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경부고속도로 고공농성장 지날 때 경적 한번 울려주세요

[기고] 유성기업 노조파괴에 맞선 고공농성 110일 새해 인사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장 이정훈입니다. 유성영동 8기 지회장에 당선되고 이곳 경부고속도로가 내다보이는 충북 옥천톨게이트 광고탑 고공에 올라온 지도 어느덧 110일 되었네요.

유성기업지회(유성지회) 투쟁은 국민 대부분이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야간노동에 시달려 매년 조합원이 죽어가고, 야간노동에 지친 몸으로 일하다 산업재해가 발생되고, 이젠 좀 인간다운 삶을 살자며 2011년 야간노동 철폐를 위한 주간연속2교대제 실행을 두고 노사 교섭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노사 교섭 중에 유성지회가 파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폐쇄하고,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무참히 폭력을 행사했고, 이후 사측은 어용노조인 복수노조를 앞세워 현재까지 유성지회와 대립하고 있습니다.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출처: 미디어충청 자료사진]

유성기업 노사 대립이 3년이 넘었지만 사람들은 유성사태가 잘 마무리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유성자본의 노동자 탄압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사업주와 핵심 관리자들의 범행이 국회청문회와 국정감사, 압수수색, 특별근로감독, 법원 재판 과정에서 사실과 근거가 낱낱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그 죄를 반성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유성지회 간부와 조합원만 계속 징계하며 차별했습니다. 해고자 27명이 부당해고로 판결나 법적 승소하니까 사측은 법의 눈을 피해 일단 복귀시켰다가 재차 징계해고를 단행하는 등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앞세워 현재까지 계속 징계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런 악질자본인 유성자본의 뒤를 봐주며 노조파괴 사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2년 동안 지연시키다가 지난해 12월말 모든 사건에 대해 불기소(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청문회에서 노조파괴 사실이 드러났고, 압수수색을 통해 계좌, 회계장부, 전화통화 내역 등의 자료로 노조파괴 근거가 다 나왔는데도, 이를 뒤로한 채 검찰은 기소권을 행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유성지회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측을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입만 열만 법과 원칙에 따라 일 처리를 하겠다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엄청난 노조파괴 범죄를 저지른 유성자본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해 달라고 이곳 옥천 광고탑에서 110일째 고공농성을 하는 것입니다.

  유성기업 이정훈 영동지회장(오른쪽), 홍종인 아산지회장(왼쪽)이 '노조파괴 주범' 유성기업 사업주 처벌을 촉구하며 110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벌써 2014년 새해를 맞이했고, 이제 이틀 뒤면 최대의 명절 설날입니다. 고공농성을 하는 저와 홍종인 유성아산지회장도 부모가 있고, 처자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께 새배하고, 조상님께 차례도 지내야하지만 못 가는 상황을 이 나라 검찰은 알고 있을까요. 검찰도 눈이 있고 귀가 있으니 보고 들을 텐데, 권력과 검은 돈은 좋아해도 노동자의 생존권을 건 절박한 고공투쟁은 관심이 없나 봅니다. 그렇다면 국민이 나서야지요. 국민이 나서서 이 나라 검찰과 대통령 등을 모두 바로잡아야지요. 저는 국민이 바로 잡을 거라 믿습니다.

이곳 옥천 광고탑에서 바라보면 경부고속도로가 코앞에 있습니다. 광고탑을 지나갈 때 투쟁하는 우리 두 지회장 힘내라고 손 흔들고, 경적 한번 울려주세요. 그러면 고향에 가지 못하는 우리 마음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겠습니다. 이 기사를 보는 모든 사람들께 새해 복 많이 받고, 설 명절 귀향길 안전하게 다녀오라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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