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화물노동자 파업 중 약 100명 연행…“경찰은 SPC 경비대”

26일까지 조합원 97명 연행·25명 부상, 화물연대 “폭력경찰의 인권유린, 당장 중단돼야”

파업 중인 SPC 화물노동자들이 경찰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경찰이 파업 현장에서 ‘불법 시위’를 벌였다고 잡아들인 이들은 26일까지 97명에 달한다. 파업이 시작된 지난 2일부터 한 달도 채 안 돼 100여 명에 가까운 노동자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것이다. 더욱이 작은 부상을 빼더라도 25명의 조합원들이 경찰의 해산 시도나 연행 과정에서 다쳐 경찰이 ‘SPC 자본의 사설경비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7일 오후 세종시 금남면의 SPC 삼립 세종 밀다원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폭력을 규탄했다. 화물연대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격해지는 국면 속에서 파업을 중재하고 파업현장의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없고 오로지 SPC자본의 사설경비대만 있을 뿐”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으로 무장한 경찰의 방패와 카메라는 SPC자본의 사유재산과 울타리를 지키는 데 쓰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경찰의 진압은 날로 거세져 지난 24일과 25일엔 각각 29명과 21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 화물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들로, 쟁의행위 시 대체인력 투입을 금지하는 노조법 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어 스스로 대체인력에 의한 수송을 막고 있는 처지다. 이에 경찰은 수송 방해 과정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겠다며 경력을 대폭 증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대전, 충남, 대구, 충북 5곳에서 기동대 11중대 등 8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한 상태다.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을 연행하기 위해 사복 경찰들이 몰려든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경찰에 연행돼 이틀 만에 유치장에서 나온 한 노조 간부는 경찰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간부는 “현장에서 접촉 사고가 있어 근처 교통경찰에 사고를 인계하고 현장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체포하겠다며 다가왔다. 이후 사복경찰들이 몰려와 나를 짓밟아 내동댕이치고, 그 상태로 뒷수갑을 채웠다. 정말 치욕적이었다. 이틀 만에 유치장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조합원들이 있다.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보호하는 경찰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복 경찰들이 땅에 넘어진 조합원 위로 몸을 실어 수갑을 채우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에선 현재 진행 중인 파업이 원청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SPC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화물연대본부는 “SPC자본은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며 경찰의 방패 뒤에 숨어있다”라며 “노조파괴는 가장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더니 막상 파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어떤 교섭도, 책임도 회피하며 팔짱만 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건 SPC의 약속 위반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약속을 계속 어겼고, 심지어 약속한 지 5분도 안 되서 파기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SPC는 화물노동자의 파업을 유도했다”라고 꼬집었다.

SPC 파업으로 빵 대신 과자 먹은 현대차 노동자들? 보수언론의 노동자 갈라치기 시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도 파업으로 이어진 이번 사태가 SPC의 노조혐오에 기반한 노조파괴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수언론과 정치권은 파업에 나선 화물노동자들 때문에 가맹점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봤을 때 오히려 SPC가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을 의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보수언론은 화물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대공장 노동자들이 ‘간식난’을 겪고 있다며, 화물 파업이 노동계 안에서도 고립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이번 파업은 사실상 SPC가 종용한 것에 다름없다”라며 “전국적에서 동시에 벌어진 합의파기는 SPC가 ‘계획한’ 노조파괴 행위의 증거”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SPC(물류자회사 GFS)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화물연대본부와 SPC-GFS, 운송사 상생협의체가 기간 각 지역별로 합의해온 ‘노동조건과 교섭방식’의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후 몇몇 지역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묻지 않기로 했던 막대한 액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를 명목으로 급여를 차감하기도 했다. 파업의 직접적 계기는 광주 지역 증차와 관련한 이슈였지만, 전 지역에서 화물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SPC의 탄압이 노골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27일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SPC 자본은 노동과 노조혐오에 기반한 노조파괴 의도를 철회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합의이행에 나서라”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화물노동자들에 대한 착취와 탄압은 SPC 자본의 뿌리 깊은 반노동, 반노동조합 정서에 기인하며 전체 자본의 지지와 수구 언론의 지원을 받으며 자신들의 속내와 이익의 관철을 위해 최선두에 서있다”라며 “특히 이번 SPC 자본의 무리수는 자본의 무한 수탈에 브레이크를 거는 ‘안전운임제’의 일몰과 함께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화물노동자들의 요구에 족쇄를 채우기 위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음이 자명하다”라고 강조했다.

화물연대 “노동자의 권리 지키는 정당한 파업에 마음 모아 달라”

한편, 화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화물연대의 파업이 “SPC의 노동자 탄압, 노동조합 파괴에 맞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와 자부심을 지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안전하게 빵을 운송할 수 있도록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지지를 호소드린다”라며 “SPC의 노골적인 탄압에 맞서 화물노동자 삶을 지키고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정당한 파업을 마음을 모아 지지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또 다른 피해를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에게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화물연대는 “이 싸움이 길어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화물노동자와 가맹점주이며, 이익을 보는 것은 SPC다. 그렇기에 SPC는 사안을 원만히 마무리하기 위한 화물연대의 교섭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라며 “화물연대는 누구보다 빠르게 이번 사안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가맹점주의 마음에 십분 동감하며, 가맹점주와 화물노동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파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복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기사
기획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온라인 뉴스구독

뉴스레터를 신청하시면 귀하의 이메일로 주요뉴스를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