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리 평화행진 마무리, 저항은 계속될 것

원정3거리 앞 정리집회, 경찰 불법 연행 규탄

  원정3거리에서 정리집회 중

원정3거리에 도착한 200여명의 평화행진단은 경찰병력에 가로막힌 채 평화행진 보장과 연행자 및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며 규탄집회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대오 앞뒤를 차단한 채 원정3거리에서 모든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모여 있던 상인연합회 회원들은 자진해산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충돌은 없었지만, 최종 목적지인 대추리를 코앞에 두고 평화행진단은 경찰의 저지로 원정3거리에서 집회를 가진 후 해산할 것으로 보인다.

원정3거리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9일 새벽까지 귀가하지 못한 대추리 주민 10여명도 함께 참여했다. 황필순 대추리 주민은 “오늘(9일) 오전 8시나 돼서야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한숨도 잠을 청하지 못했지만 이곳까지 온 평화행진단이 장하고 기특해서 참석했다”고 밝혔다.

  대추리 주민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원정3거리에 도착한 평화행진단에 합류하고 있다.

한편 ‘285리 평화행진’은 경찰의 연행 및 상인연합회 회원들의 폭행 속에서도 행진을 이어가며 9일 평택 원정3거리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날인 10일 평화행진단은 서울 경찰청 앞에서 ‘평화행진에 대한 폭력적 경찰 규탄 및 연행자, 구속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다.

문정현 신부는 “앞으로도 험난한 싸움이지 않겠냐”며 “공권력이 전면으로 대추리 주민들을 격리시키고 이와 함께 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탄압하면서 기필코 미군기지 확장 사업을 추진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택미군기지저지 싸움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문정현 신부는 “이번 싸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싸움으로 힘을 모으는 수밖에 없다”며 “남미 민중과 아시아 민중들이 이에 저항하는 큰 흐름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전 민중이 이에 저항하는 힘을 만들기 위한 바람에서 시작된 평화행진이었다”고 평화행진의 의미를 전했다.

전일 평화행진에 참여했던 송현석 서울청년단체협의회 회장은 “행진하면서 물을 건내거나 심지어는 돈까지 쥐어주며 평화행진의 정당성에 동의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평화행진은 평택, 한미FTA 등 사회적 의제들을 사장시키려는 국가의 움직임에 대항하며 이 의제들을 지속적으로 사회에 알리고, 한미FTA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 별개의 문제가 아님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평화행진의 성과 및 취지를 밝혔다.

[15:00] 평화행진단 빗속 행진, 원정3거리 곧 도착
경찰, 원정3거리 까지는 행진 보장, 원정리상인들도 진입 봉쇄


약 200여 명의 평화행진단은 1시30분 경부터 평택역에서 약 30분간 결의대회를 갖고 대추리로 향했다.

결의대회에서 송현석 서울청년단체협의회 회장은 "땡볕에서 때때로 소나기 속에서, 물집과 근육통을 견디며 걷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 사회관계 속에서의 평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고 "어젯밤 우리의 평화의 바람을 짓밟는 폭력이 자행되었다. 그럼에도 우리의 발걸음을 이어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평화순례단이 비를 맞으며 힘차게 행진하고 있다.

3시 현재 평화행진단은 평택역을 출발, 원정3거리에 다다르고 있다. 한편 평화행진단에게 폭행을 자행했던 원정리상인연합회원 등은 다시 원정3거리에서 모여 행진을 막으려 했으나, 원정3거리 방향 원정리 입구에서 경찰에 의해 통행이 봉쇄되었다. 3시경 이들중 일부는 원정3거리에 진입, '팽성번영회'라고 쓰인 천막을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물러난 상황이다.

