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수원공군비행장 앞에서 멈춘다”

[258리평화행진순례기](3) - 평화가 멈춰서는 곳들

셋째날, 평화행진이 처음으로 다다른 곳은 수원 공군비행장 앞이었다. 오전 10시“수원공군비행장 폐쇄와 주한미군 열화우라늄탄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수원공군비행장은 무려 2백만평의 엄청난 규모의 비행장 시설이며 오선 미공군기지K13과 함께 한미군사훈련과 군사무기도입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20여만명의 지역주민이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고 6만명의 학생이 소음으로 인한 난청과 학습장애를 겪고 있는 현실.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장동빈씨의 사회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변역식 단장의 여는말씀에 이어 수원비행장 이전을 바라는 시민연대 대표 이성윤씨가 수원비행장의 구체적인 역사와 주민들의 반대운동과정을 발표하였다. 행진단에 결합하고 있는 성공회대 학생들의 힘찬 문선공연과 문정현 신부님의 ‘안사안사 비행기’노래로 기자회견은 어느새 왁자지껄한 집회가 되었다.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 보유내역 공개와 전면폐기를 주장하는 발언을 수원청년회 회장 변상우씨가 하였다. 사회진보연대 박준도씨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사건에 대해 진지한 사태분석이 없는 언론과 정치권의 호들갑을 비판하고 전쟁과 군사작전이라는 것이 대중들의 생명과 삶이 걸려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억지력 논리만을 내세우는 현실에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음을 지적했다. 현시기 한반도의 위기고조는 전쟁을 거부할 수 있는 민중의 정치적 권리가 박탈된 현실에서 평화를 향한 대중의 힘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나가자는 주장을 하였다. 기자회견문은 류명화 수원여성회 공동대표와 평화행진단 참가자가 함께 하였다.


기자회견문에서는 “수원공군비행장에는 수원시민들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열화우라늄탄 130만발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에 주둔한 미군이 보유한 열화우라늄탄은 수원기지에 130만발, 청주기지에 93만발, 오산기지에 47만발씩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폭로와 함께 “리는 수원공군기지의 비행기와 주한미군의 열화우라늄탄이 팔레스타인과 이라크로 날아가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평택의 평화를 소망하고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수원시민들의 요구이다. 한국정부는 당장 수원공군비행장을 폐쇄하고 열화우라늄탄을 폐기하라. 그리고 평택의 평화를 보장하라. ”는 내용의 주장이 담겨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행진단은 고운 색종이로 종이비행기를 접어 공군비행장 정문을 향해 날리고 “평화를 택하라!”라는 글씨가 쓰여진 스티커를 담벼락에 붙였다.


그리고 행진단은 또다시 길을 떠났다. 수원공군기지의 활주로길을 1시간을 넘게 걸어야만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오산이었다. 평택기지확장이전계획에 포괄되어있고, 이미 218만평을 추가로 강탈당한 미공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강렬한 한여름 뙤약볕에 머리가 녹아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무더운 날씨속에서도 행진단은 평택미군기지 확장의 문제가 오산지역 공군기지의 문제와 같은 것임을 시민들에게 알려내느라 행진속도보다 더 빠르게 뛰어다니며 유인물을 뿌렸다. 오산시내에 들어서자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플랭카드를 들고 우리를 환영했다. 오늘의 숙소를 마련해준 오산이주노동자의 집의 장창완 목사님이 오산을 넘어오는 입구에서부터 행진단을 기다리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7시 30분, 평화행진 셋째날의 촛불집회는 오산역에서 열렸다.
오산이주노동자의 집, 경기민중연대, 오산이주노동자문화센터, 민주노동당 오산 시당, 공무원 노조 오산지부 등 많은 지역운동단체들이 자리를 채웠다. 행진단의 3대 조인 “선봉”, “황새울”, “평지” 각각의 조별 장기자랑으로 촛불집회는 흥겨움이 일렁거렸다. 황새울 조는 첫째날 선보인 '서울에서 평양까지' 개사곡 '서울에서 평택까지'와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도두리 황새울 철조망 걷었더니 살았네'라는 단순한 가사의 '대추리 송'을 기발한 율동과 함께 해 관객들을 압도하였다. 평지(평택지킴이)조는 평지(평택지킴이) 조는 행진 기간 내내 가장 많이 불려지며 행진단의 흥을 돋운 '평화란 무엇인가"를 몸을 던지는 안무 보여주었다.

선봉이조는 '붕붕붕 꼬마 자동차'와 '은하철도 999'를 평택 상황에 맞게 개사해 부르는 성의를 보였고, 특히 문규현 신부님의 '귀여운 춤'이 참석자들의 박수를 자아냈다. 들소리에서 만든 행진단의 영상스케치도 함께 보았다. 그리고 드디어 내일! 행진의 목적지인 대추리, 도두리에 꼭 도착하겠다는 승리의 다짐으로 촛불집회가 마감되었다.


평택으로 가는 길에 ‘평화’가 멈춰서야만 하는 곳은 너무도 많다. 우리가 걸어온 길에는 용산미군기지가 있었고, 경기도경찰청, 수원 공군비행장, 오산미공군비행장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목적지인 대추리가 그렇다. 저 ‘위대한’ 한미군사동맹이 실현되는 그 장소들마다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좀더 소리높여 외쳐야 했다. “전쟁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며 평화를 위해 전쟁을 예비해야 한다는 말은 거짓이라는 것!. 따라서 전략적 유연성과 한미동맹은 이 땅의 평화를 파괴할 것!”이라는 긴급한 경고메세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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