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는 청년 대중과 만날수 있을까?

[사회주의 좌파 경선 후보 대담①] 이백윤‧이갑용‧박성철 후보가 말하는 사회주의 대중화

<참세상>은 지난 13일, 사회주의 좌파 공투본 대선 경선에 후보로 출마한 이백윤(기호 1번), 이갑용(기호 2번), 박성철(기호 3번) 후보와 대담을 진행했다. 이번 대담에서는 사회주의 대중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이후 창당할 사회주의 대중정당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울러 <참세상> 기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독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을 취합해 후보자들에게 질의했다. 이번 대담 기사는 총 3회에 걸쳐 게재될 예정이다.

대담자: 이백윤(기호 1번 변혁당), 이갑용(기호 2번 노동당), 박성철(기호 3번 노동당)
진행: 윤지연 편집장
패널: 박다솔, 은혜진 기자


  왼쪽부터 이백윤 후보(기호1번, 변혁당), 이갑용 후보(기호2번, 노동당), 박성철 후보(기호3번, 노동당) [출처: 유용현 노동당 조직국장]

윤지연 편집장(이하 윤지연): 참석해주신 후보자들께 감사드린다. 세 후보자에 대한 인터뷰는 한 차례 진행했고, 이번 대담에서는 그 때 못다 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대담 주제는 사회주의를 어떻게 대중적으로 확산시킬 것인가, 그리고 준비하고 계신 사회주의 대중정당 창당과 관련한 것이 될 것 같다. 공식 대담 질문 9개가 준비 돼 있고, 이 외에 사흘간 독자에게 받은 설문조사를 토대로 질문을 드릴 예정이다. 총 46개의 질문을 받았고, 기자들이 취합해서 정리했다. 독자들이 보내준 질문은 대체로 따뜻한 응원의 질문들이 많은데, 유세 현장에서 이미 응원을 많이 받고 계신 것 같아 저희는 날선 질문들로 구성해 봤다.

먼저 가벼운 질문부터 드리겠다. 지금의 시대인식과 관련해 열 글자로 표현한다면?


이백윤 후보(이하 이백윤): 이 질문은 재미코드라고 생각했는데, 시대인식이 들어가니 무거워진다. 저는 이렇게 잡았다. ‘불안하지만 탈출구 없는.’ 전 세대 통틀어 표현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의 청년세대가 처해 있는 현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이렇게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갑용 후보(이하 이갑용): 지금 보면 그냥 모든 게 다 돈이다. 그래서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박성철 후보(이하 박성철): 부연 설명 없이 말씀드리자면, ‘인간도 아프고 지구도 아픈’ 시대라고 얘기하고 싶다.

윤지연: 사실 ‘사회주의’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진다. 현재 선거인단 참여에 나이제한이 없는데, 가장 어린 유권자를 13세라고 가정했을 때 이들에게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이갑용: 이제 13살 때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13살 즈음 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사회주의는 어렵게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힘들지 않게, 어렵지 않게 일할 수 있고, 가족도 화목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굳이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 사회. 13살이면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않은 나이일 수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 저는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박성철: ‘지구의 땅과 강과 바다, 하늘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다. 원래 이곳은 누구도 주인이 없다. 우리가 잠깐 빌려 쓰고 다음 미래에 넘겨줘야 하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이것을 개인이 소유토록 하고, 거기서 나오는 이윤을 개인이 독점한다. 그리고 이윤을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의 몫을 빼앗는다. 사회주의는 이와 반대로 이것을 우리 모두의 것으로 다시 되돌리는 사회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생산물들을 같이 소유한다. 그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 단 한사람이라도 차별 혹은 배제 당하지 않고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는 것이 사회주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백윤: 13살 때 어떤 고민을 하면서 살았나 생각해보니, 사실 별다른 고민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어떻게 재미있게 놀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제가 13살 때 갖고 있던 정서로 지금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13살의 아이를 둔 학부모한테 물어보니 세 가지의 키워드를 얘기하더라. 게임, 아이돌, 공부다. 이것을 가지고 사회주의를 얘기해본다면, 저 역시 예전에 꿈이 헤비메탈 라커였다. 누구나 자신이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거다. 그런데 사회는 늘 돈을 벌 수 있는지 없는지, 평생 안정적인 직업인지 아닌지를 구분한다. 부모 역시 자녀들에게 그런 식으로 훈육한다. 사회주의 사회는 국가 혹은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음악이 됐든 취미가 됐든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사회다. 아울러 공부와 관련한 얘기를 하자면, 지금 어린아이들부터 입시나 학업에 내몰리고 있다. 강남에서는 6살짜리 친구에게 고액 과외를 시킨다던지, 학업 능력을 그런 방식으로 고취시키는 불평등이 있다. 낮은 소득 수준의 아이들은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어려서부터 줄 세우기 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지금의 사회다. 반면 사회주의는 입시 제도를 폐지하고 대학을 평준화 해 스펙 경쟁에 내몰리는 것이 아닌 본인의 욕구에 따라 살 수 있도록 하는 사회다. 부의 편중 때문에 나의 미래가 태어나면서 결정돼버리는 삶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라고 얘기하고 싶다.

