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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이후 1년의 변화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36) - 방조제 내외서 생태계 파괴 심각

춘래불사춘(春來不死春). ‘봄이 왔건만 봄은 오지 않았다’. 새만금지역에서 말이다.

봄이 오면 움츠렸던 왕성한 생명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새만금갯벌과 바다를 의지하며 살던 수많은 생명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바쁘게 일해야 할 어민들도 두손 놓고 한숨을 쉬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해 4월 21일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완료했기 때문이다. 바닷물과 강물과 갯벌이 자연스럽게 만나지 못하도록 세계 최대의 단두대를 바다 한가운데로 가로질러 놓은 것이다. 그 결과 방조제 내측 뿐만이 아니라, 외측에도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내외측 모두 어민들의 생계가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다.

  올해 4월 7일, 부안 문포 앞 바다에 흑갈색을 띤 적조현상이 벌어진 모습.

  지난해 5월 16일, 군산 하제 앞 갯벌이 섬처럼 드러난 지역에서 집단 폐사한 동죽 조개들.

  지난해 6월 11일, 부안 계화도갯벌이 바닷물이 덮히지 않고 메말라 버려 집단 폐사한 백합과 조개들.

방조제가 막히기 전 새만금지역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흘러내려와 바다와 자유롭게 만나는 기수역을 포함한 대단위 갯벌이 형성된 ‘염하구갯벌’의 특징을 띠었다. 또한 갯벌과 강의 경사도가 완만해서 민물과 썰물일 때 강물과 바닷물이 20-30km정도를 두 강의 상류쪽에서 하류쪽으로 하루에 2번씩 들어오고 나가고 했다. 그래서 염분농도도 다양하고 강물과 바닷물이 완전히 뒤섞이게 되었다. 이곳에 광활한 갯벌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강화도나 전남 함평, 무안 처럼 뻘갯벌 대부분이라기 보다는 ‘모래갯벌’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바닷물의 수온 변화도 계절에 따라 심했다. 그래서 남한만 따지자면 새만금지역엔 위도상 위쪽 생물과 아래쪽 생물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중간지점에 위치한 곳이여서 바다생물들이 다양하게 서식했다. 조석간만의 차이도 최대 7m, 평균 5m 정도나 되었다. 바다와 갯벌생태의 특성은 바닷물의 수온과 염분농도, 파랑의 세기, 조석간만의 차이, 갯벌과 바다의 바닥 지질상태가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만금갯벌(정확한 표현 ‘만경강·동진강 하구갯벌’)과 바다는 이러한 조건들이 다양하고 변화무쌍하여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고 개체수도 무수히 많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곳이었다.

그런데 방조제(28.7km)가 모두 막히고 나자, 겨우 두 개의 배수갑문(총 길이 540m)을 통해서만 해수유통이 되고, 이것조차 아예 닫아 놓는 일이 많아져서 해수유통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결과 방조제 내측 바닷물의 염분농도가 급격히 낮아졌고, 방조제 내측의 조석간만의 차이도 최대 1m내외로 줄어들었다. 즉 예전처럼 많이 들어오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갯벌면적이 많이 감소하였다. 바닷물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지역은 갯벌이 매말라 붙어 갯벌에 살던 조개나 갯지렁이, 게 등 수많은 저서생물들이 죽었다. 방조제가 막힌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아서였다. 한편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메말라버린 갯벌지역으로부터 모래와 소금가루, 생물들이 죽어서 풍기는 썩은 냄새가 주변 마을을 덮쳐 많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그리고 바닷물이 더 이상 빠지지 않아 정체되어 호수처럼 되었고, 부안 문포앞과 김제 심포앞은 배수갑문을 어느 기간동안 닫아 놓을 때면 바닷물이 흑갈색으로 변해 적조현상이 자주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물살이 약해지다 보니 강물을 타고 내려온 토사가 가라앉아 물컹물컹한 죽뻘이 쌓이고 있다. 죽뻘이 쌓이게 되면, 어패류들이 폐사하고 어민들의 주요 소득원인 백합도 껍질이 검게 변하면서 단단하지도 않다. 백합이 산란을 하여 종패가 생기더라도 대부분 폐사해 버렸다. 죽뻘이 쌓인 곳에 ‘염통성게’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봄철 산란하기 위해 찾아오는 주꾸미와 강 상류로 올라가려는 실뱀장어도 많이 줄어들었다. 꽃게, 새우, 전어 등은 거의 사라지고, 숭어와 풀망둥어만이 겨우 조금씩 잡히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5월 11일, 새만금갯벌에서 죽어 있는 붉은어깨도요. 옆에는 죽은 동죽껍질이 있다.

  지난해 9월 8일, 새만금갯벌에서 죽어 있는 넓적부리도요.

  올해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이 무색할 정도로 누런 거품과 오염물질이 배수갑문을 통해 외측으로 흘러나가고 있는 모습.

