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공공부문 ‘진짜 사장’ 윤석열 정부에 교섭 촉구

“정부 민영화·구조조정 정책, 공공부문 노조 교섭 대상”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민영화·구조조정 정책으로 노동조건 악화가 예상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사용자인 윤석열 정부를 상대로 대정부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의 민영화가 공공서비스와 사회서비스의 후퇴를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정규직 및 비정규직 인력 감축, 임금 삭감 등의 노동조건과 직결되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교섭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노동자의 진짜 사장은 정부”라며 국무총리를 정부 교섭 대표로 세우는 정부교섭대표단 구성과 함께 오는 11월 15일 대정부 교섭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국민의 삶과 공공부문 노동자의 생존을 크게 위협하는 민영화-구조조정-노동개악을 ‘묻지마 강행’하는 것은 비단 나쁜 정치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부당노동행위이기도 하다”라며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사용자에 맞서는 것은 우리 헌법이 정한 노동3권의 정당한 행사”라고 밝혔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 교섭 자리에서 “정부가 이야기하는 ‘민영화-시장주의’의 길이 옳은지, 아니면 공공운수노조가 제시하는 ‘공공성-노동권 확대’의 길이 옳은지’ 따져보자고도 했다. 현 위원장은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민간 경합 사업 정비’ ‘민간 유사 업무 조정’ ‘민간 플랫폼을 통한 공공서비스 전달’ 등 다양한 표현으로 ‘민영화’ 정책 추진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라며 “최근 들어서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 돌봄의 국가책임 포기 발표를 한 데 이어, 급기야 지난 10월 7일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공공성과 시민안전, 사회적 책무를 포기하는 선언을 하는데 이르렀다”라고 비판했다. 현 위원장은 만약 정부가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을 시에 정부의 교섭 해태를 이유로 파업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다.

이날 공공운수노조가 발표한 정부 교섭 요구안은 총 6가지로 구성돼 있다. ▲공공서비스 민영화 중단 및 국가 책임 강화 ▲공공기관 구조조정 중단 및 공공성 중심 민주적 운영 ▲공공부문 비정규직 생활임금 보장 및 차별 철폐 ▲사회공공성 강화 및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확대 ▲화물안전운임제 확대 및 일몰제 폐지 ▲노동기본권 보장 및 손배가압류 제한 등이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공공기관 구조조정 중단 요구와 관련 공공기관 민영화, 인력 감축, 임금체계 개악을 강압하는 혁신 가이드라인부터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부위원장은 “공공기관의 기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유지하는 데 있다”라며 “공공기관의 기능을 다 하기 위해선 경영평가제도를 전면 개선하고, 이사회 등의 내부 지배구조를 민주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이 노정위원회를 설치해, 이곳에서 노동자 노동조건이 교섭으로 결정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윤희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생활임금 보장과 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교육공무직본부는 공무직위원회를 통해 정부와 교섭하고 전국 시도와 집단 임금교섭을 진행하지만, 교섭이 열려도 권리보장은 어렵고 답답한 상황이 지속된다”라며 “그런데 대다수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런 교섭 체계도 없이 권리의 사각지대에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교섭권을 보장하지 않는 정부를 민주정부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공무직 임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선 의지와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실질 임금 삭감 방지와 저임금 처우 개선을 위한 임금 인상과 함께 명절 상여금, 가족수당, 복지포인트 등 복지-수당에서의 차별을 없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완수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사무국장은 후퇴하고 있는 사회서비스의 국가 책임 강화를 이야기했다. 김 사무국장은 “장애인 생명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장애인 활동 지원서비스는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으로 지탱되고 있다”라며 “정부는 장애인활동지원사를 포함한 사회서비스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필수노동자라고 칭하면서도 예산을 핑계로 이 영역을 가장 질 나쁜 노동으로 채웠다”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국장은 “모든 돌봄은 공공의 영역으로 포함돼야 한다”라며 “사회서비스를 축소하고, 이를 민간의 영역으로 넘기려는 시도에 적극적으로 저항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교섭대표단 구성을 요구하며 정부교섭대표로 국무총리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민영화를 논의하는 8개 부처 장관을 교섭단으로 호출하고 있다. 이승철 공공운수노조 기획실장은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이런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자 비극”이라며 “정부가 11월 15일까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고,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공운수노조는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의 기본권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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