  왼쪽부터 이백윤 후보(기호1번, 변혁당), 이갑용 후보(기호2번, 노동당), 박성철 후보(기호3번, 노동당) [출처: 유용현 노동당 조직국장]

윤지연: 말씀을 종합해보면 청소년, 청년들에게도 사회주의는 대안적인 사회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MZ세대를 중심으로 사회주의 열풍이 불고 있는데, 왜 한국에서는 사회주의가 젊은 세대에게 대안적인 이념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걸까.

박성철: 일단 질문 자체를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MZ세대가 사회주의에 찬성한다는 기사들은 봤다. 그런데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주의의 내용이 무엇이냐를 보면, 이른바 복지국가 정도 수준의 요구들이다. 미국은 사실 그조차 보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요구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한국은 해방 후 사회주의 혹은 사민주의적인 내용이 헌법에 많이 담겼고, 의료보험 등은 어느 나라보다 보장이 잘 된다. 그리고 전태일 열사 이후 70~80년대에 민주노조 운동을 하면서 이것들을 더 많이 강화시켰다. 때문에 한국에서 사회주의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현재 미국의 수준보다 더 강화된 요구여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를 하기는 현재 한국 사회의 조건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일 거다. 그 조건이 이른바 ‘경쟁’이라는 것은 잘 아실 거다. 경쟁을 통해 소수가 성과를 독차지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내면화 돼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게임의 룰 자체를 바꿔야 한다. 사회에 대한 기준들을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운동이 사회주의 정치 운동으로 확장되지 못하면서 새로운 기준을 공유하지 못했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이라 본다.

지난해 대비 올해 주식 투자자 수가 300만 명 정도 늘었다고 한다. 청년들까지 포함해 개인 주식 투자자가 1천만 명에 달하는 시대다. 이른바 대중 소비사회에서 대중 투자사회로 넘어온 거다. 국가와 사회, 공동체가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을 책임지지 못하고 개인이 다 알아서 해야 하는 조건 속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번 대선 공간에서 사회의 기준 자체를 새롭게 제시하고, 그런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공론화한다면 많은 청년들이 공감하고 합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백윤: 젊은 세대가 사회주의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열광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소위 ‘가진 자에게 더 많은 부를, 못 가진 자에게 더 열악한 삶을’이라고 표현됐던 신자유주의의 후과로 청년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는커녕 먹고 사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엄청난 경쟁으로 내몰려야 한다. 그러한 불만들이 복지나 다른 무엇으로 표현되든 새로운 사회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열망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는 왜 ‘아직’일까 하는 것이다. 저는 ‘아직’이라는 단어를 꼭 붙이고 싶다. 최근 젊은 층이 보수화됐다고 얘기 하는데, 과연 꼭 그렇기만 할까. 예를 들면 2~3년 전 페미니즘 리부트 세대, 현재의 여성주의 담론들을 적극적으로 확산시켰던 것도 지금의 청년 세대다. 그래서 청년 세대들이 사회주의라는 대안적인 체제를 더 확장시키고 폭발력 있게 가져갈 수 있는 능력과 잠재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분단 문제 등으로 사회주의가 사람들에게 대안적인 보기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폭발성과 잠재력이 새로운 대안 이념과 만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갑용: 저는 두 가지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해방 이후 독재정권 하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이 북한과 연계돼 쓰지 못했던 과정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 내용과는 상관없이 공식으로 사회주의가 설 수 없던 사회가 수십 년간 지속됐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두 번째는 20년 쯤 전부터 진보정당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사회주의라는 개념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을 빼기 시작했다. 당선되는데 불편하고 국민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르치고 앞장서야 하는 진보정당의 역할을 포기했던 것이 지금의 시대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버티고 있는 것이 힘들지만, 우리라도 이것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왼쪽부터 윤지연 편집장, 박다솔 기자, 은혜진 기자 [출처: 유용현 노동당 조직국장]

은혜진 기자(이하 은혜진): 비슷한 맥락에서 청년 세대와 관련해 독자들이 보내주신 질문을 여쭤보겠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데, 어떻게 청년 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지, 고민과 전략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주셨다.