  상인연합회 회원들이 원정3거리에 천막을 치려다 경찰이 제지하자 경찰에 항의하는 장면

  원정3거리, 경찰 2개중대가 진을 치고 있다. 경찰은 원정3거리까지 행진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원정3거리에는 2개중대 병력이 배치되고 있으며, 경찰은 "원정3거리까지 집회신고가 되어 있으므로 원정3거리까지 행진은 보장한다"는 입장이나, 원정3거리 이후부터는 상인연합회회원, 평화행진단 모두의 진입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13:30] 평택역 결의대회 후 대추리 향해 행진

“반드시 대추리 간다”

간 밤 평화행진단에 대한 안정리 상인들의 폭행이 자행되고, 45명의 평화행진단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평화야 걷자’ 평화행진의 마지막 일정인 대추리행이 안정리 상인 및 공권력의 폭력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 또한 경찰은 촛불집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통행까지 막아 몇 몇 대추리 주민이 노숙을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평화행진단과 대추리 주민들은 노숙을 마치고 12시 평택경찰서에 모여 ‘경찰의 부당한 연행 및 평화행진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중에도 경찰과 평화행진단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는 등 간 밤 사건 이후 경찰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평화행진단은 “폭력적으로 연행을 감행한 경찰의 극악무도한 인권유린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수차례 평화행진을 보장하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에서 보여준 것은 야수적인 만행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평화행진단은 또 “평화로운 285리 발걸음을 중단할 수 없다”며 “평화로운 발걸음을 가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다시 대추리로 행진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민강 대추리 주민은 "밤새 귀가도 하지 못했다. 왜 주민들의 통행마저 막으며 주민들을 괴롭히느냐"며 "늙은 주민들 모두다 죽이고 기지를 만들라"고 울분을 토했다.

황윤미 평화와통일을찾는사람들 활동가는 “각목을 든 안정리 상인들의 폭력에 대해 평화행진단은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으나, 5월 4일에 비해 그들의 태도는 무기력했다”며 “오히려 경찰은 은근슬쩍 상인들을 내세워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암암리에 미군기지 확장을 조장하는 장본인임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소형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경찰은 어젯밤 연행과정에서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고, 해산명령도 2번 밖에 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반드시 오늘 대추리로 들어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평택평화행진단은 1시 평택역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원정 3거리까지 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어제 안정리 상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박애병원에 입원 중인 곽준호 평화순례단 활동가는 기자회견 장소에 모습을 비쳤다. 곽준호 평택평화순례단 활동가는 “대추리 상황에 부당함을 느낀 개인으로 이번 평화순례에 꼭 함께 하고 싶어 참여했다”며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하지만, 머리와 손가락만으로도 3주 이상 입원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10:00] 12시 규탄대회, 1시 대추리 평화행진 예정대로
경찰, 평화행진단 40여 명 무더기 연행


285리 평화행진 '평화야 걷자' 4일차인 8일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벌어진 안정리 상인연합회와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집회가 오늘 12시 평택경찰서 앞에서 열린다.

평화행진단은 원정삼거리에서 주민들의 귀가 불허, 안정리 상인연합회의 폭력 방조와 경찰의 만행에 항의하기 위해 평택역과 평택경찰서 앞에 모인 40여 명의 행진참가자를 무더기 연행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평화행진단은 12시 평택경찰서 앞에서 강제연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오후 1시부터 평택역에 모여 행진 마지막 코스인 대추리까지 가기 위해 행진을 계속할 예정이다. 마지막 평화행진은 9일 저녁 5시 대추리 지킴이대회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평화행진단은 규탄기자회견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원정3거리에서 귀가 주민을 막은 행위, 상인연합회의 폭력에 대한 경찰의 고의적인 방기, 행진단 무차별 연행이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8.일 저녁 평택에 모인 형화행진단 [출처: http://blog.jinbo.net/muwe]


[22:30] 원정리상인들 평화행진단 무차별 폭력

원정3거리에 있던 150여 명의 원정리 상인들이 밤 10시 10분 경 평화행진 참가자들이 있는 금문교 근처의 주유소로 향했다. 그리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범대위에 따르면 주유소로 이동한 상인들은 평화행진 참가자들에게 각목을 들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으며, 이를 경찰은 여전히 수수방관 하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뒤늦게 상인들과 평화행진 참가자들 사이에 바리케이트를 쌓았다.

