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문’ 흥행의 문 열었다...‘워낭소리’보다 흥행속도 빨라

정동영, 손학규, 경찰들도 ‘두 개의 문’ 단체관람

용산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의 흥행이 예사롭지 않다. 개봉 첫 주에 누적 관객 5800여 명을 돌파했다. (6월 24일, 개봉 4일차 현재) 좌석점유율도 36%에 달한다. 좌석 점유율 36%는 독립영화는 물론 상업영화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단관을 통한 특별상영의 케이스를 제외하고 현재 극장가에서 좌석 수 3000을 넘기는 개봉작 중 ‘두 개의 문’보다 좌석 점유율이 높은 영화는 헐리웃 영화인 ‘어벤져스’(40%)와 ‘마다가스카’(37%)뿐이다.

  인디스페이스에 걸린 두 개의 문 대형 걸개

‘두 개의 문’을 배급하고 있는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는 “독립영화의 이토록 빠르고 폭발적인 흥행은 초유의 일”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극장관계자들도 관객 증가세와 흥행속도가 이토록 빠른 영화는 드물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8년 개봉해 독립영화 사상 최대인 1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워낭소리’의 경우도 개봉 4일차의 관객동원은 7000명 남짓이었다. 그러나 ‘워낭소리’의 개봉관 수는 32개로 ‘두 개의 문’의 16개에 두 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개의 문’의 관객동원력은 이미 워낭소리를 앞지르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또 ‘두 개의 문’은 인디스페이스나 인디플러그 등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뿐 아니라 메가박스나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에서도 매진을 기록하며 영화가 대중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두 개의 문’이 화제가 되면서 관객들은 SNS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접근성이 높은 멀티플렉스에 ‘두 개의 문’ 상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한 관객은 “어떠한 픽션도 가하지 않은 채 현장의 장면을 고스란히 영화에 담고, 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담고, 당시에는 인정하기 어려웠던 경찰들의 두려움까지 담아낸 것은 죽은 자는 세상에 없고 산자들은 감옥에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영화가 담은 메시지에 공감하는 뜻을 보였다.

정계인사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도 ‘두 개의 문’을 직접 관람하거나 SNS를 통해 홍보를 펼치면서 영화의 흥행에 한 팔을 거들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과 문성근,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영화를 관람했다. 특히 영화인이었던 문성근 전 대표대행은 자신의 트위터(@actomoon)를 통해 “‘두 개의 문’은 단순히 봐 줘야 할 영화가 아니라 용산참사에 대한 깊이있는 시각을 보여주는 수작”이라며 ‘두 개의 문’이 영화적으로도 빼어난 작품임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영화배우 유지태씨도 자신의 팬들과 함께 ‘두 개의 문’을 관람했다.

  두 개의 문을 관람한 유지태 배우(가운데)와 김일란(왼쪽) 홍지유(오른쪽) 감독 [출처: 홍지유 감독 트위터(@HongHongjiyou)]

‘두 개의 문’ 배급위원회는 이러한 흥행을 계속 이어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관람함으로 용산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용산 참사를 다시 돌이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배급위원회는 SNS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두 개의 문’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지시키며 관객들이 더 쉬이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개봉관과 상영회차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일권 대표는 “일반 상영 외에도 현재 단체관람과 대관을 문의하는 연락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독립영화는 첫 주 흥행성적과 관객 관심도에 따라 점차 상영관을 증가시켜 가는 방식으로 배급을 한다. 또한 ‘두 개의 문’처럼 사회적 관심이 높은 영화는 ‘공동체 상영’이나 단체관람 역시 흥행에 큰 몫을 한다. 2006년에 개봉해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우리학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각 지역과 사회단체 등지에서 공동체 상영을 통해 영화에 대한 관심과 관객을 늘려갔다.

  두 개의 문 배급위원회 기획회의

23일 열린 배급위원회 기획회의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흥행 기록을 이어가는 계획이 논의 됐다. 그러나 배급위원회는 “흥행은 무엇보다 영화의 힘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급위원회의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영화 자체가 좋지 않았으면 우리가 이렇게 영화 배급에 힘을 쏟지 않았을 것”이라며 영화의 힘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흥행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권 대표의 전망에 따르면 ‘두 개의 문’은 금주 중으로 1만명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개봉관이 더 확대되고 단체관람과 대관, 공동체 상영이 본격화 되면 그 수는 더욱 늘어 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 개의 문’ 배급위원회와 배급사 시네마 달은 주중으로 누적관객 1만 명 돌파 축하파티를 열고 흥행 열기를 관객들과 지속시킬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두 개의 문’의 또 한 주인공인 경찰도 ‘두 개의 문’단체관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의 문’ 상영관인 상상마당의 공식 트위터(@csangsangmadang)은 “25일 15시 40분 상영에 서울지방경찰청 경찰기동대 40여명이 단체관람을 왔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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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 용산참사 , 두 개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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