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를 맡고 있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성규 지부장이 울부짖었다. 연단을 내려오던 조 지부장이 신발을 벗어 경찰들에게 던졌다. 그리곤 달려온 한 간부의 어깨를 부여잡고 참아왔던 울음을 터뜨렸다.
▲ 상주를 맡고 있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조성규 지부장이 울음을 터뜨렸다. |
6일, 전면전 선포한 박종태 대책위
민주노총과 화물연대는 6일 오후 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대전 대덕구 읍내동) 앞에서 '고 박종태 열사 정신계승과 악덕자본 대한통운 규탄 및 화물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화물연대 확대간부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전국의 화물연대 확대간부와 노동자 1천여 명이 참가해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대한통운과 금호그룹에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결의했다.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은 “우리의 비통함을 지금 보이지 말라. 박종태 동지를 잃은 이 비통함을 대한통운 투쟁이 승리하는 그 날 한꺼번에 터뜨리기 위해 참자”고 운을 띄었다. 이어 “대한통운은 화물노동자가 얼마만큼 원했기에 아버지이자 남편인 가장을 죽이냐”며 “우리 박종태 동지는 대한통운과 금호자본이 죽였다”고 규탄했다.
운수노조 조상수 사무처장은 “박종태 열사 투쟁이 오늘부터 범국민적인 투쟁으로 확산 될 것”이라며 대책위가 꾸려졌음을 알렸다. 이어 “전국노동자 대회를 대전에서 열고 힘차게 투쟁해 나갈 것을 민주노총에 제안했고, 조만간 결정이 난다”고 알렸다.
▲ "열사의 뜻 이어받아 반드시 승리하자" 머리띠를 동여매는 참가자들 |
▲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 오승석 수석부본부장을 비롯해 15개 지역 지부장 17명이 동시에 삭발식을 거행했다. |
대한통운택배분회 김성룡 분회장은 “문자로 78명을 집단 해고하고 박종태 열사가 목숨을 끊어도 대한통운은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며 “그래도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박종태 열사가 돌아올 줄 알았다. 차라리 다른 곳으로 떠나길 빌었다”고 밝혔다.
이날 민중가수 지민주 씨는 고인이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불렀던 '민들레처럼'을 불렀다. 곳곳에서 낮은 흐느낌이 터졌다. 몇몇 조합원들은 하늘을 향해 “종태야”를 외치기도 했다.
집회참가자들은 고인이 바랬던대로 화물연대와 민주노총이 단결하여 더 큰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하는 삭발식을 진행했다.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 오승석 수석부본부장을 비롯해 15개 지역 지부장 17명이 동시에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어 대한통운과 경찰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하면서 결의대회를 마쳤다.
▲ 조형물 화형식 |
▲ 집회가 끝난 후 대한통운 정문 앞 |
경찰과의 몸싸움 도중 2명 연행, 고인 시신 안치되어 있는 곳까지 행진
화형식 후 정문을 막아선 경찰과 조합원들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노동자들에게 최루가스를 살포하고 사진을 채증했다. 또 정문과 무대 사이에서 벌어진 몸싸움 중 울산 화물연대 소속 장00씨와 충남 화물연대 김00씨가 경찰에 연행됐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대열을 정리한 뒤 박종태 열사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대전중앙병원까지 1.7km를 행진했다. 박종태 얄사의 영정이 집회 대열을 맨 앞에서 이끌었고 수 십개의 만장이 그 뒤를 따랐다. 대열 후미에는 노조 차량이 따라 붙어 경찰의 도발을 막았다.
한편, 이날 집회가 시작되기 전 안억진 대전 동부경찰서장의 경고 방송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됐다. 안 서장은 “질서를 지키지 않는 여러분은 민주 시민이 아니다”거나 무대차량 운전자에게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음을 알리며 “밥줄 끊긴다”는 등 집회 참가자들을 비하하거나 협박성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다.(천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