이미 폭력이 자행된 이후였으며, 바리케이트가 쳐진 이후에도 상인들은 바리케이트를 넘으며 폭력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범대위에 따르면 폭력을 휘두른 상인들은 손에 각목을 들고 있으며, 술에 많이 취해있는 상태이다.

한편, 원정3거리에서 상인들은 불법적으로 차량을 검문하며 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내리는 등 폭력적 상황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00] 평화행진 중 평택지킴이 각목으로 머리 맞아
안정리상인연합회에서 고용한 사람들 각목 무장에 차량검문도


285리 평화행진이 마지막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평택미군기지 이전을 찬성하는 쪽에서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각목으로 평택지킴이의 머리를 내리쳐 크게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85리 평화행진 참가자들이 평택 대추리에 접근한 오후 9시 40분 경 선발대로 출발한 평택지킴이가 원정리상인연합회에서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에게 각목으로 맞아 평택박애병원으로 실려갔다.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폭력적 상황에도 수많은 경찰들은 이를 그저 방치했다.

대추리 주민들에 따르면 원정리상인연합회에서는 오늘 오전부터 방송차로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총련이 몰려오고 있다. 주민들은 빨리 나와라"라는 방송을 하고 다니며 주민들을 선동했다. 이런 방송은 며칠 전부터 계속 되었다고 한다.

현재 각목을 든 사람들이 원정3거리에서 평화행진 참가자들이 마을로 접근할 시 이를 막기 위해 대기 중이며, 이들은 대추리 안으로 들어가는 차를 검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무법지대가 형성되고 있음에도 경찰은 이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평화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이소형 사회진보연대 활동가에 따르면 대추리 주민들이 평화행진 참가자들에게 위험하니 마을로 오지 말라고 해 평화행진 참가자들은 현재 평택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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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

    방금 그곳에 있다가 빠져나왔습니다.

    한때 매우 긴장되고 무서운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평화행진단 본대열이 잠시 금문교 주유소에서 다리쉼을 하고 있었고, 선발대 차량이 원정리 상황을 보기위해 원정리 삼거리 근처로 갔다가, 술에 취한 용역과 원정리 상인들에 의해 차에서 끌려나와 집단 구타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행진단과 뒤늦게 합류하려고 개별적으로 이동하던 사람들이 용역들에게 검문을 당했던 모양입니다.

    갑자기 발생한 이런 돌발사태로 인해, 행진단은 40여분 주유소에서 대기하며 상황 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중간 중간 각목을 든 상인과 고용된 용역들 150명이 주유소쪽으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요. 용역 서너명이 와서 행진단 동태를 파악해 갔습니다. 그때는 이미 형사들이 와서 150명이 몰려온다는 얘기를 하고 갔습니다.

    행진단은 무리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늘의 행진은 주유소까지 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 다시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11시 5분 경, 갑자기 원정리 쪽에서 각목을 든 술취한 수많은 사람들이 달려들어 행진단을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무섭더군요. 잠시후 경찰이 와서 바리케이트를 치기는 했습니다만, 경찰이 왔어도 그들은 우리쪽에 돌을 던져댔습니다. 제 옆에 계신 분도 가슴팍과 다리에 돌을 맞았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30여분 경찰과 용역과 상인들에게 둘러쌓여 있다가, 상황이 종료되어, 내일을 기약하며 평택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상인측은 우리에게 돌을 던지려고 해서 긴장했습니다.

    평택역으로 온 행진단은 숙소를 배정받기로 했으나,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대추리 주민들이 아직 마을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촛불집회가 9시경 끝났으니, 그때 부터 현재 새벽 3시까지 계속 원정3거리에 묶여있는 상태입니다. 주민들이 탄 버스를 경찰이 겹겹으로 에워싼 상태고 계속 카메라로 불법채증을 하기 때문에 버스 창문도 열수 없어서 매우 덥다고 합니다.

    원정3거리를 막고 있던 경찰들은 주민과 함께 있던 농활대를 되돌려 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주민만 들어가는 거죠. 안 그러면 학생들을 모두 연행해가겠다고 협박한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3일전에 마을에 들어와 들일 하다가 잠시 촛불집회에 참가하려고 나온 농활대를 한 밤중에 내보내라니요. 게다가 농사일 도왔다가 잡아가는 게 말이나 되는 건지.

