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정치놀이터 '미끄럼틀'이 오픈했다. 문화연대는 '미끄럼틀'에 대해 "급진적 행복을 찾아 상상력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소개했다. 민중언론참세상은 '미끄럼틀' 중 '한장의 정치'를 기획 연재한다. '한장의 정치'는 "새로운 사회, 급진적 정책을 상상하고 공론화하기 위한 정책칼럼"으로 "만화가, 미술작가, 활동가, 교사, 평론가, 교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운동과 함께해온 이들이 상상하는 정책칼럼이 게재될 예정"이다.[편집자주]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한 우물만 판다
다음의 기업들이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 대답해 보자. IBM? 컴퓨터. 토요타? 자동차. GE? 전자제품. 보잉? 비행기. 월마트? 유통. 맥도날드? 패스트푸드. 그렇다면 삼성은? 답하기 곤란하다. 그럼 SK? 이것도 난처하다. 음~ 그럼 LG?
하여튼 외국의 대기업과는 다르게 우리의 대기업, 이른바 ‘재벌’기업들은 다 한다. GS, 현대, 금호, 효성, 두산, 롯데 등등 알 만한 대기업들은 자동차, 비행기, 선박에서부터 아파트, 컴퓨터, 세탁기, 그리고 호텔, 골프장, 놀이공원, 식당까지 안 하는 게 없다. 증권사, 보험사, 대출사까지 하면서 이자놀이까지 하고 과자도 만들며 반찬까지 만든다.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한 우물만 판다. KFC가 닭튀김으로 성공했다 해서 소튀김을 내놓지도 않고 또 현지화 하겠다며 한국에서 냉장 삼계탕 판매에 나서지도 않는다. 보잉이 비행기를 만든다고 해서 이른바 세스나로 통칭되는 경비행기까지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의 재벌은 다 한다. 돈 되는 건 다 한다. 서민들 밥그릇까지 뺏어간다. 흔히들 ‘재벌이 우리를 먹여 살린다’고들 하는데 이는 세상물정 모르는 철없는 이야기일 뿐이다.
생계형 자영업은 40~50대 퇴직 가장들의 무덤..왜?
최근 몇 년간 개인사업체 사장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사실 소매업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 150조를 넘어설 것을 예상되지만 여기에 뛰어들어 성공하는 사람 보기는 쉽지 않다. “연락이 닿지 않는 옛 동료들은 자영업을 하다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한 직장인의 설명에서 보듯 생계형 자영업은 40~50대 퇴직 가장들의 무덤이다.
이러한 모순이 왜 생기는 것일까. 소매업 매출은 늘지만 그 증가분을 대기업이 소유한 대형할인마트들이 몽땅 휩쓸어가기 때문이다. 올 소매판매액은 작년 대비 3.5% 증가인데 대형마트는 10.6%를 기록 중이다. 반면 재래시장과 기타 소매점포는 성장률 0%의 침체에 들어갔다. 재래시장과 소규모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밥그릇을 빼앗아 가며 자신의 이윤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의 이마트, 삼성의 홈플러스, 그리고 롯데마트가 3강을 이루는 가운데 전국의 대형마트는 이제 370개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은 그야말로 초토화된다는 점이다. 과일가게, 생선가게, 야채가게, 건어물가게, 구멍가게, 판가게, 전파상, 철물점, 정육점, 세탁소, 쌀집, 빵집, 서점, 문방구, 자전거포에 인근 식당까지 매상이 폭락한다. 하여간 연탄가게 빼곤 죄다 영향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주변의 상인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반대에 나선다. 이들은 동네 어느 공터에 대형마트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불안에 휩싸인다. 그 소문이 사실로 판명되면 절망하게 된다. 그래서 공사장 앞으로 가 시위를 벌인다. 뉴스를 보며 시위대를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이 졸지에 머리에 띠 두르고 시위에 나서게 된다. 작년 1월 우리 학교와 가까운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 롯데마트가 들어서게 되자 시장 상인들이 시위에 나섰다. 롯데 측은 보상금 더 받으려는 속셈 아니겠냐고 했다. 아니 그래, 보상금 더 받으려고 청과물 시장 상인이 공사현장 앞에서 분신자살했겠는가.
구멍가게까지 침투한 재벌기업들
그런데 이들 대형마트의 번식욕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네까지 침투한다.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스퀘어는 GS(수퍼)마켓이란 이름으로 동네 아파트상가에서 수퍼마켓까지 한다. 차를 타고 대형마트 가는 게 귀찮은 사람도 있을테니 아예 집 앞까지 가서 물건 팔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는다. 구멍가게까지 한다. 1989년 이후 단시간에 우리나라 전 골목으로 번져 나간 편의점은 이제 1만 점 시대에 접어들었다. 삼성과 형제기업인 보광의 훼미리마트가 3500개, 롯데의 세븐일레븐이 1400개, GS의 GS25가 2000개, 동양의 바이더웨이가 1000개의 점포를 전국에 흩뿌리며 아이들 코 묻은 돈까지 쓸어가고 있다. 학교 앞, 학원 앞에서 아이들에게 오뎅까지 팔고 있다. 오뎅 먹고 나서 ‘아이스께끼’ 입에 물고 나오는 아이들을 맞은편 구멍가게 할아버지는 바라만 보고 있고.
동네 수퍼마켓들은 '별 짓'을 다 하고 있다. 조합을 만들어 유통마진을 줄여보려고도 하고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재벌의 대형마트의 전방위, 다단계적 공세에 버틸 재간이 없다. 결국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업에 진출하는 것을 막는 수밖에는 없다. 솔직히 재벌들은 서민들 밥벌이 할 것은 좀 놔둬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밥그릇은 보호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재벌은 '문어발 확장'도 좀 가려가면서 하자. 문어도 발은 여덟 개 뿐이란 말이다. 그리고 제발 밖에 나가서 세계를 정복해라. 골목까지 쳐들어와서 구멍가게 할아버지, 할머니 정복하지 말고. 서민, 시장상인 밥그릇 뺏어 가면서 무슨 '일등기업'이야. '조폭기업'이지.
정부는 서민과 그 수많은 퇴직 가장들이 그들의 생계를 위해 하는 생계형 소매자영업을 재벌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이들의 동네수퍼마켓사업과 편의점사업을 금지해야 한다. ‘돈벌이’가 아니라 ‘밥벌이’를 원하는 소박하고도 절박한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토깡이’ 같은 ‘새끼’들을 쳐다보며 지금도 눈물 짓고 있다.
* 이 글은 프레시안에 기고했던 글을 수정, 재구성 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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