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 노사 협상 타결 ‘민형사상 면책 추후 협의’

금속노조 “조선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다시 힘 모을 것”

대우조선 하청 노사 간 교섭이 22일 타결됐다. 앞서 이날 오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지회)와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 협의회는 치열한 교섭 끝에 의견일치를 봤다.

노사는 올해 임금을 4.5%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사측이 제시한 3%에서 1.5% 추가된 안이다. 쟁점이 된 민형사상 책임에 대해서는 큰 의견 차이로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또한 폐업업체와 이후 폐업이 예상되는 업체에 대해서도 고용승계를 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출처: 금속노조]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협의 과제로 남은 민형사상 면책과 관련해 “지회 지도부가 민형사상 책임을 다 지고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는 지회 입장의 관철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게 시민사회와 언론의 지속적 관심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의견일치 직후 지회는 조합원 총회를 열고, 해당 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참여 조합원 118명 중 찬성 109표, 반대 9표로 잠정합의안이 통과됐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이날 농성 중인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51일간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마무리됐다.

기자회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철폐하고 빼앗긴 임금을 되찾으며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이곳 거제의 투쟁은 우리 110만 조합원뿐 아니라, 한국 사회 노동자, 국민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지가 폭로됐다. 자본과 정권이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모습이 얼마나 극단적인지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간의 원만한 해결이 아니라, 불법 엄단을 얘기하면서 노조를 말살하고 혐오하려는 정권의 민낯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오늘 파업 투쟁과 농성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투쟁을 결의한다. 조선업뿐 아니라 전 산업영역에 걸친 비정규직 다단계 하도급 구조 철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잠정 합의가 이뤄진 후 성명을 내고 “지난 6월 2일부터 생계를 포기하고 파업에 나선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모든 조합원의 투쟁은 전국 조선 하청 노동자,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최저임금 노동자, 공단의 미조직 노동자의 깃발이 됐다”라며 “이제 이 힘을 조선 하청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해 다시 모으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를 포함한 조선산업 원·하청 노사, 노동 시민사회단체, 정당, 종교계 등에 범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한다”면서 “조선하청노동자의 처우개선은 대우조선 원하청 노사관계에서만 해결되지 않는다. 전국 모든 조선하청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이들의 고용과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야 만이 조선산업의 미래를 만들 수 있다. 더 이상 조선 하청노동자들이 그림자 노동자로 살아가지 않도록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한편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예정대로 내일(23일) 오후 2시 30분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서문 앞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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