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0원 인상하자던 이수영 전 경총회장, 조세피난처로 수십만 달러 굴려

조세도피 한국인 245명 중 재계 등 20여 명 내주 공개 예정

임기 중 최저임금 동결안을 냈던 이수영 전 경총회장이 수십만 달러를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해외에서 굴려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뉴스타파는 22일 서울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밀리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재계 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수영 OCI 회장 내외와 함께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 동생)의 부인 이영학 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 동생)과 장남 조현강 씨가 조세피난처로 악명 높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하고 이를 토대로 비밀리에 해외 계좌를 운영해 왔다.

특히 이수영 OCI 회장은 2004년에서 2010년까지 오랫동안 경총 회장을 지내며 국내 기업을 대변해온 인물이라서 충격을 더한다.

뉴스타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이수영 OCI 회장과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은 2008년 4월 28일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고 2010년까지 이를 기반으로 수십만 달러를 운용했다. 이 사실을 공개한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는 당사자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수영 OCI 회장은 경총 회장 재임 시절 중소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최저임금 인상 제한, 2006년 당시 사측 중심의 비정규직보호법 제정에 앞장 서온 대표적인 반 노동계 인물이다.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2006년 당시 비정규직보호법 국회 논의 중 기간제법과 파견제 확대안이 문제가 됐을 때 경총은 기간제한을 반대하며 최대한 자유롭게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파견법의 파견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당시 경총의 비정규직 확대 입장을 전했다.

그는 또 “경총은 중소기업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최저임금 0원, 10원 인상안을 얘기했었다. 그러나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대해 납품 단가를 낮추는 등 대기업 중심의 경제 관행을 강요하고 있다. 경총은 심지어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기숙사비를 빼게 한다든가, 지역별 최저임금을 주장하며 최저임금 개악 시도에도 나섰다”며 이들의 조세 도피에 대해 “부도덕할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름 대면 알 수 있는 재벌도 조세피난...20여 명 명단 내주 공개

이수영 경총 전 회장 뿐 아니라 조세도피처에는 수십 명의 재계 등 인사들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사리사욕을 채운 것으로 드러난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 씨는 2007년 6월, 단 1주짜리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영학 씨의 경우, 조사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와는 별도로 해외에서 고가의 부동산 거래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최승호 앵커는 말했다.

그러나 조사팀이 이영학 씨 측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으나 아직 특별한 대답을 받지 못했다고 김용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대표는 밝혔다.

2007년 3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조욱래 DSDL 회장과 장남 조현강 씨도 사실 여부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외에도 뉴스타파는 재계 인사와 해당 기업의 임원이 포함된 20여 명의 명단을 내주 중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순차적인 공개 이유에 대해 확인 작업이 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두 245명, 1인이 1~2개 법인 소유, 많게는 5개까지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가 제작하는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유일한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지난 4월 말부터 조사를 진행해 왔다.

김용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대표는 조사 시작 후 모두 245명의 한국인 명단을 확인했으며, 1명이 1~2개의 법인을 설립했고 많은 경우 1명이 5개까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시기는 1995년부터 2009년까지 분포하며 특히 2005년부터 2007~2008년 금융위기에 집중됐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와 뉴스타파는 사회지도층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매주 1, 2차례 뉴스타파를 통해 조세피난처를 통해 세금을 회피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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