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무엇이냐"

[민중역전](8) - 9월 16일, 부산에서 대구로

이른 아침 울산의 문화예술센터 ‘결’에서 눈을 뜬 ‘민중역전’전국행진단(이하 행진단)은 울산지역의 마지막 일정인 변전소 앞에서 아침 출근선전전을 진행했다. 비가 와서 유인물을 돌리진 못했지만 사거리에서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와 ‘한미FTA협상 저지’에 대한 플랭카드를 펼쳐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만났다. 이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창문을 열어 플랭카드의 문구를 확인하는 등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일정의 지역인 대구의 ‘CAMP WALKER’ 미군기지 앞으로 이동했다. 미군기지 앞을 지키는 우리나라 전투경찰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민중연대 민병욱 사무국장은 “얼마 전 신문에서 광주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가 대구로 온다는 기사를 읽었다”며 그것은 곧 대구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평택투쟁을 대구와 상관없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모두 연결한 하나의 사안”임을 밝히며 발언을 마쳤다. 행진단에 일일 결합한 경북대 천용길 학생은 “취직 걱정이 앞을 가리는 3학년이다”라며 “그런데 한국노총, 경영자, 정부가 노동자권리를 박탈하는 노사관계로드맵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평택이 짓밟히고 노사관계로드맵이 통과되고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대구로 온다는데 한미FTA 협상을 위해 미국에 있는 노무현정권.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준다던 노무현정권이 국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시점에서 강의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뛰쳐나왔다”며 대구시민들을 향해 오늘의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들려주었다.

이어 행진단의 이규재 단장은 한미FTA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미FTA는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모든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준다”며 스크린쿼터 폐지의 영향을 들어 “만약 스크린쿼터가 없어져 헐리우드 영화가 상영 일수가 많아졌을 때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는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문화가 정착하게 될 것이다”라며 문화적으로도 한미FTA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한미FTA를 막아내는 것은 우리의 생존권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며 이것을 9월 24일 서울에서 있을 4차평화대행진에서 10만 위원이 모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민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바로 촛불문화제의 장소인 동대구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가는 도중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번화가에서 거점선전전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철조망에 모형이 아닌 실제 사람이 들어가 평택의 상황을 설명하고, ‘평화가 무엇이냐’라는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기도 했다. ‘평화가 무엇이냐’라는 노래는 평화를 정의하는 속에서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원직복직하는 것이 평화’이고 ‘두꺼비 맹꽁이 도롱뇽이 서식처 잃지 않는 것이 평화’이며 ‘가고 싶은 곳을 장애인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 그리고 ‘이 땅을 일궈온 농민들이 더 이상 빼앗기지 않는 것이 평화’, ‘성매매 성폭력 성차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 평화’, ‘배고픔이 없는 세상 서러움이 없는 세상, 쫓겨나지 않는 세상 군림하지 않는 세상’이 평화라고 이야기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렇게 도보행진 선전전을 진행한 행진단은 토요일이라는 것을 감안해 오후5시에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한미FTA저지 대구경북본부 박현국 대표는 “17일의 일정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활동하는 행진단여러분 존경합니다”라고 환영사를 시작하고 “노무현은 바다이야기를 통해 전 국민을 도박꾼으로 만들어놓고 그리고 직접 노름꾼이 됐다”라고 말하며 “한미FTA를 통해 80%의 민중들을 담보로 20% 부를 위해 거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미FTA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한 미국을 경제적으로 거인이고 우리 나라는 어린아이와 같다며 달라와 원화가 어떻게 같을 수 있냐고 반문한 후 “작은 나라는 작은 나라에 맞는 규칙이 있는데 한미FTA는 그 규칙을 모두 깨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촛불문화제에서는 ‘함께 사는 세상’의 ‘박이야기’가 공연을 했는데 이는 ‘미국산쇠고기 수입, 농산물 수입 전면 개방, 쌀 시장 개방’등 FTA가 성사되고 있는 것과 ‘회사가 많이 어렵습니다’라는 말로 노동자들을 고용불안,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자본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아무도 통행불가능하게 하고 전쟁의 위협속에 살아가는 평택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공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한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평택농민회 이근랑 회장은 “지금 평택의 대추리․도두리는 전쟁중이다”라며 “현재 200만 평이 넘는 곳에 농사를 짓고 출하를 기다리고 있으나 군인들은 수확을 앞둔 벼 위에 철조망과 군막사를 짓고 있고 있다”며 분노의 말을 전했다. 또한 “그뿐만이 아니라 주민들도 군홧발로 짓이겨 놓았다”며 “4년간 이렇게 싸워왔는데 여러분이 힘을 조금만 보태주면 반드시 막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대구 시민들을 향해 9.24평화대행진을 함께 하자고 호소하며 촛불문화제가 끝이 났다.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행진단은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의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찾아가 서로 투쟁사안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대구경북지부 이오식 지부장은 “평택투쟁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총회가 있는데 이 자리에서 미군기지 건설을 위해 평택으로 가는 철근 등 모든 건축자재 운송을 거부하겠다”며 평택투쟁을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대해 한 행진단원은 “화물연대의 경우 하루 하루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정말로 큰 결의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대단한 결정이다”라며 화물연대 노동자들에게 큰 박수를 쳐주었다. 그리고 행진단은 숙소인 영남대학교로 이동해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함으로써 행진단의 9일째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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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갱이

    정일동네 수용소에 다 쳐박아야 정신 차릴 놈들,,,,,,
    전쟁이 없으면 그냥 평화냐?
    날마다 굶어죽고 감시원이 와서 두들겨 패고....
    그게 진짜 전쟁보다 더한 평화다 꼴통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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