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으로 공안 출신 3인 추천, 사제단 등 반발

사제단, "특검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개탄스런 일"

대한변협이 삼성 비자금 의혹 수사 특별검사로 추천한 3인(정홍원 전 연수원장, 고영주 전 남부지검장, 조준웅 전 인천지검장)에 대해 사제단과 민변, 참여연대 등이 크게 반발했다.

대한변협은 "추천한 3인은 모두 검찰 간부 출신이며, 삼성과 관련이 없으면서 수사 능력이 뛰어나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변호사"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으나, 사제단과 민변 등이 추천한 박재승 변호사는 추천 후보에 들지 않았다.

사제단은 오늘(17일) 3인의 특검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제단은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사회가 오늘과 같이 부패의 난맥상에 이르게 된 것은 국세청, 금감원, 공정위와 같은 국가 감독기관들이 제 본분을 저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대한변협의 특검후보 추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정의를 회복시키는 결정적 기회"지만 "처음부터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진실은 물론이고 양심고백의 행위 자체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던 변협은 특검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개탄스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삼성 특검 후보로 이들 3인을 추천한 이진강 변협 회장은 "기업의 부조리를 수사해 잘못된 점을 처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도 있다. '떡값 검사' 문제도 있을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최고 권력자에 대한 대선자금, 당선축하금 이런 부분도 특검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중립적이고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선정했다"며 3인에 대해 "검사를 오래 하시면서 조직 장악력과 통솔력이 특출나고 공안 뿐 아니라 일반 수사업무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제단은 변협이 수사능력을 갖춘 후보라는 주장에 대해 "공안검사 이력을 갖춘 후보자들은 더더욱 자격미달"이라며 후보 자격 여부를 문제삼았다. 정홍원 전 연수원장은 1988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특수부장 검사, 89년 대검 강력과장, 93년 서울지검 특수부장 등을 역임한 특수부 출신 검사이며, 고영주 전 검사장은 95년 대검 공안기획관을, 조준웅 전 검사장은 87년 대검 공안과장, 서울지검 공안부장.대검 공안기획관 등을 역임한 공안통으로 꼽힌다.

참여연대 역시 "대한변협은 삼성그룹 불법행위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후보자로 고위 검찰출신만으로 구성된 변호사 3명을 추천했다"며 "삼성과 검찰조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검찰 고위직 출신들로만 후보를 추천한 것은 삼성특검 수사가 필요한 이유를 외면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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