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유럽의 아시아화”로 이어진 유럽의 경제 위기는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경제 강국 독일을 지나 이제 다시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다. 수출 하락, 실업률 상승 등 모든 경제 지표들은 지속적인 위기를 넘어 제2의 경기 하락을 가리킨다. 유럽에서 시작해 아시아로 확산된 세계 경기 침체의 악순환 현황에 대한 앙드레 데이먼(Andre Damon)의 분석을 살펴본다.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제조업 활동이 수축되고 스페인과 프랑스 은행들이 구제기금을 요청하는 동안 지구적인 경기침체를 심화시키는 조짐들이 이번 주 증가했다.
31일 발표된 수치에 따르면, 유로존 17개국의 제조업 활동은 1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전에 추산된 45.3에서 45.1로 하향 조정됐다. 50 미만의 수는 수축을 나타낸다.
유로존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국인 독일에서의 수출은 유럽 채무 위기에 의해 강타된 국가들로부터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독일 PMI가 소폭 상승했지만 그래도 44.7일 뿐이다.
지난 주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은 유로존 내 실업률이 1999년 유럽통화연합 형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인 11.3%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7월 유로존 실업자의 수는 8만8천 명이 늘어 전체 1천8백만 명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스페인에서 0.2% 증가해 25.1%를 기록했고, 올해 초 16.8%에 달했던 그리스 실업률은 0.5% 늘어 23.1%를 나타냈다.
청년실업은 보다 심각하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스페인에서 52.9%, 그리스에서는 53.8%를 보였다.
유럽 경제가 올해 2/4 분기 동안 줄어드는 동안 독일은 경기수축을 피하고자 시도했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는 대량 해고와 삭감에 의해 3/4분기에도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에너지그룹인 RWE는 8월 14일 2014년까지 전체 노동자 72,000명 중 10,4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달 GM은 오펠 공장 2개에 대해 노동일을 단축시켰다. 이는 15,500명의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프랑스 제조업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 이것도 마찬가지로 경기위축을 가리키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기업 중의 하나인 자동차 생산업체 푸조는 올해 초 6,500명 해고 계획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3/4분기에 유로존 경제가 다시 수축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3년간 이 지역에서 두 번째 공식적인 경기후퇴의 시작을 기록한다. 유로존 경기는 전년도에 0.1% 성장했지만 올해 2/4분기에 0.2% 수축했다.
유로존의 슬럼프는 지구적 경기 침체의 일부이다. 아시아 경제 강국인 중국 제조업은 2008-2009년 경기 침체 이래 가장 급격한 비율로 침체되고 있다. HSBC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8월, 2009년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인 47.6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한 달 전 49.3에서 더 떨어진 것이다.
중국 관계자들은 중국의 수출을 끌어내리고 있는 유로존에서의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보았다. 독일과 중국과 같은 주요 수출국에서의 제조업 수축은 차례로 호주와 같은 원자재 생산국들을 끌어 내렸다. 호주 경제는 철강 가격 하락 때문에 손실을 봤다.
한국과 대만의 제조업도 마찬가지로 후퇴했다. 한국의 PMI는 8월 47.5였고, 대만은 47.5에서 46.1로 떨어졌다. 한국의 수출은 대 유로존 수출이 9.3% 축소되면서 연초에 비해 지난 달 6.2%가 감소했다.
지난 주 일본 정부는 경제가 5월 3.4% 수축하고 6월에는 0.4%만 성장하면서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제 전망을 축소했다.
수많은 경제의 부정적 모습은 유로존의 재정 혼란을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지난 1일 프랑스 정부는 곤란을 겪고 있는 대출자들을 위한 구매자를 찾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 부동산융자회사의 모기지 대출자를 구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는 동안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에 195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은 방키아(스페인 은행)에 45억 유로(56억6천만 달러)를 더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 새로운 구제금융 선언은 대출 연체률이 치솟은 올 상반기 손실액이 45억 유로에 이른다고 방키아가 밝힌 후에 이루어졌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속과 유럽 채무위기 속에서 은행과 주요 기업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에 대응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EU는 대량 파산과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드라크마화(그리스 화폐)를 인쇄하도록 강요하며 그리스의 신용을 차단하려고 한다.
뉴욕타임즈는 3일자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현금이 융통되지 않을 때, (은행)고객들이 계속해서 현지 고용인과 제조업자들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트럭에 현금을 가득 싣고 그리스 국경 너머로 보낼 것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포드는 새로운 그리스 통화(드라크마화)를 즉시 다룰 수 있도록 자체 컴퓨터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즈도 또한 JP모건 체이스가 주요 기업들을 위해 새로 드라크마화로 표시된 계정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인 CEB는 자신의 고객 80%가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나머지 20%는 다른 나라들도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혔다.
유럽 금융시스템의 지속적인 경제 축소와 긴장 때문에, 6일(목) 예정되어 있는 유럽중앙은행 회의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 0.75%로 설정되어 있는 유로존 기준 금리의 삭감을 외치고 있지만, 유로 회원국 사이에는 깊은 분열이 있고 위기 대응법에 대한 확고한 합의가 없는 상태다.
리먼 브라더스의 붕괴 이후 4년 동안, 세계는 2008년에 필적할 규모의 또 다른 침체를 향해 가고 있다고 모든 지표들이 말해주고 있다. 경제 침체가 악화되는 동안, 유럽의 지배계급은 수 조 유로를 은행에 쏟아 부으며 임금 삭감과 긴축으로 위기에 대응해 왔다.
화장품 제조사인 유니레버 사의 CEO 지더벨트가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대량 실업과 긴축의 영향에 대해 이렇게 온전히 표현했다. “유럽에 빈곤이 돌아왔다.”
개도국의 (가난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공급 방식(낱개로 판매하는 방식)을 유럽에 도입하며 이 회사는 이 새로운 현실을 활용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우리는 샴푸 샘플을 2~3센트씩 받고 판다. 그래도 아직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역주-최근 유니레버는 유럽에서도 샴푸 등 생활용품을 소비자들의 낮은 구매력을 이유로 아시아에서처럼 낱개로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문]http://www.wsws.org/articles/2012/sep2012/econ-s04.shtml
[원제]Global manufacturing slumps as European banks seek bailouts
[게재일]2012년 9월 4일
[번역]정은희 참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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