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사태가 아니라 평택평화항쟁이다”

평택의 평화적 생존투쟁을 테러로 선전하는 언론 규탄 기자회견

5월 16일 오전10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문화연대, 민주노총 서울본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전국언론노동조합,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서울대책회의(대책회의),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등 6개 단체는 금번 평택보도와 관련 언론의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평택사태가 아니라 평택평화항쟁이다”라는 선언으로 마련된 기자회견은 전규찬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서울대책회의에서 평택 ‘평화적생존권투쟁’ 상황보고를, 문화연대에서 그간의 보도행태를 분석한 언론 모니터링 보고와 평택 주민 인터뷰 영상보고를 가졌다. 이후 각 단체를 대표한 인사들이 나서 규탄발언을 하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언론이 피한 평택의 실상, 군경의 인권침해는 국가폭력

손상렬 평택 국가폭력ㆍ인권침해진상조사단 단원은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라는 제목의 상황보고를 통해 평택에 투입된 군경으로 인해 벌어지는 평택에서의 인권침해 상황을 보고했다.

특히 현재 군 주둔이 장기화됨에 따라 상수도 공급이 중단되고 하수도가 역류하며, 시도 때도 없이 주택가를 저공비행하는 군헬기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는 등 주민들의 주거권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경찰의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한밤중에 무조건 연행하는 이른바 ‘묻지마’식 불법행위를 고발했다.

이에 이 같은 인권침해를 ‘군경검 등 국가기관이 계획적으로 국민을 상대로 저지른 국가폭력‘으로 규정하고 비판하였다. 또한 평택사태의 인권유린 행위는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이며 이후 강제적인 주민 이주까지 단행된다면 더 큰 인권유린으로 인한 불행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 언론의 제 역할을 주문했다.

이어진 언론 모니터링은 지난 2005년 3월 5일 발족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발족 이후부터 2006년 5월 15일까지 평택평화투쟁을 둘러싼 중요행동(일정)을 중심으로 정리한 것으로 주요 일간지의 보도행태를 분석했다. 이미 예상한 대로 조사대상이 된 조.중.동 등 주요일간지는 평택관련 이슈들을 처음에는 무관심, 보상금 문제, 외지인, 전문 시위꾼, 반미세력 등으로 왜곡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5월 4일 평택 보도에서는 ‘폭력’과 관련 ‘법치’운운하며 일방적으로 경찰을 두둔하는 기사를 싣고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은 찾기 어렵고 국가폭력에 신음하는 주민들과 시위대를 오히려 ‘폭도’로 매도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평택 주민들의 인터뷰 영상이 방영됐는데, 그간 주류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없었던 생생한 주민들의 영상이 담겨있었으며, 땅을 지키려는 심경과 진압을 목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군경의 행태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 이에 사회자인 전규찬 소장은 영상물 상영이 끝나자, “함께 일하던 아마추어 기자도 밝히는 사실을 주류언론에서는 왜 볼 수가 없는 것이냐”며 주류언론을 질타했다.

“부디 사실만이라도 보도해 달라“

규탄발언에 나선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언론은 평택과 관련 탈정치화 하라고 하지만 바로 그 언론 때문에 오히려 정치화되고 있는 것”라고 왜곡보도 행태를 꼬집고 “부디 사실만이라도 정확히 보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종환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도 발언에 나서 “26년 전 광주에서 자행됐던 일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그때 언론은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권력의 시녀노릇을 했다”며 “지금의 언론은 평택에서 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한 대추리를 찾는 시위대를 ‘외부세력’과 ‘폭도’로 주류언론이 매도한 것과 관련, “왜 대추리에 가서 돕는 것이 외부세력이고 폭력세력인가? 이 나라 국민이라면 당연히 함께 해야 할 일이다”라고 바로잡았다. 고종환 본부장은 또한 “평화가 흐르는 농지가 어떻게 군사지역인가? 폭력으로 그 자리에 철조망을 치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대나무를 든 민중을 폭력을 행사했다고 매도하는데, 그것도 모자라 언론은 이것만을 부각해 사실을 왜곡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중동은 범죄집단”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전국언론노조는 규탄의 주체가 아니라 규탄의 대상”이라며 “규탄발언을 하는 것은 고해성사를 하는 것이고, 도살장에 끌려온 심경”이라며 언론인으로서 죄송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신학림 위원장은 “앞선 규탄발언에서 조.중.동을 보수언론, 수구언론으로 표현했는데, 그렇게 불러서는 안된다”며 “앞으로는 조.중.동을 언론을 가장한 범죄 집단으로 불러야한다”며
“목적의식이 뚜렷한 범죄 집단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자”며 보수언론을 질타했다.

또한 지난주에 방송사의 보도책임자를 만나 “실체와 본질만을 보도해 줄 것을 호소했다”고 전하고 방송사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평택사안만 가지고 언론,방송사에 항의 방문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평택 투쟁은 언론투쟁

이어 권순호 전언련 사무총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이어졌다. ‘평택 투쟁은 한국사회 민주주의 언론 투쟁이다’라는 회견문에서 “평택의 평화적 생존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규정, “수구매체의 폭력이 흐지부지 덮여질 수 없다“며 “이는 앞으로 반복될지도 모를 국가폭력사태, 이를 조장하는 미디어폭력사태를 막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규탄의 의의를 밝혔다.

또한 “우리는 그 동안 언론의 파렴치하며 몰상식한 행위에 여러 번 분노하였다”며 평택관련 왜곡보도를 넘어서서 선정적인 사설을 통해 오히려 폭력과 충돌을 부추겨왔던 수구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 “물리적 충돌에만 카메라가 돌아가고, 평택 주민의 평화적 몸짓은 외면하는, ‘보상과 외부세력이 문제’라는 정부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생존의 공간과 평화적 삶의 지속’으로 저항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막는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분노 한다”고 언론의 보도행태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결코 야수적 무력에 진압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폭력적 국가, 선전적 매체가 아닌 소수의 진실을 사수하는 세력에 의해 보호되는 것이다”라며 “평택 투쟁이 결코 소수 주민들의 문제가 아닌, 한국사회 민주주의 언론 투쟁이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문화연대 등 규탄 주체들은 5월 16을 평택의 평화적 생존투쟁을 테러로 선전하는 ‘언론 규탄의 날‘로 선포하고 기자회견 이후 주요 언론사 앞에서 ’점심 규탄 선전전‘을 진행하고, 관련한 ’촛불문화제‘ 개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언론에 대한 자유발언을 듣고 <평택 팽성읍 주민들의 '그날 이후'>(제작: 민중언론 참세상) 영상을 상영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지속적으로 평택 평화 항쟁의 본질을 알리고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왜곡 기사 댓글 달기 캠페인을 전개’ 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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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 평택 , 언론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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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평화

    문화제소식 (윤도현, 전인권, 최민식, 봉준호 등)

    6월 7일 (수) 광화문..!!
    윤도현 밴드, 전인권 등 유명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29명의 소설가와 시인들이 1500여권의 책을 사인해서 나눠주며,
    배우 최민식,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들도 사인회를 열고,
    전 장르를 망라한 예술가들이 모여 다양한 전시와 놀이마당을 펼치며,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반대 문화한마당!!
    많은 분들이 이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홈피 : www.ethnicground.com/plain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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