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거하는 공무원노조, 정책토론회 열어

공무원노조특별법, 정파문제 등 쟁점 부각

가입 후 첫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 임하는 전국공무원노조

민주노총 5기 지도부 선거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전국공무원노조는 선거에 출마한 위원장 후보들을 불러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정원 기자

전국공무원노조는 작년 4월 20일 민주노총에 공식 가입한 이후 첫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임한다. 권승복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가입 이후 첫 선거기 때문에 아직 대의원들이 선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공무원노동자도 민주노총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각 후보의 정책적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 바란다”라고 토론회 개최 이유를 밝혔다. 이 날 정책토론회에는 50여 명의 공무원노동자들과 전국공무원노조 대의원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발언 순서를 정하기 위해 사다리를 탔다./이정원 기자

  후보들은 말을 많이 해야 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목이 탄다./이정원 기자

양경규, “법외”
이석행, “공무원노조 결정에 따라”
조희주, “법외”


토론회는 각 후보의 서두 발언과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진행되었다. 토론회에서 마지막까지 논쟁이 된 것은 공무원노조특별법과 관련해 법외, 법내를 둘러싼 후보들의 입장이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작년 한해 행정자치부가 공무원노조특별법에 들어오지 않은 노조의 사무실을 모두 강제 폐쇄하는 등 정부의 엄청난 탄압에 시달린 바 있다. 이에 전국공무원노조 한편에서는 법내 전략을 채택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조는 작년 11월 2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법외노조 원칙”을 다시 확인한 바 있다.

  기호 1번 양경규 위원장 후보/이정원 기자

이런 논쟁을 겪어서 그런지 토론회 참가자들은 이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궁금해 했다. 기호 1번 양경규 위원장 후보는 “지금 단계에서 공무원노조는 법외노조로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을 가져가는 것이 맞다라고 생각한다”라며 “전교조가 노동2권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얻기 위해 10년을 투쟁했다. 노동조합의 안착을 위해 법내로 들어가는 것은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잃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호 3번 조희주 후보도 같은 의견을 냈다. 조희주 후보는 “법내, 법외라는 용어부터 잘못된 것이다. 노동법에 있는 노동3권이 보장되면 신고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하고, “문제는 노동법에 근거한 노동3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법내로 들어간 공무원조직을 보면 오히려 정권의 통제에 묶이고 있다. 법외투쟁을 하고 있는 공무원노조의 투쟁을 전 민중의 투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호 2번 이석행 후보는 조금 다른 의견을 냈다. 이석행 후보는 “나는 공무원노조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것을 존중한다”라며 “중요한 것은 노동3권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중요한 것은 공무원노조가 주체적으로 이 투쟁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라며 “법내로 들어왔으니까 투쟁의사가 없고, 법외는 그렇지 않는다는 식의 양비론적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희주, “문제는 경직된 시스템, 충분히 토론하고 합의하는 방식을”
이석행, “노동운동혁신위원회에 정파 이론가를 모아서”
양경규, “정파는 건강하게 존재해야, 다른 것 존중하는 것 중요"


  기호 2번 이석행 위원장 후보/이정원 기자

이번 토론회에서도 다른 정책토론회에서도 쟁점이 되었던 정파갈등을 둘러싼 질문이 나왔다. 특히 민주노총 선거에 처음 참여하는 전국공무원노조를 두고 각 선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심을 조직하고 있어 내부에서는 “시달린다”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으며, 지난 법외, 법내 논쟁을 통해 흔히 정파라 부르는 의견그룹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기도 해 참가자들은 정파문제와 지도력 구축의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기호 3번 조희주 후보는 “어느 조직이든지 의견그룹은 존재하며, 이런 의견그룹들은 그동안 민주노조 운동을 만들어 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지금의 문제는 경직된 조직운영과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현재는 민주노총 내부의 다양한 의견들이 조합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라며 “직선제와 회의록 공개 등 민주적 운영 시스템을 통해 충분히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호 3번 조희주 위원장 후보/이정원 기자

기호 2번 이석행 후보는 “대중의 힘이 있을 때는 정파가 없었다”라며 “현장 대장정을 통해 대중을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데 노력 하겠다”라고 말하고, “토론을 하다 안 되면 표결을 해야 하는 것이고, 표결의 결과에 승복하는 것 또한 같이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의 도리다”라며 “노동운동혁신위원회를 건설해 모든 정파의 이론가들을 불러 상시적으로 논의하고 답을 찾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기호 1번 양경규 후보는 “민주노총이 정파 때문에 사업이 안 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말이 정파 갈등을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정파는 건강하게 존재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서로 다른 의견을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부분을 찾고, 다른 부분은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대의체계와 회의구조 속에서 소수의 의견을 보장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당선되면 모든 회의록의 공개를 의무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회의실을 가득 채운 참가자들의 열기/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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