이와 비슷하게 노동자를 감시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동향은 직원의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분석하는 AI 전문 기업 어웨어(Aware)의 기술 사용이 증가하면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회사는 CNBC에 월마트, 델타, T-모바일, 쉐브론, 스타벅스와 같은 고용주들이 현재 슬랙, 줌, 기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직원 메시지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웨어는 자사 제품을 직원의 감정 및 유해성 분석 수단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것이 노동자 조직화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고용주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AI의 가장 큰 위협은 노동자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 보다는, 관리 기술의 혁신으로서의 역할일 수 있으며, 노동자들은 알고리즘이 내린 결정에 의해 통제되고 동시에 다른 알고리즘에 의해 감시될 것이다.

휴메인 인텔리전스(Humane Intelligence) 의 공동 창립자 유타 윌리엄스는 AI 직원 감시 기술에 대해 CNBC에 “많은 부분이 사상범죄가 된다”며 “이것은 내가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재고처럼 다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AI 중심의 미래에서는 교육자, 패스트푸드 노동자, 창고 노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그래픽 디자이너, 작가, 심지어 변호사까지 숙련된 직업과 비숙련 직업 모두가 자동화로 대체되는 모습을 볼 가능성이 크다. 이 기술은 알고리즘을 관리하고, 생산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등 새로운 직업을 창출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브래드 스미스는 AI의 목표가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에서의 단조로움을 줄이며’, 이러한 효율성 향상을 생활 수준 향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많은 직업은 훨씬 더 고되고 덜 보람 있게 될 것이며, 노동자들은 AI와 공존하면서 그 오류를 수정하고 결과물을 재작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AI의 잠재적 영향을 이해하려면 수치를 살펴보면 된다. AI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으며, 산업 전반의 고용주들(그리고 금융 분석가들)도 그 가능성에 매료되어 있다. 2022년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사용된 컴퓨팅 파워가 6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해왔다.

인지 노동자들은 특히 대상이 되고 있으며, 생성형 AI 시스템은 컴퓨터 코드를 작성하고, 문장과 이메일을 작성하고, 기사를 요약하고,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며, 언어를 번역하도록 훈련받고 있다. (ChatGPT의 뒤에 있는 회사 OpenAI의 연구에 따르면, 언어 학습 모델(LLM)이 어떤 형태로든 미국 노동력의 80%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려는 회사의 이익을 고려할 때 과장일 수 있지만, 동시에 회사의 야망의 정도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AI의 생산성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합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미 콜센터에서 이 기술이 일반적인 질문에 답변하고, 고객을 상담원에게 연결하며, 전화 통화 기록을 생성하는 데 사용되면서 변화가 분명해지고 있다.

AI는 미국 직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그 변화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 규제는 뒤처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3년 10월 AI에 관한 행정명령을 발표했으며, 이 명령에서는 “AI가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창출함에 따라 모든 노동자들이 단체 교섭을 포함해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바이든은 연방 기관들에 “직무 대체, 노동 기준, 직장 내 형평성, 건강 및 안전, 데이터 수집 등의 문제를 다루어 AI로 인한 해악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원칙과 모범 사례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고용주가 노동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거나, 채용 과정에서 불공정한 평가를 하거나, 노동자들의 조직화 능력을 침해하지 않도록 지침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기관들이 이러한 기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AI의 도입은 계속되고 있으며, 2023년 기준으로 노조 조직률은 전체적으로 10%, 민간 부문에서는 끔찍하게도 6%에 불과했기 때문에, 압도적인 다수의 노동자들이 바이든의 명령에서 언급된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술의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법 개혁안으로서 노조 조직을 훨씬 쉽게 만들 수 있는 PRO법(PRO Act)은 의회에서 정체되어 있으며, 이는 당분간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 노동조합를 가진 노동자들은 AI의 반(反)노동자적 영향에 맞서 스스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AI에 맞서는 노동조합 

AI와 관련된 계급 투쟁은 작년에 주류로 진입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섰을 때, 영화 스튜디오들의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미국 작가조합(WGA)의 파업에 참여한 11,500명의 각본가와 텔레비전 작가들, 그리고 스크린 배우조합-미국 텔레비전 및 라디오 예술가 연맹(SAG-AFTRA) 소속 16만여 명의 배우 및 연기자들에게 그 위협은 시급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제작자들이 배우의 외모나 목소리를 스캔해 미래에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났다. 파업 중에 배우들은 디지털 버전의 자신이 실제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관객들은 그 차이를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전했다. 작가들은 AI가 작성한 줄거리나 대본에 단순한 보조 역할로 전락하여, 이전에 자신들의 작품으로 훈련된 기술이 만들어낸 이야기를 다듬기 위해 고용될 것을 우려했다(이는 저작권자의 권리를 고려할 때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동향이다).