그래서 주민들의 생계는 더더욱 막막한 실정이다. 1년동안 방조제 물막이 이전에 살아있던 백합을 잡아서 생계를 유지해 왔는데 이제는 남아있는 것도 거의 없고, 배수갑문도 닫아 놓는 일이 많아 갯벌과 바다에 나가 백합을 거의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어민들은 식당 종업원으로 나가거나 일당을 받고 쓰레기 줍기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어민들은 거의 일을 못하고 집에서 하늘만 처다보고 앞날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있다. 바닷가 음식점들도 하나 둘씩 문을 닫고 다른 생계거리를 찾아야 할 형편이다.

물막이 이전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수많은 새들도 새만금갯벌을 서식처로 이용했었다. 그동안 오리, 고니, 기러기 등 20여만 마리의 겨울철새 뿐만이 아니라, 독특한 생태특성을 지닌 20여만 마리의 도요새·물떼새들이 봄과 가을에 월동지인 호주와 뉴질랜드, 동남아시아에서 번식지인 시베리아, 알래스카, 중국 동북부 지역까지 오고 가는 동안 이곳을 중간기착지로 이용하고 있었다. 갯지렁이, 게, 조개 등 저서무척추동물들이 무수히 많고, 작은 치어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이를 먹이로 하여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물막이 이후에 도요새 물떼새들이 먹을 생물들이 대부분 폐사하여 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 급감할 것으로 우려를 하고 있다. 당장 다른 갯벌로 이동한다 하더라도 이만큼의 숫자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서 결국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해 있다. 이같은 개체수 감소를 정확히 조사하기 위해 호주, 뉴질랜드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와 작년부터 내년까지 3년 동안 매년 4월과 5월에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내년 10월에 개최될 10차 람사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방조제 외측도 상당히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1호 방조제 외측으로 바로옆 합구마을앞 갯벌에 주민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뿌린 백합 종패들이 폐사하여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위도면 치도리앞 갯벌과 서천군 유부도갯벌은 모래갯벌이 뻘갯벌로 변하면서 백합이나 동죽, 바지락 등이 폐사하고 개맛들이 증가하고 있다. 변산해수욕장과 고창 만돌리 해수욕장의 모래도 깎여나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즉 방조제 외측에서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었고 일부지역은 유속이 빨라지고 서해안 전체의 유속이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루에 72억 톤이라는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방조제 내외측으로 왔다 갔다 하던 것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가로막혀 버렸기 때문이다.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 영향은 서해안 전체에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3월 22일, 고창 만돌리 해수욕장의 모래가 깎여 나가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모습.

  올해 2월 3일, 가력배수갑문을 통해 흘러나온 엄청난 누런 거품이 변산해수욕장까지 밀려온 모습.

  올해 2월 3일, 변산해수욕장의 모래가 깎여나간 모습. 멀리 가력배수갑문이 보이고 있다.

외측의 해안가 침식도 우려되는 사항이다. 지난해와 올해 4월 두 번에 걸쳐 ‘너울파도’로 인해 변산의 몇몇 포구에 묶여 있던 어선들이 뒤집혀 파손되고, 위도면 진리마을은 어선 파손 뿐만이 아니라 주택까지 바닷물에 침수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로 이는 방조제가 막히면서 파랑의 힘이 분산되지 않고 한곳에 집중되어 발생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동안 배수갑문을 닫아 놓았다가 열어 둘 때면 오염물질이 섞인 누런 거품이 외측으로 흘러나와 외측 바닷물를 오염시키고 있다. 썩은 냄새는 물론 변산해수욕장에 찾아오는 방문객 수도 줄어들게 하고 있다. 작년 8월, 올해 2월과 3월에 직접 확인한 사실이다.

더욱이 방조제 공사에 엄청난 양의 바닷모래를 퍼올려 사용하고 있어 새만금 외해역의 생태계 파괴는 물론 어장피해는 더욱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간척지의 용도를 변경함에 따라 더 많은 바닷모래와 육상토사가 사용될 예정이여서 환경파괴는 더욱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10월 17일,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완료 이후 변산해수욕장 모래가 깍여 나갔다고 주장하는 주민.

  올해 3월 17일, 어민들의 생계수단이던 백합이 줄어들자 바닷물이 덜 빠진 물속에 들어가 잡고 있는 모습.

  올해 3월 28일, 한국농촌공사 새만금사업단 정문앞에서 해수유통 확대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어고 있는 새만금 연안 어민들의 모습.

따라서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새만금 방조제 일부 구간을 다시 터서 교량으로 만들고 해수유통을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만약 이를 무시한 체 간척지의 토지용도를 바꾸고 특별법을 제정하여 개발을 가속화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심각한 환경재앙이 서해안 전 해역에서 일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자연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인간이 자연을 배반하면서 탐욕과 어리석은 행위를 계속한 다면 자연재앙으로부터 엄청난 피해를 당할 것이다. 바로 새만금사업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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