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휴가 없는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 "쉴 권리도 차별하나"

LG, ‘개인사업자’ 명분 내세워 휴가 배제…매니저들 “우린 현장의 노동자”

LG전자 가전제품에 대한 관리 및 점검을 하는 노동자들이 백신 휴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회사가 백신 유급 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것을 ‘차별’로 규정하고, 안전과 건강에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등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에 대한 백신접종 유급휴가 부여를 촉구했다. LG전자 본사를 비롯해 대부분 계열사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시 최소 1~2일의 유급휴가를 보장받고 있지만,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그 대상에서 빠져있는 점이 지적됐다. 심지어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과 계약한 하이케어솔루션(주)는 사무직 직원들에겐 백신 유급휴가를 부여하면서도, 한 달에 200가구를 방문하는 케어솔루션 매니저들에겐 유급휴가를 보장하지 않았다.


김정원 LG케어솔루션지회 지회장은 “우리 매니저들은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백신 유급 휴가에서 제외됐다”라며 “필요할 땐 가족이라고 하면서 아플 때 쉴 권리를 달라고 하니 특수고용직 개인사업자라는 명분을 앞세운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회장은 “매니저들은 백신 접종 당일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점검을 나간다. 사측이 스케줄 정리를 매니저의 문제로만 치부하기 때문이다. 백신을 맞고 너무 아파 방문 시간을 변경한 한 매니저에게 LG전자 고객센터를 통해 항의가 들어왔다. 고객센터는 매니저에게 주의시키고 시정하겠다고 답변했는데, 무엇을 주의시키고 시정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라고 모든 책임을 매니저에게 지우는 사측을 규탄했다.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의 열악한 상황은 전국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경상도, 충청도 등에서 일하는 매니저들도 백신 접종 후 아파도 쉴 수 없었던 상황을 호소했다.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은 전국적으로 약 4,800여 명으로 집계되고, 대부분 여성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노조를 설립했으나 사측이 노조 인정을 지속적으로 거부해 단 한 차례의 교섭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노위, 중노위는 LG케어솔루션 매니저를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며 사측이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하이케어솔루션(주)는 이를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시작했다.

김도현 금속노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하이케어솔루션(주)가 시간끌기를 그만하고 즉각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수석부지부장은 “지난해 5월 노조를 만들면서 회사가 갑질하지 않고, 업무 수행 비용만이라도 보전해야 한다는 것을 요구로 내걸었다. 그렇지만 단 한 차례의 교섭도 열리지 않았다. 노조법상 노동자들이 맞는지 확인해 본다며 시간만 끌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김정원 지회장 등은 LG하이케어솔루션 측에 서명지를 전달했다. 이 서명지는 LG케어솔루션지회가 지난 8월 11일부터 약 한 달여간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통해 모은 것으로, 시민 1만628명이 LG케어솔루션 매니저들의 백신 유급 휴가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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