이백윤: 사실 저희가 대선에 임하면서 소위 선거 전략이라고 표현될 수 있는 테크니컬하고 스페셜한 방안까지는 마련해내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 전략이 있느냐고 물으면 아직 충분히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는 고민은 있다. 우리가 청년 세대에게 사회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허경영이나 보수 후보들처럼 ‘우리가 달콤한 사과를 주면 너희는 맛있게 먹으면 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여태껏 무수한 사람들이 그렇게 해 왔지만 결국 청년들은 그들로부터 실망과 배신감만 느껴왔다. 그래서 여러 정책보다 우선적인 것은 청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청년은 예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자기 개발에 내몰려 있는 하나의 사회적 존재다. 그들을 일반화하며 매도하고 타자화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삶 자체를 즉시하고, 아픔에 공감하려고 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주의가 품을 수 있는 태도이자 자세이지 않을까.

이갑용: 저는 젊은 층에 꼭 차별이 돼야(차별적으로 다가가야) 하는가 묻고 싶다. 그것이 오히려 역차별을 불러오고, 이런 이야기를 할수록 보수정당에서 훨씬 더 발 빠르게 뭔가 줄 것처럼 얘기하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젊은 층이라는 사람들이 중심이 아니다. 온 세상의 편함을 주기 위한 과정이 있는 것인데 오히려 청년들이 이것을 들어줄 자세가 안 돼 있는 거다. 사회주의라는 말을 꺼내기 전에 벌써 우리와는 다르지 않느냐 하는데, 젊은 층들이 더 넓은 세계관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우리가 화두를 꺼내고 세상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건데, 세계에서 핵심이 돼야 할 젊은 층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으면 우리는 헛공론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젊은 층에게 꼰대 소리 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원래 나이 들면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나. 그런데 그 꼰대들이 하는 얘기 중에 옳은 얘기가 있다는 것,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수십 년간 해왔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얘기해야 한다. 그전까지 우리들의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성철: 청년층에서 공정담론이 거세다고 얘기하는데, 이것을 일반 청년층 전체로 일반화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청년 중에도 분명 계급과 계층이 있다. 이를테면 경쟁 체제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청년들이 이른바 공정을 문제 삼을 수 있지, 그 경쟁 자체에서 배제된 청년들은 공정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는 조건에 있다. 예컨대 편의점이나 식당, 호텔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청년들은 끼니를 거른 돈으로 아껴서 월세를 내야하고, 등록금을 내야하며, 빚을 갚아야 한다. 이런 조건의 청년들이 공정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저는 MZ세대에서 공정 담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의문시하고 있다. 오히려 공정 담론이나 경쟁조차 끼어들 수 없는 배제된 청년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얼마 전 3주기를 맞은 고 김용균 노동자가 일했던 발전소 상황을 보자. 원청에서 분명 임금으로 520만 원 정도를 내려 보낸다. 그런데 하청 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220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중간에 300만 원을 누군가가 빼가는 거다. 이런 체제가 과연 공정하냐는 것이다. 그런 식의 착취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체제는 공정하지 않다. 이런 것에 문제제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측면들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지연: 모든 청년들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공정 담론’은 두드러진 사회 현상이었다. 노동 현장에서, 예컨대 인천국제공항이라던가, 학교 비정규직,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노노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공정 담론을 넘어서기 위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주의자로서 공정 담론을 넘어설 수 있는 다른 키워드나 정책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이갑용: 조국 사태라는 표현은 공정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 젊은 세대의 얘기인데, 조국도 불과 30년 전에 사회주의 운동의 선두 주자였다. 조국도 부모로서 자녀에게 해 주고 싶은 것이 있었을 텐데, 권력을 가진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다를 것이다. 이런 사회가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잘못이다. 누구의 자녀든 태어날 때부터 부모가 못 살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살아야 하는 사회가 아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지금 젊은 세대의 이야기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고, 최선이 아닌 차선책을 찾고, 사회주의라는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어왔던 지난 20년의 세월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다. 