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 보여주는 특이한 블랙홀 발견

중간질량 블랙홀과 그 주위의 강착 원반을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블랙홀은 구상성단 오메가 센타우리 안에 위치하며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우주에서 발견한 몇 안 되는 중간질량 블랙홀 가운데 하나이다출처: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oddard Space Flight Center)

과학자들이 우리 은하계인 은하수에서 놀라운 블랙홀 하나를 새롭게 발견했다이들은 지난 20년 동안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오메가 센타우리(Omega Centauri) 구상성단의 500장이 넘는 이미지를 정밀하게 분석한 끝에 이 블랙홀을 찾아냈다이 블랙홀은 중간질량 블랙홀로블랙홀 진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블랙홀은 어떻게 발견했을까과학자들은 우주 공간에서 겉보기엔 텅 빈 한 영역을 중심으로 일곱 개의 별이 일정한 궤도로 움직이는 특이한 움직임을 관측했다.

별들의 기이한 춤

이번 발견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최근 발표됐다천문학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게매우 작고 보이지 않는 천체 주위를 별들이 이상한 궤도로 공전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최근 예로는 지구 근처에서 발견된 가장 질량이 큰 항성질량 블랙홀인 가이아 BH3(Gaia BH3)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인 궁수자리 A*(Sagittarius A*)가 있다.

은하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주위를 공전하는 별들.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Sagitário A*) 주위를 공전하는 다양한 별들의 움직임을 묘사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블랙홀은 우리 은하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이번 발견은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 내에서 중간질량 블랙홀(IMBH: Intermediate-Mass Black Hole)의 존재를 매우 강하게 뒷받침하는 첫 번째 사례다지금까지 확인된 중간질량 블랙홀은 극히 드물며전 우주에서도 그 존재를 입증하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중간질량 블랙홀은 블랙홀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로 간주하며그 질량은 태양의 150배에서 10만 배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들은 우주의 어느 영역에 주로 존재하고어떻게 생겨났을까?

수백만 개의 별이 모여 있는 장소

별들은 일반적으로 무리를 이루어 나타난다별 시스템 100개 중 23개는 세 개 이상의 별로 구성되어 있고, 47개는 쌍성계이며오직 30개만 우리 태양처럼 고립된 별이다.

이 중 첫 번째 부류에 해당하는 것이 구상성단이다구상성단은 중력으로 묶인 구형 구조의 별 무리로일반적으로 은하 중심을 공전한다이들은 수백 광년의 지름을 가질 수 있으며 수백만 개의 별이 모여 있고그중 일부는 은하 내에서 가장 오래된 별(적색 빛을 띠는 제2형 인구)이다.

오메가 센타우리에서의 탐색

지구에서 약 1만 7천 광년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NGC 5139)라는 구상성단에서 과학자들은 특이한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오메가 센타우리는 약 1천만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으며다른 대형 구상성단보다 10배 이상 무겁다이 성단은 소형 은하에 맞먹는 질량을 지니며우리 은하에서 가장 크고 밝은 구상성단으로 알려져 있다.

중간질량 블랙홀이 위치한 오메가 센타우리(Omega Centauri) 구상성단의 위치를 보여주는 이미지출처: ESA/Hubble, NASA, 막시밀리안 헤버를레(Maximilian Häberle, MPIA), CC BY-SA.

센타우루스(Centaurus)자리 방향에 위치한 이 성단은 남반구 밤하늘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체 중 하나로 여겨지며어두운 지역에서 보면 거의 보름달만 한 크기로 관측된다북반구에서는 북위 43도까지는 볼 수 있지만중부 유럽러시아캐나다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하다.

해왕성 크기의 블랙홀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 이미지 분석을 통해연구진은 일곱 개의 별이 우주 공간의 겉보기엔 텅 빈 영역을 중심으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상현상을 발견했다.

이 별들의 속도는 매우 높아서이론상 성단에서 탈출해야 했지만그렇지 않았다이는 이들을 중심부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질량체가 있어 탈출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강한 중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천체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태양 질량의 최소 200배 이상에 해당하는 블랙홀만이 이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일부 시뮬레이션은 최대 질량을 태양의 5만 배까지 추정했다어떤 경우든이 블랙홀은 해왕성 크기에 해당하며중간질량 블랙홀이라는 특별한 부류에 속한다.

중간질량 블랙홀이 존재하는 오메가 센타우리(Omega Centauri) 내에서 고속으로 공전하는 일곱 개의 별을 표시한 이미지이들 모든 별은 구상성단(NGC 5139)을 탈출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인 시속 62km를 초과해 움직이고 있다출처ESA/Hubble & NASA, M. 헤버를레(M. Häberle, MPIA), CC BY-SA.

블랙홀 진화의 잃어버린 고리

이러한 중간질량 블랙홀은 어떻게 생겨났을까항성질량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중간 단계로서 그 기원은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도쿄대학의 후지이 미치코(Michiko Fuiji) 박사가 이끄는 최근 연구는 구상성단이 이들 블랙홀이 형성되기에 가장 유력한 장소임을 보여준다이는 별들이 매우 가까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후지이에 따르면이 같은 성단에서는 무질서한 별 충돌이 자주 일어나며그 결과 태양 질량의 만 배에 달하는 매우 거대한 별이 형성된다이 거대 별들은 이론적으로 수천 태양질량의 중간질량 블랙홀로 진화할 수 있다.

제임스 웹의 후속 관측

아직은 이 블랙홀의 정확한 질량이나 정확한 위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과 칠레에 위치한 유럽남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의 최신 관측 장비를 활용해 오메가 센타우리 중심부를 더 정밀하게 관측하고별들의 속도를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계획이다.

향후 연구를 통해 이 독특하고 이례적인 블랙홀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출처] Cientistas encontram buraco negro incomum que é exemplo do “elo perdido” na evolução destes objetos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오스카르 델 바르코 노비요(Óscar del Barco Novillo)는 스페인 무르시아 대학교(Universidad de Murcia) 물리학과(광학 분야) 부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맨위로