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가치?

생활수단들의 가치, 노동력의 가치는 그 생활수단들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사회적인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임금은 이러한 노동력의 가치를 화폐로 환산한 것일 뿐이다.

이정현(노동자의 힘 회원)

영국 워릭대학의 이안 워커 교수(경제학)가 시간 방정식을 고안해서 시간의 가치를 계산한다고 요즘 화제다. 그가 제시한 시간 방정식은 V〓〔W(100-t)/100)〕/C. 여기서 V는 1시간의 가치, W는 시간당 임금, t는 세율, C는 생활비다. 그가 계산한 데 따르면, 영국 남자의 1분은 10펜스(약 200원), 여자는 8펜스(약 160원)이라고 한다. 또 영국에서 평균 임금을 받는 남자들의 1시간의 가치는 약 1만100원이고, 여자는 약 8,768원이라고 한다. 남자와 여자의 가치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고 있는 지배계급에 의한 성차별을 통한 지배전략의 소산일 터이다. 아무튼 임투 시기에 이런 계산이 나온데다가 발상 자체도 흥미를 끈다. 그러나, 그의 이 계산을 놓고 시간의 가치가 얼마라더라에 빠지면 곤란하다.
그는 "전통적으로 임금이 노동력 가치의 잣대가 돼 왔지만 직장과 가정에서의 시간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얼른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가 '임금이 노동력 가치의 잣대'라고 말한 데서 우리는 먼저 깜짝 놀라야 한다.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우선 노동력 가치와 임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노동력 가치의 잣대가 임금이라니? 거꾸로 임금의 잣대가 노동력의 가치인데? 임금은 노동력 가치의 화폐적 표현일 뿐인데? 노동력 가치의 잣대는 노동자의 생활비인데? 그리고 그 생활비를 충당하는 데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노동시간인데?
그가 임금을 노동력 가치의 잣대라고 하는 순간, 그는 화폐로 환산된 노동력의 가치인 임금을 절대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급기야 자본측이 말하는 것과 같이 임금을 노동력의 가치가 아니라 노동의 가치로 전제하게 되고 만다. 즉 노동력의 가치가 노동자의 생활비 전체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노동력을 제공하여 노동하는 것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처럼 스리슬쩍 바꿔치기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잘못 인식하고 나서 임금에다가 세금이라는 요소를 더 집어넣어서 그것을 생활비로 다시 나누어 시간의 가치를 산출함으로써 노동력 가치를 마치 더 확장시키는 양 그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오히려 노동력 가치를 더 축소시키고 있다.
노동력 가치의 기준점이 되는 노동자의 생활비는 노동자의 문화적, 사회적, 정신적, 가정적 생활에 필요한 생활수단들의 가치의 총계이다. 의식주는 물론이거니와 문화생활과 교육훈련 자녀와 가정의 생활 전체를 포괄하는 생활수단들의 가치가 노동력의 가치이다. 이 생활수단들의 가치, 노동력의 가치는 그 생활수단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인 노동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임금은 이러한 노동력의 가치를 화폐로 환산한 것일 뿐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듯이 임금은 이 노동력의 가치를 전부 표현해주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임금을 오히려 노동력을 제공(노동서비스?)하는 대가로 간주하는 자본측에 의하여 생활비 혹은 생계비 개념이 아예 사라져가고 있는 형편이다. 소위 무노동무임금 논리가 대표적으로 자본측에 의해 왜곡된 임금개념에 의해 성립된 것 아닌가. 임금과 노동력 가치의 관계에 대해 새삼 관심이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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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2002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 발표에 따르면 실질 GDP는 작년 동분기 대비 5.7% 증가하고, 작년 4/4분기에 비해서는 1.8% 상승해 경제상황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는 작년 1/4분기의 경우 3.7%, 2/4분기 2.9%, 3/4분기 3.7%(각 전년동기 대비), 01년 연간 3.0%(전년 대비)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건설업 상승률이 가장 높아 8.9%를 기록했고 이어 전기가스수도사업(7.7%), 서비스업(7.6%), 농림어업(7.2%) 순이었고 제조업은 3.5% 증가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성장기여율에서는 건설업의 경우 전분기보다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과 제조업은 전분기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수요측면에서는, 민간소비 8.4%, 수출 2.1% 순으로 나타나, 내수의 성장기여율은 전분기의 114.1%에서 하락하여 85.4%를 기록했고,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14.1%에서 14.6%로 상승했
다. 투자 면에서는 건설투자가 10.1%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3.2% 증가하여, 작년 내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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