실제로, 배우들에게 AI가 제기하는 위협은 배우 스칼릿 조핸슨과 OpenAI 간의 분쟁에서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화된 음성 비서를 출시하고 있으며, 조핸슨에 따르면 회사의 CEO 샘 올트먼이 작년 그에게 이 도구에 목소리를 빌려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했다고 한다(조핸슨은 스파이크 존즈의 영화 '그녀(Her)'에서 신체가 없는 AI의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올트먼은 이 영화를 자신의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밝혔다). 그는 거절했지만, 도구가 출시되었을 때 목소리는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그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렸다. 이에 대해 그는 “충격을 받았고” “분노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딥페이크와 자신의 외모, 자신의 작업, 자신의 정체성을 보호하는 문제를 다루는 시기에, 나는 이러한 질문들이 절대적인 명확성을 필요로 한다고 믿는다”고 조핸슨은 이 분쟁에 대해 말했다. “나는 투명성을 확보한 해결 절차와 개인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도록 적절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조핸슨의 성명 후, OpenAI는 도구에서 그 목소리를 제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회사는 그 목소리가 스타의 모방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사용하는 다른 전문 배우의 목소리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도둑질, 자신의 목소리나 외모에 대한 통제권을 잃을 가능성이 바로 작가들과 배우들이 피켓라인을 지키게 한 이유다. 그들이 따낸 협약은 초기 목표를 확보했다: 사용에 대한 규정과 기준을 마련하고, 영화 스튜디오와 제작자들이 준수해야 할 계약 의무를 설정하는 것이다.

148일간의 파업 끝에 WGA 회원들은 AI가 사람이 아니며 따라서 그 산출물이 “문학적 자료”로 간주될 수 없다고 명시한 계약을 비준했다. 회사는 여전히 작가에게 AI가 생성한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작업하도록 요청할 수 있지만, 이는 작가의 보수나 크레딧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는 기업들이 처음부터 AI를 사용하는 인센티브를 줄이는 규정이다. 또한, 계약에 따르면 회사는 ChatGPT나 다른 프로그램을 포함한 생성형 AI를 작가가 직접 사용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

118일간의 파업 끝에 비준된 SAG-AFTRA 계약은 작가들의 계약보다 더 광범위한 AI 규정을 제공하며, 이는 기술이 이미 조합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사실을 반영한다. 스튜디오들은 이제 배우의 “디지털 복제본”이나 목소리, 외모를 생성하거나 사용할 때 배우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를 사용할 경우 현장에 직접 있는 것과 유사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

영화 산업 노동자들만이 AI와 관련하여 협상하는 것은 아니다. 2023년 11월, 라스베이거스의 접객업 노동자들인 요식업노조(Culinary union)의 회원들은 AI에 의해 바뀌거나 대체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재교육을 포함한 확장된 기술 권리를 확보했다. 언론인들 또한 AI의 최전선에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사의 기사가 기술 훈련에 사용되었다며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했지만, 복스 미디어, 뉴스 코프(월스트리트저널 발행사), 디 아틀랜틱, 파이낸셜 타임스 등 다른 매체들은 OpenAI와 계약을 맺었으며, 다양한 언론사들이 AI로 생성된 기사를 실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WGA와 전국언론노동조합(NewsGuild)이라는 두 개의 주요 언론인 노조는 AI로부터 글쓰기 보호를 요구했다. WGA-East 소속인 파이낸셜 타임스 길드(Financial Times Guild)는 AI와 같은 새로 도입된 기술의 영향을 협상할 권리를 처음으로 확보한 단체다. 파이낸셜 타임스 스페셜리스트(FT Specialist)에서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취재하는 데이비드 아이젠버그에 따르면, 회사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단순히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제한하고자 했지만, 조합원들은 법적 협상 권리의 의무를 주장했으며, 지난해 여름 비준된 첫 번째 협약에 그 내용이 포함되었다.

뉴스길드(NewsGuild, 언론노조)의 모(母)조합인 미국통신노동자연합(CWA)은 최근 직장 내 AI에 대한 원칙을 수립했다: 책임성, 사전 협상, 초기의 의미 있는 노동자 참여다. CWA는 언론인뿐만 아니라 콜센터, 통신 및 기술 분야의 노동자들(알파벳 노동조합-CWA는 구글 및 알파벳 주식회사 내 다른 회사들에서 AI 시스템을 작업하는 회원들을 포함)을 대표하므로, 노동 운동 전반에 걸쳐 채택할 가치가 있는 기준을 수립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AI는 번영을 구축하고 인간의 창의성을 해방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노동자들을 위해 작동할 때만 가능하다”고 CWA 회장 클로드 커밍스 주니어는 AI 원칙 발표 성명에서 말했다. “우리는 조합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AI가 노동의 미래를 어떻게 형성할지에 대해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조합 협약에 의해 보장된 목소리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CWA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직접 조직 활동을 하고 있는 사례는 이 성명이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준다. CWA는 비디오 게임 지주 회사인 자회사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에서 수백 명의 품질 보증 노동자를 대표하고 있다.

