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대추리에서 온 몸을 던져 미군부대이전을 막아냈던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 시도 눈을 돌릴 수 없는 대추리의 상황 때문에 피로감이 누적되어 있었지만 대추리에서의 싸움을 인권운동의 도약으로 만들기 위한 활동가들의 논의는 뜨거웠다.
13일,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주최한 ‘전략 워크샵, 평택과 인권운동’에는 30여 명의 인권활동가들이 모여 그동안 대추리에서 진행되었던 인권운동의 모습을 평가하고 이후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사회진보연대 사무실에 모인 활동가들은 유·무형의 모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국가권력을 견제하고 국가권력의 간섭으로부터 방어하는 권리로 정의되는 ‘평화적 생존권’을 대추리에서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인권활동가들은 대추리에서의 그간 싸움에 대해 “인권운동이 평택 싸움에서 큰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더불어 평택 투쟁을 통해 인권운동이 자극을 받기도 했다”며 △평화적 생존권의 제기 △실정법의 금기를 깨는 불복종 저항운동 실천 △구체적 대중과 결합하는 실천 운동 △다른 운동과의 연대 확장 등을 평택 싸움에서 인권운동이 얻었던 소중한 경험으로 꼽았다. 인권활동가들은 3월에 진행되었던 1, 2차 강제집행 과정, 4월부터 시작된 평택서울대책회의의 활동, 진상조사 활동 등 평택 싸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도약을“
인권활동가들은 앞으로 평택에서 진행될 주민 강제퇴거, 빈집 철거 등에 맞선 투쟁을 기획하기 위해 다시 한번 머리를 모았다. 이 과정에서 인권활동가들은 앞으로의 투쟁은 무엇을 목적으로 할 것이며, 어디에 초점을 두고 싸움을 만들어 갈지에 대한 솔직한 고민들을 터놓았다.
폭력적 상황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평택 싸움에서 활동가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신체적 · 정신적 피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또한 이를 결의할 수 있는 활동가들은 한계가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결합하지 못한 활동가들의 부담과 소외감을 또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평택운동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동안 인권활동가들이 느꼈을 솔직한 생각들이었다.
이런 활동가들의 고민은 앞으로 있을 평택투쟁에서의 인권운동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으로 나아갔다. 이번 워크삽을 준비한 준비팀에서 제출한 평가서에서는 “인권운동이 평택에서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도약이 필요한 때”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의 싸움에서도 대중운동단위와의 연대는 물론이며 이로 포괄되지 않는 범위의 대중들에 대한 인권운동의 개입과 ‘평화적 생존권’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투쟁방식이 제안되었다. 논의는 7월 중에 진행될 ‘빈집 철거’에 맞선 투쟁으로 모아졌다.
인권활동가들은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대추리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는 인간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켜가기 위해 매일 매일 투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