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에 다시 붙은 촛불...용산참사 현장 촛불문화제

김석기 고발운동, ‘나는 고발한다’ 제안...8월 20일 검찰청에 고발장 제출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남일당터에 다시 촛불이 밝혀졌다. 유가족과 범대위가 참사현장을 떠난 2010년 1월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20일 오후 8시, 용산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500여 명의 시민들과 각지의 철거민들, 용산참사 진상규명 위원회는 용산참사 구속자의 815사면과 용산참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잊지 않은 우리는 다시 모인다, 그 곳으로’라는 이름의 촛불문화제를 용산 남일당 자리에서 열었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한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두 개의 문’을 참사현장 인근의 용산 CGV에서 관람한 관객들은 현장을 방문해 헌화를 하고 약식의 집회를 여는 등 자발적 추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참사 당시 희생된 故 이상림 씨의 부인이며 구속자 이충연 씨의 어머니인 전재숙 씨는 “3년 전 살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던 그들을 공권력은 그들을 학살했지만 밝혀진 진실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공터가 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남일당 건물 터를 가리키며 “저 주차장이 그렇게 급해 그들을 죽여야 했느냐”면서 “용역과 자본의 배를 불리기 위해 그들이 죽어야 했던 것인지 다시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촛불문화제의 계기가 됐던 ‘두 개의 문’을 만든 김일란 감독도 문화제에 참석했다. 김 감독은 “아직도 아픔이 가시지 않았을 유가족들에게 경찰의 피해까지도 얘기하는 영화는 견디기 어려웠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러나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라는 의지를 갖고 견뎌주고 지지해주었기에 영화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 진실은 밝혀지고 있지 않으니 우리가 진실을 규명하고 선언해야 한다”고 호소하며 “용산참사를 새롭게 기억하는 첫째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두 개의 문’은 20일 현재 누적관객 5만을 넘기며 2012년 독립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정동영, 문성근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도 속속 영화관을 찾고 있으며 경찰들도 영화를 단체관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참사와 강정마을, 쌍용자동차의 문제해결을 위한 SKY공동행동의 이태호 기획팀장은 “개발과 성장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많은 일을 했는데 왜 우리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괴로워지는가”라고 물으며 “안보나 개발, 성장이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가장 작은 일, 가장 작은 생명에 연대하는 것이 곧 희망”이라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Y 공동행동은 오는 10월 대규모의 연대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날 용산참사 진상규명 위원회는 ‘용산참사 살인진압 책임자를 고발한다’는 취지의 시민고발 운동을 제안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용산에서 제대로 책임자를 처벌하지 못해 쌍용과 강정에서 다시 국가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김석기 당시 서울 경찰청장을 비롯해 백동산 당시 용산 경찰서장, 김수정 당시 서울경찰청 차장, 신두호 당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장 등을 시민들이 직접 고발하는 시민고발운동 ‘나는 고발한다’를 제안했다. ‘나는 고발한다’는 용산참사 진압 책임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발장을 시민들이 직접 작성해 8월 20일, 서울지방검찰청에 제출한다.


조희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공동대표는 “100년 전, 나는 고발한다는 격문으로 진실을 외친 에밀졸라와 같이 역사의 공범자가 아닌 진실의 목격자로 그들을 고발하자”고 말했다. 유가족 전재숙 씨도 “구속자들은 3년 동안 억울하게 감옥에 있는데 김석기는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면서 책임자 처벌과 구속자 석방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 날 촛불문화제는 참가자들이 남일당터에서 용산참사의 재발방지와 구속자 석방을 염원하는 풍등을 하늘로 올리는 것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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