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곱다

[이수호의 잠행詩간](4)

수사망이 좁혀지고 있었다
편지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아팠다
손전화는 더욱 위험해서
문자만이라도 살려놓고 싶었지만
어쩔 수없이 놓아버렸다

캄캄한 밤이 왔다
어둠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을 추억하거나
누구를 그리워하는 일
또는 무한상상의 허망한 작업

또 누군가가 끌려갔다
귀뜸해주고 급하게 돌아서는 뒷모습
잡지 못하는 나를 돌아보는
네 얼굴이 붉다

가늘게 남은 끈 하나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뭇한 길가
찔레꽃 곱다

* 소환장이 날아들고 체포영장이 떨어지고, 사무실이며 집 주변에 짭새들 눈이 반짝인다. 아니, 내가 감시를 받고 있는지 수배상태인지 나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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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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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nseksrmrqhr

    마음이 글로 글이 시로 시가 다시 마음으로 들어오고 있는 중입니다.

  • 뭐여

    웃기는 짬뽕이군
    노동운동 말아먹고 무슨 시를 쓴다냐.
    이것도 시냐.
    가서 근신해도 모자랄 판에..........

  • 뭐여2

    야 너나 똑바로 살아라. 너는 안말아먹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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