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강요된 경례와 맹세는 우상숭배"

[집중이슈 : 맹세야,경례야 안녕∼](2) - 크리스찬 김현호 님

나는 기독교인이다. 내가 존경하는 조만식 선생님이나 안중근 의사, 전명운 의사님 모두 크리스찬으로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다.

오늘을 사는 나도 대한남아로서 병역도 필하고 개인 사업을 하며 성실하게 세금납부도하며 조국을 한없이 사랑하고 NGO 활동도 한다. 그럼에도 가끔씩 학교나 국가행사에 갈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라는 구호와 함께 울려 퍼지는 ‘국기에 대한 맹세문’이 낭독될 때마다 무척 마음이 불편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를 때까지 손을 어디다 두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나는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과 맹세문을 외우지 않는다.

그것은 순전히 신앙 양심에 기초한 행위이지 애국적 동기가 불순해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님을 밝힌다. 중학교 1학년 때 국기 배례 거부 사건으로 퇴학을 당한 후 내 청소년 시기에 만만치 않은 굴곡을 겪어야 했다. 고향까지 떠나야 했으니까...

나에게 신앙의 자유와 행동하는 신앙인이 되는데 영향을 주신 분은 일제시대 ‘신사참배’ 반대로 옥고를 치르셨던 목사님이셨다. 그는 독립된 조국에서 일제와 똑같은 국가주의의 모순을 보고 저항하셨다. 성서의 계율을 지키던 신자에게 억지로 일장기 경례와 동방요배와 오정묵도를 강요할 때 이를 거부하다 감옥에 갔다가 순교직전에 해방을 맞아 죽음을 면했는데 군사정부는 일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신앙의 자유를 제한하고 전체주의적인 강요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였다.

이젠 지나친 애국주의 강요로 인해 자랑스러운 시민권을 불편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강요된 신사참배가 우상숭배라면 강요된 국기에 대한 경례와 맹세는 우상숭배가 아니란 말인가? 나에게 있어 그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의 표현일 뿐이라는 논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애국주의의 덫을 벗어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일 것이다.

◎ 1972년 전남 광양군 진월면 오사리 중앙초등학교에서는 초등학생 50여 명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함께 거부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사건으로 오사재건교회 주일학교 교사 양영례 씨는 구속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으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했던 김현호 씨는 2년 뒤 진월중학교에 진학했지만 국기 경례 강요에 못 이겨 1년을 못 채우고 자퇴를 해야 했다. 지금도 그는 기독교인으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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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환

    우리 집안은 수대째 기독교 집안이다. 그런데 이 사람은 사고는 정말 논리적 비약이라고 보인다. 신사(神社)는 일본의 잘나가는 조상귀신들을 모아 놓고 제사라는 것을 통해서 소원이나 복을 빌고 하는 곳이다. 거기에 참배하는 것은 종교적인 개념인 ‘우상 어쩌고’가 성립된다고 하겠다.

    그러나 국가나 국기나 국화라는 ‘사회적 상징’ 또는 ‘사회적 상징 의식’을 종교적 차원의 우상숭배라니 할 말이 없다 못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현을 써야할 정도다. 국기나 국가나 국화에 대고 소원이나 복을 비는 미친 사람 또는 천국이나 극락 또는 병의 치유를 비는 정신나간 사람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과거 시골의 초등주일학교의 교사는 그 지역 고등학생들에게도 시킬 정도로 아무나 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72년의 그 주일학교 교사 참 무책임한 사람이다. 사회적으로 뿐만이 아니라 신앙적으로 볼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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