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3주기…김미숙 이사장 모란 공원 찾아 추모

여전히 위험한 발전소 현장, 정부는 안전과제 점검하며 양적 성과에만 치중

3년 전인 2018년 12월 10일,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사내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주) 소속의 김용균이다. 어렵게 꾸려진 특조위는 진상조사를 마치고 “시키는 대로 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고, 원하청 모두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구조적 모순으로 안전을 내버려둔 결과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그간 서부발전은 김용균이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며, 산재사망을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려 했다.

[출처: 백승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선전부장]

10일 예정된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3주기 마석모란공원 추모제는 관계자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부득이하게 취소됐다. 김용균의 어머니이자 김용균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미숙 씨는 소수의 인원과 함께 마석모란공원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출처: 백승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선전부장]

김미숙 이사장은 추도식을 위해 준비한 편지에서 “이 아픔과 분노를 만든 원인은 역대 기득권과 정부의 잘못과 우리들의 무지함에서 파생된 잘못된 희생이라는 결론이 나왔다”라며 “이윤을 위해서는 인간을 하찮게 여김을 당연시했던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판단이다”라고 썼다.

이어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죽음의 고리를 끊어 버리려한다”라며 “지금 당장은 너를 죽게만든 서부발전을 상대로한 재판에서 가해자들을 엄벌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있고 내년초에 시행될 중대재해 처벌법이 잘 진행되도록 지켜볼 거란다”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고 김용균 노동자의 3주기를 하루 앞둔 9일 관계부처・민간위원 합동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 이행점검보고서>를 발간했다. 2019년 1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얼마만큼 이행했는지에 대한 평가였다. 정부는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으로 56개 과제 중 47개는 완료하였고, 9개는 진행 중”이라고 보고했다. 구체적으로 원청의 안전보건 책임 강화 분야에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및 법 위반 시 양형기준 상향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등이 이뤄졌고, 노동조건 개선 분야에선 △유해·위험작업 2인 1조 투입을 위한 인력 충원 등이 추진됐다고 발표했다.

[출처: 백승호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선전부장]

그러나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는 정부 발표에 대해 “양적 성과에 치중했다”라며 “여전히 석탄화력발전 노동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의 변화는 더디기만 하다”라고 개탄했다. 특히 특조위가 권고한 발전현장 안전강화 대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료환경설비 운전 및 경상정비 노동자 직접고용 정규직화 △노무비 착복 근절 △안전보건체계 구축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지적했다.

9일 열린 ‘김용균특조위 이행점검 보고회’에서 이태성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한전산업개발 발전본부 사무국장은 “운전분야 2983명, 경상정비 3578명, 총 6561명 중에 단 1명도 정규직화 되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무국장은 “이렇게 정규직화가 한 명도 되지 않은 이유가 발전사 원하청 자본의 아주 복잡한 이해갈등이 있었고, 여러 가지 카르텔이 형성된 전력 시장 내에서 재공영화하는 것이 실제로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어 “발전소 경상정비업무들을 더 개방해야 된다는 논리들이 작동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도 발전산업을 더 개방해야 된다는 논리를 통해 공동수급 의무화를 현실화하려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공동수급 의무화 계획이란 하나의 일감 계약을 2개 이상 사업자가 공동으로 도급하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의 외주화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어 노조와 노동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발전소 하청은 4차 밴드까지 총 400개가 넘는데 군소 민간업체들의 난립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0일 오후 3시와 오후 7시 온라인에서 김용균 3주기 추모가 이어진다. 오후 3시엔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내가 김용균이다’를 검색하는 추모행동이 계획돼 있다. 오후 7시엔 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와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주최로 온라인 공간에서 촛불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미숙 이사장이 추도식을 위해 준비해 온 편지 전문은 아래에 싣는다.

용균이에게

네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피켓을 볼때마다 엄마는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슬픔을 머금은듯한 너의 눈가는 무언가 다짐하고 해보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어. 위험하고 더러운 현장에서 얼마나 비정규직의 비애를 느꼈으면 들어간지 3개월도 안된 네가 대통령 만나서 해결하자고 피켓까지 들었을까?

엄마는 그런줄도 모르고 첫 직장생활은 배우느라고 원래 힘든 것이니 잘 적응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어. 엄마의 무지함이 둘도 없는 아들을 지켜내지 못한것 같아 매일 가슴치며 살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온몸이 부서지면서 세상에서 제일 큰 아픔을 느끼며 죽어갔을 너는 내 분신이기에 나또한 너처럼 죽은거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하나님은 아들 예수가 못박혀서 죽었을때 나보다 더 힘들었을까? 나는 세상에서 제일 큰 고통과 형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신은 나에게서 가장 중요한것을 가장 아프게 빼앗아 갔다. 이유가 뭘까? 이 아픔과 분노를 만든 원인은 역대 기득권과 정부의 잘못과 우리들의 무지함에서 파생된 잘못된 희생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윤을 위해서는 인간을 하찮게 여김을 당연시했던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죽음의 고리를 끊어 버리려한다. 지금당장은 너를 죽게만든 서부발전을 상대로한 재판에서 가해자들을 엄벌 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있고 내년초에 시행될 중대재해 처벌법이 잘 진행되도록 지켜볼거란다

우리 용균이는 나에게서만 그치지 않더구나. 요즘 청년들과 비정규직들이 설곳 없어 겪는 비애 이고 아픔이다. 누군가에게는 금지옥엽 키웠을 이웃을 살리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거야. 사회가 안전해야 더이상의 죽음을 막을것이기 때문이야. 그것이 우리 유족들과 피해자들이 사람들을 위하는 숭고한 사랑이고 바램이라 생각한다.

용균아, 벌써 3주기가 되는 동안 엄마는 그런 마음으로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다시는 엄마같은 유가족이 생기지 않도록 더 힘내볼거야.

언젠가 너를 다시 만나면 무지했던 엄마가 너로인해 얼마나 많은것을 알게 되었는지 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어떻게 지냈는지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다시살린 너의 역활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자랑스레 얘기할수 있도록 말이야.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네가 너무 보고 싶구나 천개의 바람이 네가 어디에 있든지 네 곁에 머물고 싶다.

그때까지 지켜봐주렴.

[출처: 발전비정규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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