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고 있다. 부수지 마라!”

대추리·도두리 주변 병력 증강, 인권활동가 5명 “온 몸으로 막겠다”

대추리, 도두리 주변 병력 계속 증강 중

평택 대추리, 도두리의 주택 강제철거가 가까워 오고 있다. 12일 4시 경부터 대추리, 도두리 근처에 경찰병력이 늘어나기 시작해 5시 30분 현재, 경찰은 도두리 쪽에 8개 중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도두 2리 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있다. 또한 대추 내리 쪽에 3개 중대, 미군기지 안쪽에 4개 중대가 배치되어 강제철거가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다. 한 때 대추리 입구까지 전경 버스가 진입해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전경버스가 대추리 입구까지 진입해 주민들이 달려가자 경찰은 길을 잘못 왔다며 돌아나갔다.

이에 평택범대위는 7시로 예정되어 있는 ‘주택강제철거 중단 촉구 촛불문화제’로 많은 사람들이 집결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온 몸으로 막겠다“라며 실명을 공개한 5명의 인권활동가

3시에는 인권활동가 5명이 대추리 중간에 있는 평화전망대에 올라 “주택 강제철거를 온 몸으로 막겠다”고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인권활동가, 지킴이, 주민들은 평화전망대에 올라 기자회견을 했다.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인권활동가들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주택 강제철거가 얼마나 심각한 인권침해인지, 얼마나 참혹한 폭력인지에 대해 인권의 관점에서 입장을 밝히고, 계속되는 정부의 폭거에 인권의 이름으로 저항 할 것”을 약속했다. 선언에 참여한 인권활동가는 변연식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정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배여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 김동수 인권운동사랑방 돋움활동가 등 5명이다. 기자회견에는 이 들을 지지하며 함께 싸우고 있는 주민들과 지킴이들도 함께 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평택을 지키는 것은 인권을 지키는 것이며,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며 “마을이 무너지는 것은 가족의 추억이 무너지는 것이며, 전쟁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것”이라고 강제철거에 강력히 반대했다.

김정아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주거권이라는 것은 유형, 무형의 모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는 대추리와 도두리를 고립시키면서 거대한 수용소를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평화롭지 않게 끌려 내려가더라도 지키겠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화롭지 못하게 끌려 내려가더라도“

기자회견은 대추리 한 가운데 위치한 집 옥상에 만들어진 망루, 평화전망대에서 열렸다. 평화전망대를 만든 이유에 대해 배여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대추리가 육지에 갇혀 있는 섬이 아니라 평화의 공간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다”라고 설명하고, “경찰은 전망대가 눈에 거슬린다며 꼭 철거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라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화롭지 못한 모습으로 끌려 나갈 수도 있지만 이곳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인권활동가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파괴하려는 것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만들어왔던 사회적 관계가, 마을공동체의 문화가 파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합법을 빙자해 자행되어왔던 국가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에 불복종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인권의 역사는 전진해 왔다”라며 끝까지 싸울 것을 밝혔다.

기자회견은 “사람이 살고 있다! 부수지 마라!”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마무리 되었다.

  "마당에 고추를 말릴 수 있는 것이 평화다" 멀리 평화전망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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