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1일 브리핑을 통해 “이 번 주 안으로 130채를 철거 하겠다”라고 선언한 이후 평택 대추리 안은 조용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12일 새벽은 무사히 넘어갔다. 그러나 주택 강제철거는 13일 새벽에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평택범대위에 따르면 13일 오전부터 용역 차량들이 마을 순찰을 돌았으며, 대추리 마을회관 앞까지 들어오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들을 수상하게 여긴 대추리 주민들이 “어떻게 들어왔냐?”라고 묻자, “길을 잘못 들었다. 여기 오려던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주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다.
▲ 전경들이 마을에 버스를 타고 들어오기도 했다. 이들은 지휘관이 시켜서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이렇게 경찰들은 일상적으로 주민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
"심장이 떨려서 살 수가 없다“
대추리로 들어오는 길은 여전히 삼험한 검문이 진행되고 있으며,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막고 있다. 주민들까지 일일이 신분증 검사를 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새벽, 강제철거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이 되자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며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아침 일찍 길가에 나와 앉은 할머니들은 “심장이 떨려서 살 수가 없다”며 “밤에 무슨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나 이러 저리 살펴 본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평화공원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수 천 명이 달려와서 막아야 해”라며 “그 놈들이 집 부수면 고춧가루라도 들고 나와서 확 뿌려버려야지. 지난 번 처럼 당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노인회관 앞에서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주택철거 명분없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
시민사회단체 대표들, “평화적 문제해결 위해 주택철거 중단해야”
12일, 11시에는 대추리 노인회관에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마을주민들의 만남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왜 평안히 살고 있는 우리 집을 부수려고 하는가”라며 명분 없는 주택철거에 강력히 분노했다.
주민들과의 만남을 진행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지금 시기의 빈집 철거는 공포와 압박으로 주민들을 몰아내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라며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주택철거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택철거 중단을 반드시 요구 하겠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 대추리 노인회관 옆에서는 주민들이 모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
대추리 한 켠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 대추리 주민 중 한 집이 산소를 이장하는데 마을 주민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한 것이었다. 주민들은 “여기는 이렇게 정이 넘치고 서로를 아끼는 곳이야”라며 자랑을 늘어 놓았다.
▲ 대추리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누구일까. |
잠시도 눈을 돌릴 수 없는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추리의 하루는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