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악안 유보로 우리 투쟁 무마시킬 생각하면 오판”

전국 1300여 비정규직노조 간부, 일제히 파업 돌입
삭발, 구속 결의 "비정규직이 앞선 투쟁으로 정규직 연대 끌어내자"

[%=영상1%]
26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예정된 가운데, 이틀 앞선 24일 민주노총 소속의 전국의 비정규노동조합이 24일 일제히 간부파업에 돌입했다.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은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법개악안 철회와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쟁취’를 위한 간부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여당이 개악안 처리 유보라는 장난질로 우리 투쟁을 무마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완전히 오판”이라고 경고하고 “1400만 노동자 전체를 비정규직화하려는 정부, 여당에 맞서 이번 투쟁에 모든 걸 걸고 간다“는 결의를 밝혔다.



오후 2시 30분부터는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서 파업에 동참한 1000여명의 비정규직노조 간부들이 참여했고, 대표자 삭발식 및 간부 구속 결단식이 진행되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울산에서도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울산)·현대자동차 아산 사내하청지회·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내하청지회 300여명이 참여해 '비정규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울산현대자동차 본관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

정규직에게 더 이상 도와달라고 사정하지 않겠다

박대규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비정규 노동자들은 한번 파업에 돌입하면 100일 이상 가는 것이 다반사다. 그러나 규모 있는 사업으로 모아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간에는 노동운동이 정규직만의 활동인 것처럼 보여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올해 비정규연대회의가 꾸려지고 누차 비정규직의 선봉 투쟁을 공언해 왔는데, 바로 오늘이 그 결실을 보여주는 날”이라며 사상 처음 전국적으로 집결한 비정규직노조 간부들의 집단 파업의 의의를 설명했다.

박대규 의장은 “노무현 정권은 비정규 ‘보호’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다시 ‘보호’를 들이대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하겠다며 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대규 의장은 이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 도와달라고 사정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비정규직이 앞선 투쟁으로 정규직이 따라와 연대하게 하자, 더 이상 뒤에서 정규직이 챙겨주는 투쟁에 기대지 말자”고 촉구했다.

박대규 의장은 "이번 총파업은 정부법안을 저지한다고 끝나는 싸움이 아니“라며 ”정부안 완전 폐기와 비정규노동 권리입법 쟁취를 위해 비정규 노조 대표자들이 말이 아닌 몸으로 부딪히고 현장에서 조직해내는 투쟁을 전개하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개악저지와 입법쟁취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노총 미조직 특위를 담당하고 있는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정규직, 대기업 출신 활동가로서만 지내다 10여 개월 미조직 특위를 담당하며 정규직, 비정규직의 벽이 이렇게 크구나 매일 가슴으로 느꼈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하고 “정권과 자본이 만든 차별은 없애고, 우리 내부의 차이는 조직적으로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신승철 부위원장은 이어 “민주노총은 개악저지와 비정규직권리입법쟁취를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총파업의 목적이 개악저지에 머무는 것이 아님을 재확인했다. 신승철 부위원장은 총파업 찬반투표에 어떠한 시기적 규정이 없었음을 환기시키며 “만약 이번 국회 내에 법안 폐기가 아닌 유보가 되고 다시 투쟁을 해야 한다면 이번 찬반투표는 내년 총파업에도 유효한 투표”라고 밝혔다.


지금 타협 상생은 ‘투쟁의 권리’마저 봉쇄하려는 이데올로기 공세일 뿐

심상정 민주노동당 원내 수석 부대표는 "국회에 들어가 6개월 가량 지켜보니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더 강도 높은 투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하고 “경제, 미국, 노동에 관한한 국회 여야의 차이는 없다”고 보수여야당을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은 “25년 노동운동을 하는 동안 정치권은 항상 노사 타협과 상생을 얘기 했지만, 타협은 양보를 해야 할 상대가 양보의 의지가 있을 때 하는 것이며 상생은 과오를 저지른 자가 과오를 인정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심상정 의원은 “저임금 속에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며 희생을 강요당해온 80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현실이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고 호도하는 한, 묵묵히 일해 온 사람들에게 또다시 비정규 보호 입법의 이름으로 희생을 떠넘기려 하는 한 타협이니 상생이니는 ‘투쟁의 권리’마저 봉쇄하려는 이데올로기 공격일 뿐”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은 “이 자리에 어려운 결의로 모인 여러분들의 투쟁의 의지 만큼 저 국회 담장 안에서도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연대의 의사를 전했다.



또다시 삭발, 구속 결의를 해야하는 현실이 싫다. 그러나 밀알이 되겠다

3시 30분경부터 비정규노조 간부와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 등 20여명의 삭발식이 진행되었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연대회의(준) 사무국장은 “우리의 대표자들에게 다시 삭발과 구속 해고 결의를 하게하는 현실이 너무나 싫지만, 총파업 승리와 비정규직 철폐의 길에 밀알이 되고자 하는 각오를 담아 삭발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삭발식에 이어 "가자! 총파업!" 이라고 쓰여진 흰 천에 붉은 손도장을 찍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정부 비정규개악안을 태우는 것으로 집회는 마무리 되었다. 비정규 보호 입법을 불태우는 화형식을 상징의식으로 치르는 것으로 집회는 마무리 되었다.

참가자들은 이후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과 함께 10인 1조로 서울시내 10여개 주요 지하철 역을 이동하며 대국민 기동 선전전을 진행했다.
태그

총파업 , 비정규개악안 , 전국비정규연대회의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하은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