그들을 찍어준 사람들이 지금도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고, 거기서 떨어지는 꿀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단절해야 한다. 꿀을 찾기 위해 살았던 적이 없는 여기 세 사람이 후보로 나왔다는 것만 해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박성철: 공정 담론을 넘어서는 사회주의자들의 대안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금 부드럽게 얘기하자면 저는 사실 두 가지 운동을 굉장히 즐겨하고 좋아한다. 하나는 그야말로 물리적인 운동이고, 또 하나는 정치적인 혹은 사회적인 운동이다. 이 두 가지는 모든 시민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청년층에서 등산을 하는 인구가 굉장히 많아졌다고 한다. 실내에서 운동을 할 수 없으니 야외로 나가게 됐고, 그중 하나가 등산이 된 거다. 등산이라고 하면 40~50대 이상이 주로 하는 취미라고 생각했는데 외부적인 조건 속에서 이제 세대를 아우르는 운동으로 그 가치를 공유하게 된 거다. 건강을 위해서건 자기실현을 위해서건 운동을 하려면 충분한 여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걸 누릴 수 없는 조건이지 않나. 이런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현재의 경쟁이나 공정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정한 경제의 전제조건은 경쟁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과 지위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소수에게만 집중될 때 사회적으로 오히려 불안해진다. 그래서 물리적인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적인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그 정치적인 운동은 우리 사회의 기준과 국가와 사회의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특정한 정치인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컨대 지금 우리 후보들이 다 40대 이상이지 않나. 왜 이곳에는 청년 후보가 없을까. 대선 후보가 되려면 40세 이상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이 조건에 동의하나. 이 자체를 바꾸자는 것이다.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것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백윤: 일단 공정 담론이 곧 청년 세대라는 식으로 얘기되는 것에 불편함이 있다. 비슷한 예로 얼마 전 《워커스》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재벌 대기업의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에 70% 이상이 찬성을 했다. 공정 담론이 지나치게 청년 세대 전체를 포장하는 방식으로 부풀려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청년 세대가 경쟁에 훨씬 내몰려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청년 세대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쟁이 없어도 되는 사회,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얘기해보고 싶다. 저는 오징어 게임이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다들 재밌어하더라. 거기서 보면 주최 측이 반칙한 참가자를 총으로 쏴 죽이지 않나.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경쟁의 룰을 어겼다고 죽이는 거다. 극한의 상황으로 사람들을 몰아넣고, 그 상황에서 룰을 어겼다고 하는 것이 모순적이지 않나. 심지어 주최 측은 나중에 자기들이 임의적으로 룰을 조작한다. 이것이 지금 이 자본주의 사회가 이야기하는 공정의 민낯이다. 그래서 게임의 룰이 공정하냐 아니냐를 떠나, 그 게임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우리는 국가 책임 일자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부각되고 있는 것이 가사‧돌봄 노동이다. 국가 통계 상 약 110만 명이 관련 노동을 하고 있다. 애초 문재인 정부는 국가가 가사‧돌봄 노동을 일정 부분 책임지려 했지만, 기업과 자본의 반발 때문에 모두 민간에 풀어버렸다. 그래서 110만 명 중 5%만이 국가가 고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부 민간에 맡겨져 있다. 그러다보니 정말 질 낮은 일자리가 돼 버렸다. 가사‧돌봄 노동의 110만 일자리는 사실 국가만이 아닌,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이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이를 통합적으로 논의하고 관리하고, 그 책임은 공공이 지는 시스템으로 바뀐다면 공공적 필요에 따른 국가 책임 일자리가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기업의 이윤을 만들기 위한 노동이 아닌,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성취를 위한 노동으로 바꿔나갈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110만의 일자리를 가져오는 운동을 청년 세대와 함께 충분히 열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은혜진: 박성철 후보가 세 후보 모두 ‘중년’이라고 말씀하셨다. 관련해 독자가 보내온 질문을 드리겠다. 세 후보 모두 중년이자 남성이다. 정의당과 진보당은 당 대표나 대선 후보가 여성인 경향이 있는데, 노동당과 변혁당에서는 이번 경선 후보를 비롯해 여성 대표자를 보지 못했다. 이갑용 후보와 박성철 후보는 당 대표 경험도 있는데, 여성 대표자를 세우기 위한 고민이 있었나. 또한 좌파 조직의 대표와 대선 후보가 중년 남성으로만 구성되는 경향에 대해 평가를 부탁한다는 질문이 있었다.