    현재 행진단은 숙소로 이동하는 것을 변경하여, 대추리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갈 때까지 평택경찰서 앞에서 노숙투쟁을 하기로 했습니다.

    일요일(9일)에는 1시부터 지킴이대회가 있습니다. 원정리까지 행진을 합니다. 내일 행진은 집회신고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많이 내려오셔서, 원정리까지 함께 합시다.
    그리고 대추리와 도두리에 들어 갑시다.

  • 평택 경찰서 앞에서 노숙투쟁을 하려고 이동한 평화행진단 전원이 연행되었습니다. 연행에서 빠져나온 사람과 방금 통화를 했습니다만, 전원 연행되었다는 것 이외에는 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큰일입니다.

  • 평택 경찰서 앞에서 항의하던 평화행진단을 경찰이 갑자기 에워싸 연행했다고 하는데, 몇몇은 도망나왔다고 하네요. 몇몇은 현재 민주노동당사로 갔지만, 골목으로 피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 사람들을 잡기 위해서 경찰들이 각 골목까지 수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1980년대로 돌아간 거 같습니다. 공안정국이라는 유령이 살아돌아온 것인지.

  • 여자

    약 100여명의 행진대오 중에 40여명이 연행되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건 아니지만, 수원남부서와 안성경찰서 등에 있는 것 같구요,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이 때리면서 연행을 하는 건 처음 봤다고 합니다. 연행된 사람들이나 연행되지 않은 사람들이나 많이 맞았고, 빠져나온 사람들도 너무 놀라서 분위기가 많이 다운 되어 있다고 하는군요. 가실 수 있는 분들은 많이 내려가셔서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여자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매우 폭력적이었다고 합니다. 방패로 찍는 건 예사고, 한 여성활동가는 발로 배를 채여서 2m나 나가 떨어져서 실신하였고, 여성분들의 경우 머리채를 잡혀 끌려갔다고 합니다. 악몽같은 5월 4일이 되돌아 온 것 같네요.

  • 지나가다가

    8일 밤, 평화 행진단 피습 상황
    팽성상인회-경찰 유대관계에 관심 모아져

    9일 새벽 1시.

    난데 없는 팽성상인연합회의 테러에 행진단은 일단 평택역 광장에 모여 숨을 고르고 있다.

    행진단은 일단 적당한 숙소를 찾아 오늘 밤을 보낸 후 9일 11시, 이날 사건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평택역에서 가질 예정이며 오후 1시와 5시 지킴이 대회등 집회 일정도 지켜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원정3거리에서는 '전국학생행진'소속 농활대와 차를 함께 탄 주민들이 기어코 학생들을 데리고 가겠다며 이를 막는 경찰과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 행진단도 이들과 함께 움직임을 맞출 예정이다.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사태에 대해, 행진단 지도부나 범대위 측에서도 아직 경황을 추스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행진단은 여전히 '우리 목적지는 대추리'라며 대낮을 이용하여 다시 대추리로 향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급박했던 이날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밤 10시. 행진단이 평택역 촛불 집회를 마치고 대추리를 향하던 즈음. 이미 경찰이 지키고 선 원정리 3거리에 평택시내 방향으로 불과 낮은 언덕 하나 건너편에는 팽성상인회 소속 상인들 150여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들은 본대에 앞서 마을로 가려던 선발대 격의 행진단을 각목으로 폭행해 머리에 피가 흐르는 상처를 내는 등 테러를 도발했다.

    10시 20분. 기자가 상인연합회원들이 진을 친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들은 만취 상태에 있었으며 각목과 당구 큐대 등으로 무장한채 지나는 차들을 임의로 검문, 검색하고 있었다.

    평택 경찰서 관계자에 의하면 이들은 대부분 미군을 상대로 하는 클럽, 나이트 등 유흥업 종사자들.

