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불평등 해결의 걸림돌, 기재부 해체하라”

“기재부에 권력 과도하게 집중돼” 해체 운동 선포

공공운수노조가 기획재정부를 사회 불평등 해결의 걸림돌로 지목하고 해체 운동에 나섰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 공화국 해체 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실질적으로 해체하고 예산, 기획, 재정, 공공기관 운영제도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취지다.

노조는 기재부가 낡은 재정 건정성 논리로 코로나19 위기에서 노동자, 서민의 고통을 외면해왔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코로나19 대응 추가 재정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2%지만, 한국은 3.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관련해 노조는 “정부는 올해 세수를 터무니없이 낮게 예측해 정작 필요한 곳에 재정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라며 더구나 “내년 예산안은 작년 대비(추경 기준) 지출액이 0.5조 감소했을뿐더러, 올해 경상 GDP 성장률이 약 5.6%로 예측되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긴축 예산”이라고 꼬집었다.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기재부가 국가재난 상황에도 재정 건정성을 운운하며, 곳간 문을 걸어 잠그는 사이 불평등과 양극화는 악화일로에 서 있다”라며 “기재부가 재벌 대기업에 편중된 재정 정책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다. 노동자, 서민, 자영업자의 곡소리가 터져 나오는데 대체 정부는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기재부가 시장 만능주의, 친재벌 경제·재정 정책으로 불평등을 확대시켜 왔다고도 비판했다. 기재부의 정책 방향이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자영업자, 노동자 손실 보장 등 일반 시민에게는 인색했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복지·노동 관련 지출보다 산업 지원 지출이 훨씬 빠르게 늘어났다고도 덧붙였다.

이진형 경기지역지부 지부장은 “자회사 사장, 원청과 교섭을 해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말은 ‘기재부에서 안 해 준다’라는 것”이라며 “자회사뿐 아니라 직접 고용 공무직으로 전환이 돼도 우리의 임금과 처우는 용역이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최저임금, 휴게 공간도 받지 못하고 허울 좋은 자회사와 공무직으로 살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노조는 기재부가 공공기관을 수익성 중심으로 통제해 공공성을 후퇴시켜왔다고 했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정부는 올해 국립대학교병원의 경영평가 결과를 기관의 예산지원 사업과 연계시킨다고 발표했다. 수익성 중심의 평가지표로 구성돼 공공성 침해와 정부의 노동 탄압 정책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공공성을 최고 가치로 세워야 할 공공병원에 수익성을 기준으로 줄을 세우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재부를 비판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높았다. 정다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탈시설 장애인 자립 지원 로드맵을 발표하자 장애인 가족들이 ‘탈시설은 사형 선고다’라고 반대했다”라며 그 이유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주택과 24시간 개인별 지원 서비스가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보장하기 위한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국가 무책임의 핵심 주범은 정부 내에서도 ‘기획재정부’다. 기재부가 OECD 국가 꼴찌 수준의 장애인 예산으로 장애인과 그 가족을 용납할 수 없는 죽음의 현실로 몰아넣고 있다”라고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기재부 해체 운동을 통해 △정책기획, 예산기능, 조세·재정 기능을 분리하고 행정부와 입법부의 견제와 균형을 회복 △경제·재정 정책을 사회 정책 우위로 전환하고, 재정 건정성, 시장 만능주의와 같은 낡은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 전면 수정 △공공기관 운영을 기재부로부터 분리하고 노동자·시민의 민주적 참여를 강화하는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27일 총궐기를 시작으로 정책 토론회 개최를 통해 기재부 해체 운동과 관련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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