박성철: 정말 고민하는 문제다. 당내에서도 굉장히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당사자들이 결의하고 나서 줘야 하는 문제다. 관련해서 두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좌파활동가들이 대선 후보, 혹은 공직 선거에 나서는 것 자체를 굉장히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른바 의회정치라는 것에 반감을 많이 갖고 있다. 또한 어떤 직업적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노선을 견지하며 대중 정치를 한다고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 하나는 훌륭한 여성 활동가들이 많은데, 대부분 현장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보니 당직이나 공직에 나서기에 어려운 조건이 있다. 특히 대선의 경우 역할이 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것을 준비하지 못한 것은 저나 우리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좀 더 많은 분들이 당사자로서 힘을 내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앞으로 같이 건설할 대중정당에서도 최대한 그런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

이백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여성으로서 대표되는 것들이 있다고 보고, 그것은 남성인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이를테면 여성이 특정한 지위에 올라서 있는 것 자체가 가져다주는 메시지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후보 전체가 모두 남성이라는 점, 그것으로 표현되는 한계를 지적한 것은 뼈 때리는 질문이다. 한편으로 변혁당의 경우 당원들이 여성주의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40%정도는 남성이다. 남성으로서 여성주의 운동을 하니 표현이나 내용에 있어 좀 더 신선하게 다가오거나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현재 3명의 남성 후보가 나온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남성임에도 여성의 삶과 여성주의에 대해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진정성 있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재생산권 문제를 비롯해 여성이 상당 부분 부담할 수밖에 없던 가사‧돌봄 노동 문제, 남편의 경제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연금 제도의 문제를 사회주의적으로 재편하는 것 등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갑용: 사실 어려운 문제다. 진보정당 내에 운동하고 계신 여성 동지들의 위치나 내용을 보면 독자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움직일 수 있을 만한 구조가 안 돼 있다. 민주당이나 정의당으로 간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조금 편한 위치에서 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구조가 됐지만, 우리는 그런 구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첫 번째 약점이기도 하다. 다른 할 만한 사람이 하겠다고 선언했으면 저는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편에서 정당들이 대개 몇 프로 여성 할당을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20년 전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시작됐다. 제일 약하고 작은 민주노동당이 세상에 나오면서 30% 여성 할당을 들고 나왔다. 지금 이것은 보수 정당에서도 적용된다. (비례대표의 경우 여성후보 공천 30% 의무화 등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지역구 의원을 공천할 때 여성을 30% 이상 추천하도록 하는 것은 ‘권고’에 그치고 있다. -편집자 주-) 반면 진보 정당은 여성이 설수 있는 구조를 넓히지 못하고 선거 때마다 이합집산을 했다. 그러다보니 국민을 표로 보는 시각이 우리 스스로를 다 망쳤다고 생각한다. 이제 여성과 남성이 구분되는 사회는 아닌 것 같다. 왜 남성 세 사람만 나왔느냐, 그렇게만 보지 마시고 남성 셋이 나오기는 했지만 국민의당이나 민주당, 정의당에 있는 여성들보다 훨씬 여성에 대한 정책이나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왔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여성 동지들 중에서 이 일을 하겠다고 나서신 분이 계신다면 저는 언제든 제가 하고 있는 자리를 그분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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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 시민

    당신들이 말하는 소위 사회주의라는 건 무엇인가. 허경영이 무언가 내준다는 공약은 사과이며 이득 단꿀 그런걸로 사람들을 꼬득이는 거라고만 보는것인가? 그럼 단도직입넉으로 묻자. 인구소멸이 가까운 출산률 결혼률. 국가가 소멸할수있는 위기상황이다. 이것에대한 당신들의 명확한 해법과 로드맵이 있는가? 피상적인 말들만 굴리지말고 당신들이 무시한 허경영 공약을 그 내용과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고 오라. 당신들의 공약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가 않다.

  • 지나가는 시민

    그동안 민주노동당을 비롯 소위 진보적인 정당을 이십년동안 지지해온 사람으로서 심상정 노회찬을 비롯 그 정당이 원내로 들어가고 거기서 무슨일을 했는지 지켜보면서 더이상 지지할수 없는거다. 그런 정당들을 지지했던건 부익부빈익빈의 사회 불공정을 해소할 정책을 기대한것이었다. 그러나 원내정당으로 들어간 당이든 당신들이든 그런걸 해결할 구체적인 공약조차 보이지 않으면서 입바른 말만한다. 그에비해 삼십년동안 일관된 공약을 내세운 허경영의 공약을 보면볼수록 내가 그동안 진보적인 정당에서 찾고자 했던 모든 비젼이 거기 있었다. 제발 허경영을 정치혐오라 치부하지 말고 스스로 통렬히 반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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