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리 어머니 가슴에서 핀 카네이션

8일, 615일 째 대추리 평화 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


대추리에서 울려 퍼진 ‘어머님 은혜’

8일, 대추리에서도 어머니,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이 피었다. 힘들게 땅을 일궈 훌륭하게 자녀들을 키워 낸 어머니, 아버지 가슴에 카네이션이 핀 것이다. 615일 째 대추리 주민들의 촛불집회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카네이션을 준비해 대추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가슴에 달아드렸다.

대추리, 도두리에도 ‘어머님 은혜’ 노래가 울려 퍼졌다. 노래는 4일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연행되고 2박 3일동안 경찰서에 잡혀있다 나온 평화 활동가들이 불렀다. 평화공원에 모인 할머니, 할아버지는 삶의 소회가 담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할머니, 할아버지는 다시 그 땅에 씨를 뿌리기 위해 삶을 바쳐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들 손에 카네이션이 들려있다.

가슴에 꽃을 단 한 할머니는 “오늘 아침에 철조망까지 가서 니네는 애미, 애비도 없냐라고 말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줄 아냐고 욕하고 왔다”며 “이 난리판에 꽃도 좋지만 진짜 바라는 것은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기는 것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추리, 평택을 넘어 양심있는 모든 사람들의 싸움으로”

6일,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정태춘 씨는 “촛불집회를 보니까 새로운 힘이 나더라”고 전했다. 정태춘 씨는 “서울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군인들과 철조망 보면서 고립되고 힘이 빠지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더라”며 “이제 대추리, 평택만의 싸움이 아니라 양심있는 모든 사람의 싸움을 퍼져 나가고 있다. 지치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고 힘을 북돋았다.


4일, 대추초등학교를 경찰이 폭력적으로 철거하면서 함께 무너진 ‘솔부엉이 도서관’ 관장인 진재연 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진재연 씨는 “4일, 경찰이 솔부엉이 도서관을 무너뜨리고 있을 때 울진에서 택배가 왔다. 택배에는 울진의 아이들이 손수 깎은 나무 목걸이가 담겨 있었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겠다고 선물도 보내주고 마음을 보내주고 있다. 마음이 아프지만 조금만 더 힘내면 우린 꼭 승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재연 씨는 다른 곳에 도서관을 세우고 아이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한 목소리로 “황새울에 다시 농사를 지을 때가 우리가 웃을 수 있을 때”라고 말했다. 대추리에서는 낮, 밤을 가리지 않고 군인들이 군가를 부르며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과 군인이 마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치를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대추리 주민들에게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기쁜 날이 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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