팀스터스(International Brotherhood of Teamsters)도 유사한 성명을 발표했으며, 뉴욕주 팀스터 회의는 “모든 유형의 인공 지능은 안전한 작동을 요구함으로써 대중을 보호하고, 팀스터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미국 노동력에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문제를 의미 있게 해결하기 위해 규제되어야 한다”고 증언했다. 이 조합은 자율 주행 차량을 조합원에 대한 위협으로 지목했고, 최근 비준된 UPS 협약은 주요한 승리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자율 주행 차량의 도입하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과정 초기에 노동자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 조합회의(AFL-CIO) 회장 리즈 슐러는 2023년 12월에 말했다. “우리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브레인스토밍하고,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구현하자.” 이 노동 연맹은 AI 도입에 있어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술 자체의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슐러는 이를 “공동 창작 과정”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목표는 AFL-CIO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최근 협력 관계에서도 반영되었는데, 이 협력은 회사의 기술 개발자들과 노동자들이 통찰력과 우려를 공유할 수 있는 메커니즘과 당사자들이 공동 정책 권고안을 공식화할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이 협정은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노동자들이 조직화할 경우 중립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자 참여에 대한 다른 실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동 연맹의 기술 연구소는 노조 버스 운전사들에게 자율 주행 버스에 대한 관점을 제공하도록 했으며, 그 결과 카네기 멜런 대학 교수들은 기술이 운전자들의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백서가 작성되었다. 이 백서는 또한 “자율 주행 기술은 버스 운전자가 노인의 도움을 주는 등 승객의 요구에 응대하고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더 인간적인 부분을 대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몇 년 전, 슐러와 유나이트 히어(UNITE HERE)의 조합원 대표단은 AI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기술 강자인 카네기 멜런 대학을 방문했다. 한 교수는 “어떤 사람이 야채를 썰 때의 속도와 동작의 품질을 측정할 수 있는 최첨단 도마”를 시연했다. 슐러는 한 매체에 “기본적으로 우리가 기술이 야채를 써는 단계 바로 직전에 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AI를 멈출 것인가, 길들일 것인가?

SAG-AFTRA 지도부가 작년 스튜디오들과의 잠정 합의 세부 사항을 발표했을 때, 일부 배우들(그리고 몇몇 조합 이사회 회원들조차도)은 AI에 대한 보호 조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비준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촉구했다. 협약은 AI 보상 및 동의 요건에 예외를 두고 있으며, 배우의 디지털 복제가 “논평, 비평, 학문, 풍자 또는 패러디”에 사용될 때 이를 허용하는 모호하고 잠재적으로 폭넓은 예외 규정을 포함한다. 다른 사람들은 AI 사용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것에 반대하며, 기술이 현재와 미래의 조합원들에게 명백한 위협이라고 주장했고, 조합의 역할은 AI를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것은 고용주들이 AI를 계속 도입함에 따라 계속해서 벌어질 논쟁의 초기 사례였다. 노조는 AI를 막아야 할까, 아니면 단순히 그 사용 및 개발에 대해 발언권을 확보해야 할까? 노조의 노력으로 기술의 반(反)노동자적 영향을 중화시키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밤새 걱정하게 만드는 실직 공포를 덜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SAG-AFTRA 비판자들이 옳고, 사회 전체에 이익을 주는 AI를 생산할 기회가 있었다면 그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었을까?

노동 지도자들이 기술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 노력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술을 반대함으로써 진보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우리 삶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해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상상은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 직장 외의 기술적 위험을 제외하더라도, 어디에서나 AI는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감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언젠가는 그들을 대체할지도 모른다. 이 기술은 직장에 “도입되는” 것이 아니라 '강요'된다.

조직화된 노동자들이 협약에서 이러한 경영적 강압에 맞서 방어 조치를 확보하기 위해 싸우면서, 그들은 그러한 경험을 입법 및 규제 개선을 위한 발판과 시험장으로 삼아야 한다. AI가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노동자들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것은 또한 그들을 하나로 결속시켜 노동 운동이 맞설 수 있고 또 맞서야 할 공통의 적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순간도 지체할 수 없다. 미조직 노동자들도 그(조직 노동의 투쟁)에 기대어 있다. 

[출처] US Unions Take on Artificial Intelligence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알렉스 N. 프레스(Alex N. Press)는 노동 조직화를 다루는 Jacobin의 스태프 작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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