    이때 평택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은 상황을 따져 묻는 기자에게 "오늘 따라 쟤들이 우리 말을 안듣는다", "쟤들에게 '이렇게 하는게 우리에게 도움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득했다"고 말하는 등 상인연합회와 '밀월 관계'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10시40분. 급기야 상인회가 "이렇게 있지만 말고 한총련 새끼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러 '사랑 주유소(행진단의 당시 대기처)'로 갑시다"며 방송을 통해서까지 선전을 하고, 건장한 체구의 남성들이 차량에 탑승 할 때 조차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고 끝까지 '말로 달래는' 노력을 부단히 쏟았다.

    '불법 행위가 우려 된다'면서 대추리, 도두리 일대에 학생들의 출입을 고압적으로 금지하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11시 20분. 기어코 상인들이 '사랑 주유소'앞에 도착하여 둔기들을 소지한채 행진단에 성큼성큼 다가 설 때 조차도 경찰의 초동 대처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느슨한 틈을 타 상인들이 카메라를 소지한 행진단원을 중심으로 무차별 구타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뒤늦게 경찰이 행진단과 상인회를 분리시켰으나, 상인들은 행진단을 향해 돌과 몽둥이를 집어 던지는 등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상인들을 지휘하는 방송차량 스피커에서 "자, 모두들 큰 것 작은 것 가리지 말고 돌을 집어 드세요. 제가 던지라고 하면 던지세요"라는 말이 나오고 상인들이 실제로 돌을 집어 들 때에도 경찰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날아오는 돌을 맞으면서도 여성 행진단을 보호하고 상인들의 도발에 침묵과 무대응으로 대응한 행진단 지도부의 냉정함이 빛난 상황이었다.

    상인들의 행위에 끝까지 인내하는 호의(?)를 아끼지 않은 경찰들 덕분에 상인들은 더욱 난동을 부렸으며, 결국 행진단은 경찰 병력으로 만든 길을 따라 평택역으로 후퇴해야 했다.

    새벽 1시. 행진단은 평택역에 모여 날이 밝는 대로 오전 11시에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일정을 마저 치를 것을 계획했으나, 표정들은 매우 어둡고 무거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벽2시가 되도록 원정3거리에서 농활온 학생들을 놓고 경찰들과 주민들의 옥신각신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과 함께 싸우자는 의지를 가진 행진단은 숙소를 마련해 두고도 평택역 광장을 뜨지 않고 있다.

    상인연합회가 경찰의 코 앞에서 마음껏 난동을 부릴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궁금증과, 학생들에게는 고압적인 반면 '조폭스러운' 상인들의 행위에는 유들유들하기만한 경찰의 이중성에 행진단원들의 분노가 식지 않는 밤이었다.

  • 지나가다

    현재 상황 총화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40여 명이 연행되었고, 안성, 수원 남부, 군포, 분당경찰서에 각각 분산배치되어 있습니다. 특히 안성서에 있는 분들이 폭력에 많이 노출된 분들 같고요. 굉장히 심한 물리적, 언어적 폭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 .

    머리채를 잡혀서 끌려간 여자는 제 친구 인것 같습니다. 3시 30분 경 해산하려고 하는 시위대를 전경이 갑자기 에워싸기 시작했고, 일부가 전경에게 두드려 맞아서 그것에 항의를 하다 더욱 두드려 맞는 상황들이 벌어졌습니다. 전 어느 여자분과 전경 사이에 고립되어 있다가 틈사이로 빠져 나왔고, 빠져 나온 남자분들이 언덕에 있다가 연행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서 쪽으로 갔습니다. 그때, 사복 형사가 뒤에서 달려왔습니다. "달려!"라는 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모두 정말 미친듯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다가 각자 흩어져 어두운 풀숲이나 건물 안에 숨었어요. 저는 건물 꼭대기층에 혼자 숨어 있었고, 창 밖으로 약 한시간 가량 사복형사가 건물 앞을 돌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연행된 사람들과 그 때 까지는 연락이 되었었는데, 실신을 해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다시 서로 돌아온 사람도 있고, 너무 많이 맞아서 얼굴이 부어 알아볼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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