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대 앞에서 진행한 선전전 |
여성행진, 여성어민과 만나다
여성행진전국순례단이 전국을 돌며 여성들을 만나고 있다. 29일, 전국순례단은 전북대학교 정문 앞 건널목에서 여성행진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날 전북평화인권연대 활동가들과 함께 여성행진이 이야기 하는 여성의제들을 담은 선전판을 전시하고, 7월 3일 집회에서 사용할 대형 퀼트를 함께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선전전 이후 전국순례단은 부안 계화면으로 이동하여 새만금간척사업 반대투쟁을 하고 있는 여성어민들을 만났다. 9시, 계화도 상리 마을회관에는 여성어민들과 새만금에서 환경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 그리고 전국순례단이 새만금간척사업반대 투쟁에 대한 이야기들과 이 과정에서 드러났던 여성어민들의 억압적인 현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 여성행진은 전국을 돌며 '퀼트'를 만들고 있다 |
현재 계화도의 포구는 인근에 사는 어민들에 의해 편의상 사용되고 있지만 간척 예정지에 포함되어 있어 행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이곳은 간척사업으로 인해 방조제로 바다가 막히면서 모래언덕을 형성하고, 이는 생태계의 파괴는 물론이며 심한 경우 배가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기도 한다. 또한 계화도는 63년 계화도 간척사업을 통해 독재정권에서 생계 터전의 반 이상을 내어 지기도 했다. 이 당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척사업에서는 일정 보상이 이루어 졌지만 많으면 천 만원이 겨우 넘는 상황이며 적계는 5∼6백만원 수준이고 심지어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어민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 부안 계화도 상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여성어민과의 간담회 |
"여성노동에 대한 공식적 기록 없어 보상정책에서 제외"
전국순례단에 함께 하고 있는 문설희 활동가는 "남성들이 어선이라는 생산수단을 이용하여 명확히 수확량을 책정할 수 있었고, 이에 정부는 보상 기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갯벌에 나가 생합을 따서 생계를 꾸려왔던 여성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공식적'인 기록이 될 수 없었기에 보상정책에서 질 수 밖에 없었다"며 여성어민의 삶에서 드러나는 여성노동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설명했다.
추귀례 계화면 하리 부녀회장은 "모든 동네사람들을 동원해서라도 2003년 4공구 공사를 막아야 했다"며 아직도 그때가 가장 후회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4공구가 막히기 직전, 어린 생합이 이제 막 생명을 움틔우기 시작했었던 때, 그리고 끝내 4공구가 막혀 6개원이 지나 바다 색깔이 죽음의 색으로 변해갈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새만금간척사업반대 투쟁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읊조렸다.
전국순례단에 함께 하고 있는 이소형 활동가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투쟁을 이토론 끈질기게 이끌고 있는 것은 어떠한 전문 환경운동가의 통계자료가 아니라, 바로 오랜 삶으로부터 배운 여성어민들의 노동과 지혜이다"며 여성어민들의 새만금반대투쟁의 의미를 밝혔다.
계화도에서 만난 여성어민들의 "우리의 이야기를 전국 곳곳에 많이 알려달라"고 당부를 마음에 새기고 여성행진 전국순례단은 다음 일정인 광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