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은 UN이 제정한 '세계 빈곤철폐의 날'이다. 그리고 오늘 2005년 3월 8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작한 '2005릴레이여성행진'이 마무리되는 날이다. '2005릴레이여성행진'을 주최한 '세계여성행진'은 10월 17일, '24시간 동안의 페미니스트 단결'이라는 행동을 제안하고 태양을 따라 전 세계 각 지역의 정오에 여성의 빈곤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맞서는 여성행동의 물결을 진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17일 정오, 여성가족부가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빈곤과폭력에저항하는여성행진'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여성들의 단결과 연대로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자"며 전 세계 여성 공동행동에 함께 했다.
김희정 광주민중행동 활동가는 "신자유주의는 여성에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노동의 권리를 주겠다면서 가사노동을 사회화 시키고 있지만 이것은 다시 여성의 일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사노동의 가치절하는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또 한번의 가치절하로 저임금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는 여성에게 가난을 덜어주지 못한다"며 정부가 말하는 일을 통한 빈곤탈출의 불가능함을 주장했다.
이어 정지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은 "연일 언론에서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여성들이 최대라며 여성들의 권리가 많이 신장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오늘 아침에도 저임금에 시달리다 못참아 싸우던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 경찰들이 무자비하게 잡아갔다. 엔텍 여성노동자들은 손가락이 구부러지는지도 모르고 일하다가 싸우고 있으며, KTX 여승무원들은 철도의 꽃이라 이야기하지만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이렇게 싸우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여성노동자들의 삶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여성노동자들은 임금 몇 푼 올려달라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노동자로서 자신의 삶을 선언하는 것이다"며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할 것을 호소했다.
또한 호성희 사회진보연대 여성국장은 "여성가족부는 여성이 왜 아이를 낳을 수 없고, 키울 수 없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여성들에게 또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현실은 남성은 가정을 책임져야하기 때문에 여성들을 먼저 해고 시키고, 저임금으로 몰아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런 여성들의 현실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에게 가정과 일의 양립이라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고 여성가족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성노동자연대에서도 함께 했다. 이희영 민주성노동자연대 위원장은 "필요한 것은 인신매매와 자발적 성노동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이다"며 "성노동자들의 80% 이상이 가족부양을 하고 있다. 이는 빈곤의 대물림에 기인한다"고 설명하고, 여성의 빈곤에 맞서 싸우는 여성들의 공동행동에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 이 땅의 많은 여성들은 수많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말할 수 없었다. |
"신자유주의 여성정책, 여성의 이중부담 강화"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직장과 가사의 양립지원 정책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여성정책은 여성의 이중부담을 강화하는 정책이다"며 △건강가족기본법 폐지 △여성의 불안정 노동 심화시키는 '비정규직 보호입법' 반대 △최저임금 현실화 △여성 빈곤을 인식 못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전면 개정 △성매매 특별법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야기하는 여성을 포함한 전 인류의 빈곤, 전쟁이라는 극단적 폭력에 맞서 전 세계 여성들과 함께 어깨 걸고 투쟁해나갈 것이다"고 밝히고 아펙정상회의 반대투쟁과 파병반대투쟁에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가사노동,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 성폭력 등에 시달리는 여성의 모습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으며 정부종합청사 담벼락에 여성들의 요구를 적기도 했다.
'빈곤과폭력에저항하는여성행진'은 오후 6시 홍대 걷고싶은거리에서 세계여성행진을 마무리하는 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