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코로나19 이후 혐오 표현 늘어”…‘사회적 양극화’ 때문

[코로나19 특별기획] ‘코로나19 기간 혐오 표현 관련 인식조사’ 결과

코로나19 기간, 혐오는 어떻게 확산했을까. 사람들은 혐오의 확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참세상》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두잇서베이에 의뢰해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전국 3,00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기간 혐오 표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 ±1.79%, 95% 신뢰수준) 설문 조사 결과, 과반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혐오 표현 및 차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혐오와 차별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불안’을 꼽았다.

1. 코로나19 기간 10명 중 7명 ‘혐오 표현 접했다’


코로나19 기간 특정 집단이나 국가, 지역, 종교 등에 관한 혐오 표현을 접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68.7%(2,063명)가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중 50.7%(1,523명)는 ‘가끔 접했다’, 18%(540명)는 ‘자주 접했다’고 응답했다.

2. ‘중국>> 종교>> 자가격리>> 수칙 위반자>> 집회 및 시위>> 참가자>> 감염자’ 순으로 혐오 많아


응답자들이 코로나19 기간 혐오 표현을 가장 많이 접한 집단은 중국이었다. 응답자 60.5%인 1,815명이 중국에 대한 혐오 표현을 가장 많이 접했다고 꼽았다.(3개까지 복수응답 가능) 그 다음은 종교로 50.3%(1,510명)였고, 자가격리 수칙 위반자도 40.6%(1,219명)로 세 번째로 높았다. 집회 및 시위 참가자(19.7%)와 감염자(15.1%)를 꼽은 이들도 많았다. 이와 함께 대구 등 특정 지역(14.6%), 사상 및 정치적 입장이 다른 집단(13.4%), 성소수자(8.9%) 순으로 비율이 높았다.

3. 혐오 표현, ‘인터넷 언론’과 ‘커뮤니티’에서 가장 빈번해


응답자의 41.9%(1,258명)는 ‘인터넷 언론 및 댓글’을 통해 혐오 표현을 가장 많이 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접했다는 응답도 22.2%(665명)였다. 그다음으로는 유튜브(14.4%), 신문 및 방송(14.1%), SNS(3.9%), 오프라인(2.3%) 순이었다.

4. 10명 중 6명 ‘코로나19 이후 혐오 표현 증가했다’고 느껴


응답자 10명 중 약 6명은 코로나19 이후 혐오 표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혐오 표현 증감을 묻는 문항에서 57.8%(1,735명)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 중 ‘매우 증가했다’는 15.3%(458명), ‘증가했다’는 42.5%(1,277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3.2%(998명)이었다. 이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줄었다’는 7.4%(222명), ‘매우 줄었다’는 1.6%(47명)에 불과했다.

5. 혐오 표현, “옳지 않지만,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라는 인식 강해


‘혐오 표현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44%(1,321명)가 ‘옳지 않지만, 현실을 보여주는 말’이라고 답했다. 이는 표현 방식에는 문제가 있지만, 피해 집단에서 혐오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인식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표현’이라는 응답은 34.7%(1,041명)로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11%(330명), ‘평소 내 생각과 같다고 생각했다’는 9.2%(276명), ‘재미있다고 생각했다’는 1.1%(34명) 순이었다.

6. ‘미디어의 혐오 표현 확산’과 ‘사회적 양극화’ 때문에 혐오 표현 늘어


혐오 표현이 발생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45.6%(1,370명)가 ‘미디어 등에서 혐오 및 차별 표현을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44.1%(1,324명)는 ‘사회적 양극화에 따른 불안과 공포’를 꼽았다. (3개까지 복수응답 가능) 그다음으로 ‘경쟁과 능력주의가 심화해 차별을 정당화하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37.2%(1,118명), ‘한국 사회에 계층 간 차별 구조가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33.2%(1,003명)였다.

이밖에 ‘혐오나 차별 표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은 28.8%(865명), ‘개인의 인권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은 27.4%(822명), ‘학교나 직장 등에서 인권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은 15.4%(462명)였다.

7. 감염병 확산 시기 ‘집회 및 시위 등 집단행동’에는 부정적


감염병 확산 시기에 차별 혹은 혐오를 경험한 이들이 집회 및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감염병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선 제한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61.2%(1,837명)로 가장 많았고, ‘법에 명시된 개인의 권리이므로 존중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21.6%(647명)였다. 17.3%(518명)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집회 및 시위의 권리는 크게 제한당했다. 인권 및 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공권력감시대응팀’이 지난해 8월 발간한 〈코로나19와 집회 시위의 권리〉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집회 금지 통고 건수는 2019년 9건에서 2020년 4,380건으로 크게 늘었다. 금지 사유의 대부분은 코로나19에 따른 공공질서 위협이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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