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3년 최임 투쟁 선포…“윤 정부와의 첫 충돌 예상”

올해 최저임금 심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문제로 격돌할까

매년 난항을 겪어온 최저임금 심의지만 2023년도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는 더욱 큰 갈등 속에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경영계가 요구하는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인상률 신경전도 아닌 제도의 근간을 흔들면서 인상 자체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새정부와의 ‘첫 충돌’ 지점이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이 될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1차 전원회의가 예정된 5일 오후 민주노총은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최저임금법 개악 시도’라며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역 차등적용은 현행 최저임금법에 포함되지도 않는 내용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저임금 지역에서 고임금 지역으로의 인구이동이 발생하는 등 실질적인 지역 차별이 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또한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업종별 생산성 및 지불능력의 차이가 업종별 차등적용을 실시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없고, 차등적용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저임금업종으로 낙인찍힌 사업주는 인력난에 시달려 결국에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의 임금과 복리후생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 예견된다고도 지적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2017년 최저임금 제도 개선 TF에서 연구를 통해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난 문제”라며 “윤 당선인의 발언은 세상 물정도 모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시 전문가들로 구성된 TF가 도출한 권고안을 보면 “최저임금 취지상 업종별 구분적용의 타당성을 찾기 어렵고, 구분적용되는 업종은 저임금 업종의 낙인효과가 발생하며, 업종별 구분을 위한 합리적인 기준이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 인프라도 부재하다”라는 의견이 다수 의견이었다. 당시 정부도 “차등 적용 시의 부작용, 실현가능성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어렵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하고 있는 김수정 최저임금 노동자위원은 “학교에서 일하는 다 같은 교육공무직이더라도 유형마다 기본급도 다르고 받는 복리후생수당 등도 다르다”라며 “가뜩이나 산입범위 개악으로 최저임금 준수 여부 등을 개별 노동자들이 계산하기 힘들어졌는데 임금 체계도 다양하고 복잡하니 힘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은 또 “현재도 최저임금이 본래 목적이 아닌 기준임금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에 차등이라는 개념 자체가 부적절하고, 사용자 측 주장대로 영세사업장 등이 정말로 걱정이라면 차등 적용에 대해 논의하기보다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전체 기업들의 경쟁력, 지불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라며 “불공정한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 없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서 문제를 바꾸어 보겠다는 것은 새로운 차별을 만들자는 것과 같다”라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제도 개선 및 인상을 위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가구생계비 기준으로 변경, 개악된 산입범위의 정상화, 수습 노동자 및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차등적용 금지, 업종별 구분적용 삭제, 공익위원 제도 개선 등을 과제로 들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와 노동계와의 첫번째 충돌 지점이 최저임금 이슈가 될 수 있다”라며 “최저임금제도를 개악하고 직무 성과급제를 도입하면서 임금 체계를 망가뜨리는 윤 정부에 맞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양극화를 끝장내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2023년 적용될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라며 이를 위해 가구생계비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활용하는 실태생계비를 살펴보면 1인 가구 기준 최저임금의 87%도 되지 않고, 4인 가구 기준으로는 33%밖에 안 된다”라며 “불평등 체계를 타파하고 평등 사회로 가기 위한 대전환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주 최저임금 노동자 위원은 2018년 산입범위 개악으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없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위원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의해 복리후생비인 식대가 기본급에 산입되어도 더 이상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다”라며 “나의 월급은 180만 원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그 돈으로 한 번 살아보시라! 니들이 한번 살아보시라! 어떻게든 산다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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