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위원장에 김문수 전 지사…정부, 본격 노동개악 나서나

민주노총 “경사노위,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

[출처: 경기도청]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최근까지 반노동적 언행을 쏟아낸 김 전 지사의 임명을 두고 노동계는 우려 혹은 강한 비판을 드러냈다. 정부가 경사노위 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경사노위를 통한 노동개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노동시간 유연화와 중대재해법 시행령 등 주요 사안에서 경사노위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29일 논평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 추진에 들러리로 그 소임을 다해야 하는 경사노위와 그 위원장에 그간 색깔론과 노조혐오에 가득한 시각과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김문수 씨를 임명한 것은 그 속이 너무 뻔하다”라며 “지지율 20%대의 대통령의 이번 인사가 더욱 지지율 하락과 정권의 무능과 위기를 드러내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예측 외에는 특별히 추가로 할 말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를 들러리 세워 소위 민간 전문가의 의견이라는 양념을 치고 이제 김문수 씨를 수장으로 앉힌 ‘경사노위’를 통해 사회적 합의라는 데코레이션을 가미해 이를 추진하려는 이번 인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라며 “경사노위가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김 지사의 경사노위 위원장 임명 소식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비판은 자제했다. 한국노총은 29일 입장문에서 “(김문수 지사가) 몇 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구속에 반대하는 태극기부대에 합류하고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반노동 발언을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라면서도 “한국노총이 어렵게 이어온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도록,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수행 해주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등의 노동 개악을 시도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경사노위를 노동 개악을 위한 가장 적합한 창구로 보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간,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 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의제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며 ‘경사노위’를 활용하겠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지난 7월 15일 윤 대통령에 주 52시간제 유연화와 중대재해법 시행령 개정 등이 담긴 업무보고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추가 개혁과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주노총이 빠진 경사노위 구성을 보완하기 위한 다른 방식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국가 차원의 다양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고 있지만, 경사노위만큼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29일 논평에서도 “경사노위에 참여하지도 참여할 계획도 없다”라고 밝혔다. 물론, 경사노위 참여 여부는 조직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대의원대회를 통해서 정해져야 하지만, 경사노위 참여 여부는 이미 지난 2019년 1월과 4월 대의원대회에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

경사노위 불참에는 여러 반대 이유가 있지만, 역대 정권에서의 사회적 대화가 일관되게 노동유연화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점, 법제도 개악으로 이르지 못하더라도 ‘대화’를 통한 결론이라는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사정위원회을 개편해 출범한 경사노위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를 ‘첫 사회적 합의’로 발표했다. 노조 없는 미조직,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탄력근로제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문재인 정부는 경사노위를 통해 ‘특별연장근로 인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6개월로 연장’,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을 3개월까지 확대’ 등 일련의 유연화 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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